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평>
이것은 비정한 범죄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한없는 유쾌함과 위트는 또 무엇인가. 범죄를 추적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그 세부적 리얼리티와, 아내를 죽이려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음산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넘치는 위트와 잘 짜인 구조 덕분에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힌다. 마치 미국 범죄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묘사한 치밀함에 한 번 놀라고, 풍성한 대화들 속에 담긴 재기와 긴장감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소설이다. 책장에서 손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 이승우 (소설가,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
형사가 살인을 획책한다, 그것도 아내를 대상으로. 이 설정만으로도 이미 유쾌하거나 불쾌한 상상의 불을 지피는 이 소설은, 범죄자를 쫓는 형사 세계의 리얼리티와 아내와 범죄자가 공모한 복수에 속을 끓이는 한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범죄자를 쫓는 데는 굉장히 유능하면서도 아내의 사랑을 얻는 데는 미숙하고 한없이 초라한 형사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살인과 강력 범죄로 내용이 가득 차 있음에도 이야기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백하다. 캐릭터와 세련된 형식미, 리얼리티와 유머를 고루 갖춘 수작이다.
- 구효서 (소설가)
범죄는 늘 일어난다. 사소한 오해와 탐욕과 질투와 집착 때문에. 그 최후의 마지노선을 넘는 순간 살인이 일어난다. 형사로서는 유능하지만 남편으로서는 최악인 남자도, 참을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바람난 아내를 향한 애증 어린 복수와 강력반 형사의 범죄 추적 과정을 교차 배열하고 서로를 연관시키는 구성의 세련미와 작가의 숙련된 필담이 인간 내면의 혼란과 세계의 비정함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묵직한 소재를 억지스럽지 않은 유머와 위트로 채우는 것은 작가의 재주다. 한국 소설 사상 가장 찌질한 캐릭터가 등장하여 한바탕 소설의 진경(眞景)을 보여준다.
- 하응백 (문학평론가)
“아내가 바람이 났다. 하필이면 내가 잡아들였던 범죄자와……
형사 체면에 범죄자에게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
- 이보다 더 찌질하고 이보다 더 쿨할 수 없는 강력계 형사의 대처법!
제7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 그것도 자신이 잡아들인 범죄자와! <아내 죽이기>는 형사로서는 일류이지만 남편으로서는 삼류인 강력계 형사가 범죄자에게 당할 수만은 없다는 각오로 범죄자와 바람난 아내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넘치는 위트와 세련된 구성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유머로 가득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을 받아온 전은강 작가의 이번 소설 <아내 죽이기>는 제7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이었을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은 작품이다.
소설은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가 다양한 살인사건을 능숙하게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와 찌질한 남편으로서 자신이 잡아들인 범죄자와 바람이 난 아내와 밀고 당기며 겨루는 이야기가 병치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두 줄기의 이야기는 서로 상징적으로 연계되고 교차하는 구성으로 한층 풍성한 서사를 선보인다.
특히 강력계 형사가 범죄자를 추적하는 과정은 실제 형사 세계를 취재한 듯 꼼꼼하고 세밀한 묘사로 리얼리티와 현장감을 극대화해 마치 범죄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범인을 잡는 데는 더없이 유능한 형사가 집에만 오면 아내와의 말싸움, 기싸움을 벌이며 찌질한 행보를 보이는데, 아내와의 위트 넘치는 대화와 찌질하지만 유쾌한 행보가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한없이 쿨하면서도 한없이 찌질한 형사라는 우리 소설 전무후무한 독창적인 캐릭터가 일단 시선을 사로잡고, 위트 넘치는 대화와 기발한 전개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내 죽이기>는 다양한 범죄 이야기를 통해 질투와 협잡과 오해와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계의 비정함, 그리고 애증이 교차하는 아내와의 파국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음습함을 잘 드러내 보인다. 하지만 살인과 범죄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전체적인 소설의 분위기는 상당히 유쾌하고, 작가가 곳곳에 장치해둔 유머는 적절한 순간에 힘을 발휘해 독자들이 이야기에 한껏 빨려들게 한다.
