동시대를 호흡하는 소설가의 번역과 감성 디자인의 아름다운 이중주,
『허밍버드 클래식』으로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만나다!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명작 동화’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주인공의 이름만 기억 날 뿐, 그 줄거리도 희미하고, 아이들이나 읽는 책으로 치부해버린다. 하지만 짧게는 100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 동안 전 세계의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은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이의 눈에는 ‘유쾌하고 짜릿한 모험 이야기, ‘갖은 고난을 극복한 공주와 왕자가 만나는 이야기’ 정도였던 동화가 어른의 눈으로 다시 읽게 되면 수많은 비유와 상징을 재발견하게 되고, 그것은 곧 현실 세계와 놀랍도록 닮은 ‘리얼 스토리’로 다가온다. 이미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독자들의 검증을 받은 터라 이야기 구조 또한 그 어떤 소설책에 뒤지지 않을 만큼 잘 짜여 있고, 흥미롭다.
『허밍버드 클래식』은 이러한 고전 읽는 즐거움을 성인이 된 후에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로, 동시대를 호흡하는 젊은 소설가의 신선한 번역과 어른 눈높이에 맞춘 북 디자인이 결합해 시대를 초월한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를 시작으로 『허밍버드 클래식』은 어른을 위한 감성회복 프로젝트이자, 부모가 다시 읽고 아이뿐만 아니라 세계관이 확립되어 가는 청소년들에게도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한유주’의 개성 넘치는 번역과 빈티지 디자인 ‘7321 DESIGN’의 만남!
『허밍버드 클래식』의 첫 번째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환상의 세계와 논리의 세계가 절묘하게 만나는 말장난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15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고전이다. 어린아이들이 완전히 빠져들어 읽기에는 오히려 어려운 책이라는 비평가들의 분석이 있을 만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른이 된 후 다시 읽었을 때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다시 읽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루이스 캐럴은 가볍지만 잘 짜인 농담부터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패러디한 노랫말, 시대 상황을 풍자한 비유와 상징, 조롱 등을 책 여기저기에 배치해 수없이 많은 주석가, 과학자, 수학자들의 연구와 분석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내용이 난해해서 어린아이들의 사랑은 받지 못했을까? 오히려 그 반대로, 초등학생들이가장 좋아하는 동화책이자, 전 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읽는 동화 중 한 권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상상했을 법한 ‘이상한 나라로의 모험’이 시작될 때 ‘키가 커졌다 작아지는 앨리스’는 바로 아이들 자신이 된다. 그 모험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이상한 나라’에서는 모두 그럴듯한 판타지의 세계로 인식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환상 문학의 효시로 손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꿈’을 되살리고, 아이에게는 ‘상상 속 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
이 책을 번역한 소설가 한유주 역시 ‘옮긴이의 말’을 통해 “성년이 된 후에는 이웃집 꼬마 앨리스에게 그 애가 주인공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야기해주던 루이스 캐럴의 모습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고,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되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듯 이 책은 아이가 읽기에도, 어른이 읽기에도 흥미진진하다. 또한 소설가의 문체가 곳곳에 담겨 있는 번역은 자칫 엇비슷한 고전 시리즈와는 다른 ‘읽는 맛’을 제시한다.
여기에 원작 일러스트를 십분 살린 북 디자인은 지금까지 출시된 여러 종의 책과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원작 일러스트를 그대로 사용해 비슷비슷한 아동용 동화로 인식되거나, 새로운 일러스트 사용이 오히려 원작의 느낌을 지나치게 해친다는 반응까지, 기존 동화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부분도 보완했다. 훌륭한 원작 일러스트를 살리되 『허밍버드 클래식』 만의 감성을 입힌 일러스트 채색과 북 디자인은 어른을 위한 고전, 성인들이 소장하기에도 가치가 있는 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허밍버드 클래식』의 첫 책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레트로 풍의 판타지 동화 일러스트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문구류 디자인 1위 업체인 7321 DESIGN이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해 기존의 책들과는 색다른 감성으로 재탄생했다.
2013년 대한민국 현실과 놀랍도록 닮은 고전 속 세계!
여전히 살아 숨쉬는 캐릭터 ‘하얀 토끼’, ‘하트 여왕’, ‘공작부인’, ‘모자 장수’, ‘도도새’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여주인공 문근영이 자신을 부의 상징 청담동으로 데려다 줄 ‘시계 토끼’를 애타게 찾듯,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앨리스를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하얀 토끼’가 등장한다. 앨리스는 담배 피우는 애벌레와 히죽히죽 웃는 체셔 고양이, ‘코커스 경기’라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달리기를 알려주는 도도새 등 기묘한 동물들과 만나며 모험을 시작한다. 150여 년 전, 빅토리아 여왕이 지배하던 ‘도덕적 시기’의 영국에서 탄생한 이들은 그 당시 시대상을 풍자한 캐릭터로 알려져 있는데, 놀랍게도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과도 닮아 있다.
항상 ‘저 자의 목을 베어라’ 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강압과 독재의 상징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하트 여왕’, 괴팍하고, 무식하고 과격함의 상징으로 하트 여왕과 함께 가장 부정적인 캐릭터인 ‘공작부인’은 앨리스의 눈에는 입만 열면 ‘교훈’을 얘기하는 따분한 어른이다. ‘이상한 다과회’에서 횡설수설하며 앨리스를 약 올리고, 늘어지는 말과 심한 몸 떨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자 장수’는 1800년대의 영국 노동자의 암울한 현실에서 비롯되었다. 그 당시 모자 장수는 모자의 재료인 펠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은을 사용하였는데, 수은중독으로 정신이상을 많이 일으켰다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모자 장수와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고, 실제로 영어에는 ‘모자 장수처럼 미친(Mad as hatter)’ 같은 표현이 있다. 작가의 분신으로 알려진 캐릭터 ‘도도새’는 원형 경기장에서 마음 내킬 때 달리기를 시작하고, 마음 내킬 때 달리기를 멈추는 ‘코커스 경기’를 앨리스에게 알려주는데, ‘코커스(caucus)’는 ‘정당의 간부’를 뜻하는 단어로 ‘빙빙 돌기만 할 뿐 허망한 정치’를 풍자하고 있다.
이처럼 마치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볼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고전 속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책 속의 풍자와 유쾌한 농담을 통해 현실의 답답함을 날려 버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전 세계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고전이자, 영화, 연극, 드라마 등의 모티브로 끊임없이 재탄생 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갖고 있는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