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분야: 현대/BL
* 작품 키워드: #짝사랑 #제작사대표공 #우성알파공 #입덕부정공 #헌신공 #프로듀서수 #잘생쁨수 #열성오메가수 #서브공있음
* 공: 강무헌. 일루전 엔터 대표.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우성알파이자, 고등학생 때 이호수의 재능을 첫눈에 알아본 인물. 이호수와는 오랜 친구지만, 3년 전 그날 이후 친구라는 관계가 아슬아슬하다는 걸 느낀다.
* 수: 이호수. 톱 티어 프로듀서. 오래전에 아이돌로 데뷔했었으나 현재는 프로듀서로서 명성을 떨친 인물. 까칠하기로는 빠지지 않는 성격이지만 강무헌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강무헌을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어렵기는 하지만.
* 이럴 때 보세요: 지독한 짝사랑이 끝나는 순간을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너랑 나 사이에 이 정도를 사생활로 치면 곤란하지.
선인장 꽃 (Cactus Flower)
작품 소개
오랜 기간 아이돌이 되기 위해 달려왔던 이호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꽃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가던 때, 강무헌을 만난다.
“이상하네. 내가 회사 사장이라면 너부터 데뷔시켰을 텐데.”
체육관 뒤쪽.
언제나 호수의 대나무 숲이 되어 주던 그곳에서 담담한 한마디를 건네준 무헌에게 시선이 떨어지질 않는다.
결국 꿈이 좌절되고 프로듀서로 새롭게 이름을 떨친 이호수는.
호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무헌의 일이라면 무리하며 나섰다.
성격에 맞지도 않고 귀찮기만 한 일일지라도.
***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으면 차라리 병원으로 갔어야지.”
무헌은 여전히 날 선 투로 추궁했다. 찔리는 게 있어서 눈치를 보던 호수도 슬슬 번지는 불쾌를 참을 수가 없어졌다.
“좀 쉬면 나을까 했어. 근데 생각보다 더 안 좋아져서 꼼짝없이 혼자 좀 앓았어. 그뿐이야.”
목소리가 뾰족해졌다. 그제야 무헌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곧, 조소를 흘리면서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얼굴이 코앞으로 드리워졌다.
호수는 물러날 데도 없으면서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다. 그렇다고 거리가 멀어진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고개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더 가까워질 뿐이었다.
“혼자 앓은 건 맞고?”
호수를 빤히 들여다보던 무헌이 입매를 비틀며 물었다. 그의 숨결에서 씁쓸한 담배 향이 흩어졌다. 바싹 긴장한 호수가 무심결에 마른침을 삼켰다.
“무슨 소리야.”
“누구랑 뒹굴다가 전화 받았던 거 아니냐고. 왜 모르는 척이지? 계속 시치미 떼고 있으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나? 아니면 잠깐 잊었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
호수가 어떻게든 피해 가려고 했던 화제를 무헌은 태연히 끄집어 올렸다. 호수는 눈도 깜박이지 못한 채 그를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실수한 건 인정한다. 히트 사이클로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전화를 받았던 것부터 잘못된 일이었다. 무헌에게 전화로 그런 소리를 들려줬으니, 충분히 다른 누군가와 뒹굴었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던가?
“야, 강무헌. 선 넘는다?”
말투가 절로 삐딱해졌다. 무헌의 눈매가 꿈틀, 구겨졌다.
“혼자 있었고, 아프고 정신없어서 네 전화를 어떻게 받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해. 내가 너한테 실수한 게 있으면, 그래서 기분 상했다면 내가 사과하마.”
“…….”
“지금은 다 나았고, 일하러 작업실에도 왔어. 너도 확인했으면 그만 돌아가. 바쁜 사람 매일 찾아오게 해서 미안하다.”
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돌담에서 재빨리 내려섰다. 그대로 돌아가려고 했다. 무헌이 호수의 어깨를 붙들지만 않았으면, 속에서 끓는 감정을 어떻게든 누르고 참아 내려 했을 거다.
“이호수.”
어깨에 악력이 서렸다. 그래서 그런 거다. 호수는 고개를 돌려 무헌을 노려보았다.
“아니, 근데, 생각하니 열받네? 설령 내가 다른 새끼랑 붙어먹고 있었다고 해도 그렇지. 네가 무슨 상관인데? 내가 미성년자도 아니고, 나이 서른에 다른 새끼랑 좀 붙어먹을 수도 있지. 그게 뭐 어떻다고 예민하게 굴어?”
무헌의 낯이 시시각각 굳어져 갔다. 그 표정을 뻔히 보는데도 제어가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눌러 왔던 울분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네가 뭔데. 나도 이렇게 참고 있는데, 네깟 게 뭐라고.
“넌 꼭 다른 여자랑 안 붙어먹는 것처럼.”
“…….”
“정작 하반신 가벼워서 뻔질나게 붙어먹는 게 누군데 나한테 염병이냐고. 내가 누구랑 뭘 하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튀어나왔다. 선을 넘은 건 자신일지도 모른다. 참아야 했는데.
“나랑 사귈 것도 아니잖아? 신경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