한국 사회의 도덕성을 위하여
서로 죽고 죽이는 불확실성의 가변적인 세상,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 것인가? 결국 작가 전은강은 ‘도덕성’의 ‘도’ 자도 말할 수 없는 이 뒤틀린 세상에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애써 강변한다. 그 강변은 찌질함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찌질함이 전은강 소설의 역설적인 매혹이다. 한국 소설 사상 가장 불쌍하고 찌질한 캐릭터를 내세운 전은강의 <아내 죽이기>는 반어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도덕성을 제대로 묻고 있다.
형사로서는 일류이지만 남편으로서는 삼류인 강력계 형사의 자존심을 건 열혈 분투기
소설은 강력계 형사와 (범죄자와 바람난) 아내 이야기뿐 아니라, 다양한 범죄들을 통해 기가 막힌 인상군상들의 모습을 펼쳐 보인다. 성폭행 현장에서 구해주기는커녕 지켜보며 자위를 하던 남자에 대한 기억에 고통 받다 살인에 이르는 여자의 사연, 아들의 병치레로 고생하는 남자가 실수로 사람을 죽게 한 후 이를 은폐하려고 한 사건, 딸과 사위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가출하고 버림받은 척하는 할머니, 서로의 상대를 대신 죽여주는 형식으로 계획 살인을 저지르는 남녀, 젊은 시절 강간범을 남편 회사의 거래처 사장으로 다시 만나 성상납을 요구받는 이야기 등 다종다양한 사건들을 리얼하게 그려내 범죄 현상 뒤에 숨겨진 인간의 비정함과 욕망의 실체를 여지없이 까발린다. 때론 안타깝고 때론 잔악스럽고 때론 어이없는 범죄의 이면을 형사 세계의 리얼한 묘사로 담아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도덕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한다.
형사 체면에 범죄자에게만은 당할 수 없다는 자존심으로 아내의 불륜에 강경하게 대처하려는 형사의 모습은 일류 형사와 삼류 남편의 모습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유쾌한 유머와 역설로 무장한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한국 소설에 이보다 더 찌질하면서도 이보다 더 쿨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도 없을 만큼 독창적이다. 첫 문장부터 강렬한 어조와 유머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이 소설을 통해 한국 소설의 새로운 상상력과 세련된 문장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에 대하여
21세기에 접어들어 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채무가 줄어들고 대중들의 취향이 급변하는 가운데, 새로운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한국문학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펼칠 계기를 마련코자 휴먼앤북스가 내놓은 뉴에이지 문학선은, 문학적 기초 소양을 가지면서도 소설의 다양한 모든 하위 장르를 아우르며, 작가들의 분방한 상상력을 유도하고 대중들의 문학적 욕구를 소화해 한국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외규장각의 고서를 둘러싼 문화전쟁을 골자로 한 대형추리소설로 발간 당시 언론의 호평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을 비롯하여, 유쾌한 상상력과 유머감각으로 대학로 좀비들과의 일전을 그린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 이십 대 여성의 솔직한 초상을 그린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의 원작소설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 조선 제일의 천재 여성시인 이옥봉의 서글픈 삶을 그린 <몽혼>, 십 대들의 솔직한 목소리와 이유 있는 항변을 유쾌하게 그려낸 <여고생의 치맛단>, 조선일보 뉴웨이브문학상 수상작가인 유광수 작가가 갑신정변을 배경으로 쓴 웅장한 역사소설 <왕의 군대> 등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그간 선보인 작품들의 면면을 보아도 한국 문학의 다양한 가능성과 작품성, 그리고 대중성을 고루 겸비한 소설을 양산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작품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출간 때마다 영화 및 드라마 쪽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문학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