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종현 회장의 천년 경영 비급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업을 만드는 유일무이한 실천 경영서
지난 10월, SK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이 50주년을 맞았다.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사로 문을 연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은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로, 이를 인수한 것이 바로 고(故) 최종현 회장이다.
SK그룹의 성장 궤적을 따라가 보면, 유난히 굵직한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많다. 1980년의 대한석유공사 인수,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2002년 신세기통신 인수,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이다. 그러다 보니 세간에는 SK그룹이 인수ㆍ합병을 통해 ‘거저먹기’로 성장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인수·합병으로 커다란 손실을 본 기업들도 수두룩하다는 것을 모르는 체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1939년 선경직물을 시초로 70년이 넘는 세월의 풍파를 헤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SK그룹을 성공으로 이끈 경영의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래? 걱정 없어. 우리는 SKMS가 있잖아”
SK그룹의 시조는 최종건 회장이지만, SK그룹을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시킨 실질적인 창업주는 1973년 기업을 승계한 최종건 회장의 동생 최종현 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SK그룹의 대표 사업 분야라 할 수 있는 석유화학과 통신사업이 이 시기의 유공 인수와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이 유공을 인수할 당시, 사람들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혀를 찼다. 제대로 될 리가 없다는 시각이었다.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효율의 상징인 국영기업을 인수해서 얼마나 가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때 최종현 사장은 “그래? 걱정 없어. 우리는 SKMS가 있잖아.”라는 말로 웃어넘겼다. 든든한 기업 문화가 있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이었다.
SKMS(SK Management System)는 SK그룹의 경영 철학이자 관리 체계이다. ‘최종현 사장학’이라고 할 수 있는 SKMS를 저자는 ‘일의 도(道)’라는 말로 표현한다. 글씨 쓰는 데 서도(書道)가 있고, 차를 마시는 데 다도(茶道)가 있듯이, 기업 경영을 하는 데도 ‘도(道)’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추구하라
도(道)가 있으면 그 도를 이루는 방법도 있기 마련이다. 초창기의 SKMS는 경영인의 수신(修身) 교과서 같은 면이 있어서 가시적인 경영 성과로의 연결이 미흡했고, 그래서 등장한 것이 SUPEX(Super Excellent), 즉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경영 관리는 SKMS로 하되, 그 달성 수준에 있어서는 SUPEX를 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의 SK그룹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에서 저자는 무려 80여 차례의 회의를 통해 달성된 초창기의 SUPEX 추구 일화를 보여준다. 펌프의 잦은 고장으로 상정된 이 안건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공정 설계의 특허 내용까지 변경시켜 펌프 자체를 없애는 결론을 도출한 것. 시설 확장 프로젝트의 사례도 있다. 처음 제시된 내용은 시공 기간 90일과 용접 불량률 5%였지만, 모두 합심하여 SUPEX를 추구한 결과 49일 완공과 재용접률 0.3%를 달성한 것이다.
몇 년 가는 기업을 만들 것인가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하면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고작 15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창업의 부푼 꿈을 안고 지금 막 사장의 길에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 혹은 이미 전문 경영인의 자리에 앉아 CEO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SKMS에는 “기업은 영구히 존속·발전해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사람이 80 평생을 살면서 삶의 철학이 없을 수 없듯, 기업 또한 그 생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철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고(故) 최종현 회장의 경영 철학과 기업관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이룬 석유화학 1세대 허달 코치가 정리한 ‘천년 기업 만드는 최종현 사장학’이다. 어려운 수식 하나 없는 쉬운 경영학이자, SK그룹을 성공으로 이끈 실전 경영학이며, 망하지 않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 비급(秘급)이다.
최종현 사장은 “소위 성공했다는 경영자들이 말이야, 각기 자기 나름의 사장학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그걸 남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지를 않아. 그렇지만 나는 내 사장학을 가르쳐 주겠다는 거야. 모두들 이걸 배워서 다 사장이 되면 얼마나 좋아.”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SK그룹 창업주 최종현 회장의 경영론과 성공의 비결을 전달하는 이 책은 ‘천년 기업’을 꿈꾸는 이 땅의 경영자들에게 정확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