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을 권하는 이유
이 책은, 일이 족쇄요 노예노동이라고 냉소하는 좌파의 논리를 업고, 일이 행복의 원천이며 희망이라는 전통문화를 비웃으며 시간을 훔쳐 자유를 즐기라는 대담한 제안을 합니다.
외관상 반골 선동처럼 보이지만 책 안에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일을 가운데 두고 오늘날 기업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현장 에피소드를 폭넓고 다양하게 등장시키면서, 이것을 좌파의 노동과정 비판논리와대조시킵니다.
샐러리맨이 일을 안 하고 꾀부리는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이라는 보도자료, 일이 적어 시간이 남는다며 일감을 더 달라는 열성을 밟고 지나치는 관리 매너리즘, 직무 하나에 두 사람을 배치하여 한 사람은 정년까지 놀면서 월급 만 챙긴 사례 등은 능률을 먹고 사는 직업인을 놀라게 만듭니다.
이 책은, 샐러리맨과 기업이 일을 가운데 두고 투쟁하는 운명이라고 진단하는 소견서를 제시합니다. 투쟁관계를 들어내는 부분에서는 삼국지를 능가하는 스릴과 사스펜스가 넘칩니다. 소설 1984에 나오는 놀라운 역설적 슬로건 <노예가 자유다> <무지가 힘이다> <전쟁이 평화다>를 연상시킵니다.
이 책은, 노조의 파업전술이 한물 간 오늘날 샐러리맨은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며 시간훔치기-공노동 전술을 이용하라고 권합니다. 노조파업투쟁에서 개인저항으로 노동운동이 진화하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갈등하는 샐러리맨의 두 얼굴 그림이 나옵니다. 자유를 찾아 시간을 훔치고 싶은 샐러리맨 얼굴과, 가족의 행복을 머리에 떠올리는 샐러리맨 얼굴. 아침에 출근하는 샐러리맨은 일에 충성하는 얼굴이고 시간 훔치기 유혹에 솔깃한 샐러리맨은 자아로 무장한 얼굴입니다.
퇴근할 무렵이 되면 샐러리맨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소주 한 잔 유혹을 받지만, 아침이 되면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합니다. 샐러리맨의 얼굴은 아침과 저녁으로 변하는 두 얼굴입니다.
2. 이 책이 필요한 독자층
좌절하는 샐러리맨: 샐러리맨은 아침에 출근하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시간을 훔쳐 자유를 즐겨라”는 말이 들린다면 솔깃할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내용입니다.
샐러리맨은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도 하고 싶지만 알아주는 사람도 능력을 증명할 기회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열심히 일하지 않고 출세하는 방법”이 있다면 눈이 번쩍 뜨일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갈등하는 샐러리맨의 두 얼굴 그림이 나옵니다. 자유를 찾아 시간을 훔치고 싶은 샐러리맨 얼굴과, 가족의 행복을 머리에 떠올리는 샐러리맨 얼굴. 아침에 출근하는 샐러리맨은 일에 충성하는 얼굴이고 시간 훔치기 유혹에 솔깃한 샐러리맨은 저항하는 자아로 끌리는 얼굴입니다.
스트레스 쌓인 관리자: 후배들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데 올라갈 자리가 없는 계층사다리에 끼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 책에는 관리자의 실족 사례가 세계차원에서 수집되어 소개됩니다. 이것은 풀죽은 관리자의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샐러리맨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일을 하지 않고 농뗑이 친다는 통계 소개, 근무시간에 소설책을 읽거나 석사논문을 쓴다는 사례, 일을 더 달라는 부하의 열정을 밟고 지나치는 관리 매너리즘, 한 직무에 두 사람을 배치하여 한 사람은 정년까지 놀면서 월급만 챙긴 독일 사례, 자신이 6년 다닌 회사 일을 지금
준다면 6개월이면 너끈하다고 회고하는 영국 사례.
이 책은 관리시스템에 뚫린 구멍에서 일어나는 기막힌 에피소드가 수없이 지적됩니다. 전통경영학이 설계한 관리시스템이 허점투성이라는 사실은 눈만 똑바로 뜨면 잠재능력이 튀어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뜻입니다.
이정표가 흐릿한 한국노동: 노동의 가려운 곳을 정부가 긁어 주는 환경, 노동운동 스펙에 경력평가 가산점이 붙는 환경을 한국노동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이 한물 간 오늘날 계급적 단결에 의존하는 노동운동은 한계에 왔다고 진단합니다. 노동조합이 담당하던 해결사 역할이 시들고 있으므로 노동자 개인이 스스로 이익을 지켜야 한다며 시간훔치기-공노동 기술을 설계합니다.
이것은 노조의 집단투쟁이 샐러리맨 개인차원의 공노동 저항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의미합니다. 아직 총파업 전술에 의존하는 한국 조직노동에 주는 자극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