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만 200만 부 판매.
〈부처와 돼지〉 시리즈 신장판
마침내 한국에서 출간!
1993년 일본에서 초판이 발행되고 10년 후인 2013년 신장판이 발행된 〈부처와 돼지〉는 2019년 현재 일본에서만 200만 부를 넘어선 판매고를 올렸다. 광고회사 아트디렉터로 일하던 저자 고이즈미 요시히로는 이 시리즈에 대한 독자들의 뜨겁고도 꾸준한 호응에 힘입어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25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부처와 돼지〉가 해마다 중세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사람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생활 속 고민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덜돼지”라는 평범한 캐릭터가 아등바등 부대끼는 일상의 현실은 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기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랑에 매였다가 실연에 고통받고, 좋은 대학,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마치 전쟁과 같은 경쟁을 치르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해 자신을 탓하는 장면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저런 고민에 대해 직접적인 답이나 조언을 주지 않는다. 다만 그러한 고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사물을 인식하는 마음버릇에 있음을 지적할 뿐이다. 자신의 마음버릇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 사물은 전혀 다르게 보이게 된다. 전에는 왜 그렇게 괴로워했는지 생뚱맞다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그렇게 시선이 바뀌는 것을 이 책은 “발견”이라고 하지 “깨달음”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부처”라는 이름이 들어갔지만 이 책은 불교 책이 아니다. 책의 맨 처음에 나오듯이 부처는 안내역을 맡고 있을 뿐, 주인공은 아픈 사랑을 경험하는 “덜돼지”라는 이름의 보통 돼지, 그리고 당신이다. 시리즈의 원제는 “붓타와 싯타카붓타”인데, “붓타(ブッタ)”는 돼지를 가리키는 “부타(ブタ)”와 부처의 산스크리드어 명칭인 “붓다(ブッダ)”를 동시에 연상시키도록 만든 조어이다. 그리고 “싯타카(シッタカ)”는 “싯다르타”를 연상시키지만, 그 뜻은 “잘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즉 “어설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옮긴이는 “덜돼다” “덜떨어지다”를 차용하여 “싯타카붓타”를 “덜돼지”로 옮겼다.
이 책은 덜돼지가 실연의 아픔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과 불행, 슬픔과 고민의 정체를 찾아가는 여행 이야기다. 덜떨어진 돼지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도 나오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닌 독자 자신의 모습이기에 덜돼지의 “발견”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의 답은 어디에 있지?
아등바등 부대끼는 덜돼지가 당신을 발견으로 이끈다
고민은 나쁜 일이 아니야.
멋이 없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슬픈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겁이 많은 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있는 그대로 좋아.
모두 사랑해야 할 내 인생이니까.(115쪽)
〈스페셜 인터뷰〉를 통해 무엇인가를 알게 된 덜돼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외모가 멋있어지거나, 좋은 학교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어. 그래서 여자한테 차이고 나면 내 진짜 실력을 모르기 때문이라거나, 아직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나를 위로한 거야. 언제나 자신을 제대로 보는 것을 미루고 있었어. 몇 번이고 실연도 경험했지만, 모르고 있었지.
언젠가 심하게 실연했어. 너무 괴로웠지. 그때 문득 생각했어.
‘어, 나는, 강한 남자를 무리하게 연기하고 있어ⵈ.’
나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어서 성공하는 것으로 자신감을 만들려고 했지. 하지만 그게 제대로 안 되어 스트레스가 쌓였어. 또다시 자신감을 잃고, 그걸 감추려고 강한 자신을 연기해. 이건 악순환이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에만 신경 쓰다 보니,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지. 진정한 나를 인정하고 나니까 모든 것이 편해졌어. 나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지.”
마음버릇을 버린다는 것은 바로 이런 “발견”을 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 책을 재미있게 보며 독자 분들도 그러한 발견을 틀림없이 하게 될 것이다.
추천의 글
원영스님(BBS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 진행자/ 청룡암 주지)
저는 이 책을 일본 유학시절에 처음 만났습니다. 외로움과 괴로움이 범벅일 즈음, 교토(京都)의 뒷골목 서점에서 혼자 키득거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돼지에게 더 공감이 갔고, 읽으면서 제 마음의 고통도 덜어지는 듯했습니다. 고달픈 유학시절을 달래주고 견딜 수 있게 해준 책이었죠.
이 책 〈부처와 돼지〉는 우리들 중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장을 열고 만화라며 결코 얕볼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부처님께 듣고 싶은 삶의 지혜와 불교의 핵심을 말해줍니다. 삶이 왜 고달픈지, 행복과 불행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 원인을 찾아가는 마음의 책입니다.
익살스런 그림과 그에 맞는 스토리를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여러분은 분명 제가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그 진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곁에 두고 읽고 또 읽기 바랍니다. 어느 페이지를 열더라도 선(禪)의 세계가 펼쳐지고, 그때마다 당신의 생각 또한 활짝 열릴 테니까요.
김택근(시인. 작가. 〈성철평전〉 〈용성평전〉 지은이)
우리 사는 세상은 불타는 집과 같고, 태어나는 모든 생명은 고(苦)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고 합니다. 부대끼며 살다 보면 일견 맞는 말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네 삶은 고통뿐일까요. 아닙니다. 삶이 고통의 연속이라면 생로병사의 삶을 악착같이 살아갈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에게는 행복과 자유가 있습니다. 마음이 오염되어 그 행복과 자유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처님도 처음에는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혹독한 구도의 여정 끝에 보리수 아래서 새벽별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일체중생이 모두 여래와 같은 지혜덕상이 있건마는 분별망상으로 깨닫지 못하는구나.”
이 말씀이 불교의 시작입니다. 부처님이 인류에 주신 최대의 선물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무한한 능력이 있음을 지구라는 별에서 선포한 사람은 부처님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렇듯 부처님은 우리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지옥이 아니라 정토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중도(中道)입니다. 중도는 상극을 모두 버리는 것입니다. 선과 악, 있음과 없음, 옳음과 그름, 괴로움과 즐거움, 사랑과 미움, 그리고 너와 나를 모두 떠나는 것입니다. 서로 대립되는 양변을 떠나서 그 중간에도 머물지 않으면 중도를 이룰 수 있다고 했습니다.
중도의 세계를 깨닫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할까요. 마음속의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三毒)을 닦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내 안의 마음속에 보화가 쌓였음에도 밖에서 잡철을 구하려고 합니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하는 것은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입니다.
〈부처와 돼지〉은 우리가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는 중생이 아니라고 가만가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존재들이고 이 땅이 천국이니 마음의 눈을 뜨자고 이야기합니다.
“달은 똑 같은데 물에 비친 달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아등바등거리면 마음이 흐려져 물에 비친 달 같은 자신밖에 볼 수 없게 된다.” (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어제에 매이지도 말고 내일을 걱정하지도 말라고 노래합니다. 허상과 껍데기를 깨뜨리고 자신의 진면목을 보자고 모두에게 제안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사는 세상은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