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 나타난 젠더 이슈를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다
이 책은 미디어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젠더 문제를 핵심 이슈별로 살펴보고 있는 미디어 분야 교재이다 . 다양한 학술 및 저술 활동을 통해 미디어와 젠더의 관계를 살펴보고 젠더 정의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온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의 연구자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 이 책에서는 미디어에 나타난 젠더 이슈를 분석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역사와 현재의 페미니즘 양상을 살펴본 후 미디어의 젠더 재현 , 미디어 조직의 문화 , 성소수자 문제 ,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 여성들의 실제적 삶에서의 어려움 등 미디어와 젠더에 대한 다양한 현실적 논의들을 다루고 있다 . 또한 각 챕터의 끝부분에는 ‘생각해볼 문제 ’를 제시함으로써 해당 본문의 주제와 연관 지어 우리 사회의 젠더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토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미디어와 젠더 이슈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반성을 통해 좀 더 바람직한 젠더 현실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다양한 성정체성과 퀴어 담론에 대한 논의 ,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제적 위기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남성성에 대한 관점 등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내용들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본다 . 또한 미디어 노동의 특수성과 미디어 생산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고 미디어가 성폭력 , 다문화를 다루는 방식에서의 문제점 등을 분석한다 . 이와 더불어 미디어의 남녀 재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오락 프로그램이나 게임 분야에서의 젠더 불평등에 대해서 지적하고 , 여성들이 혐오와 차별 문화 , 디지털 성폭력 등에 어떻게 맞서 싸우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 이 책은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에게 중요한 젠더 문제들을 소개함으로써 젠더 관점에서 미디어의 현실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또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질문들을 유도해내어 사회에서의 젠더 담론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
▣ 책 내용
이 책은 총 2 부 11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 1 부에서는 한국 페미니즘의 최근 양상과 역사적 계보 그리고 젠더와 남성성의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 2 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중심으로 미디어와 젠더 관련 이슈를 분석하고 있다 .
1 장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와 젠더 현실 >에서는 한국 페미니즘의 역사가 일제 강점기였던 1920 년대 근우회 활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을 고찰하고 1980 년대 이후의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를 소개한다 . 또한 가족법 개정 , 호주제 철폐 등의 입법운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정신대 문제를 재조명했던 1990 년 이후의 여성운동 시기를 살펴보고 , 자유주의의 등장으로 여성운동에 대한 반발이 생기면서 위기를 맞았던 2000 년대의 여성운동 ,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재부상하고 있는 2015 년 이후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
2 장 <퀴어 이론과 교차성 >에서는 젠더라는 것이 더 이상 이분법적 개념이 아닌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가진 존재들을 아우르는 개념이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 최근 페미니즘 이론에 등장한 교차성 개념을 소개한다 . 또한 억압이나 차별이 하나의 축으로만 발생하지 않으며 인종 , 성별 , 연령 , 지역 , 국적 , 장애 , 계급 등 다양한 요소들이 교차하며 구성된다는 점 등을 설명한다 .
3 장 <남성성 이론과 한국의 남성성 >에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남성성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발생되는지를 살펴본다 . 또한 산업화와 제국주의로 강화되었던 남성성이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흔들리게 됨으로써 남성들이 젠더 체계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한다 .
4 장 <방송사의 조직 문화 , 노동 그리고 젠더 >에서는 미디어 조직에서의 젠더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 남성 중심적인 미디어 조직에서 여성 종사자가 성별화된 위계질서 안에서 겪게 되는 유형 , 무형의 차별과 억압을 지적한다 . 미디어 조직 내에서 여성 종사자가 경험하는 유리천장과 비정규직 채용 등 고용의 불안정성과 성차별을 지적하고 노동의 유연화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여성 종사자의 사적 조건 (출산 , 육아 등 )이 여성 종사자들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
5 장 <미디어와 성폭력 >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원인 제공자로 보도하거나 피해자의 신상정보와 사생활을 누설하고 가해자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등 미디어의 성폭행 관련 보도에서 흔히 보이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 또한 드라마에서는 기습 키스 , 기습 포옹 , 잡아끌기 등 데이트 폭력으로 간주될 수 있는 행동들을 낭만적으로 포장하거나 외모 품평 , 여성성 강조 등 직장 내 성희롱 내용도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 이와 같은 불편한 성폭력 보도와 재현에 대해 비판적으로 맞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
6 장 <미디어의 다문화 재현과 젠더 >에서는 미디어가 한국 사회의 다문화 현실을 왜곡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 한국의 미디어가 백인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며 유색 인종은 온정과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재현하는 등 인종적 서열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 또한 결혼이주여성을 한국 여성보다 더 한국적인 여성으로 부각하며 ‘이상적 소수자 ’로 재현하는 반면 조선족 남성을 위험한 타자로 재현하고 다문화를 반대하는 담론을 유도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또한 한국 미디어의 다문화 재현이 가부장적 질서와 순혈주의적 민족주의로 인해 젠더편향적임을 밝히고 있다 .
7 장 <미디어가 재현하는 여성과 남성 >에서는 여성의 상징적 소멸과 이상적 여성상의 반영으로 미디어가 여성과 남성을 차별적으로 재현하고 있음을 밝히고 , 기존의 남성적 공적 영역과 여성적 사적 영역의 이분법적 구분이 많이 완화되고 있지만 공적 영역에 진출하는 여성이 공적 , 사적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서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고충을 안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 또한 유아기의 젠더 정체성 형성과 사회화에 미디어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전래 동화는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는 여성상을 강조하며 현대의 창작 동화 또한 전통적인 성별 분업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 그러나 최근 디즈니 영화사 등이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의 여성상을 구현함으로써 변화된 젠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다 .
8 장 <몸과 젠더 정치 , 그리고 저항 >에서는 여성의 몸에 대한 개입과 통제가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 보여준다 . 국가의 인구 정책은 여성의 몸을 정책 수행 도구로 보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여성의 성적 착취가 빈번하게 자행되어왔다는 것을 지적한다 .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여성들이 개인적인 저항을 넘어 공적인 저항을 하기 시작했음을 설명하며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미투운동을 예로 들고 있다 .
9 장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과 젠더 >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생각되었던 먹방과 쿡방의 주체가 주로 남성이라는 점을 텔레비전 오락의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젠더 경계의 균열 가능성과 한계점을 살펴본다 . 또한 아이돌이 중심이 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실태를 살펴보고 , 전통적 가치관과 고정관념을 비틀고 불평등이나 차별을 드러내어 웃음을 생산하면서 여성이 임파워먼트되는 새로운 형태의 오락 프로그램의 등장을 관찰한다 .
10 장 <게임 문화와 젠더 정치 >에서는 게임 세계에서 공주를 구하는 모티브의 젠더 정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 프린세스 메이커와 같은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임에서도 프린세스는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유저에 의해서 성장이 좌우되고 게임 아이템으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한다 . 또한 게임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젠더 갈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몇몇 게임 관련 사건을 통해 지적한다 .
11 장 <디지털 미디어 시대 여성주의운동 >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하고 있다 . 여성혐오에 맞서는 방식으로 차용한 미러링이라는 대항적 표현뿐만 아니라 해시태그 운동 ,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저항운동 , 그리고 여성들의 디지털 네트워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소개하고 있다 . 온라인 , 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 미디어를 여성운동의 장으로 활용하는 제 4 물결 페미니즘이 다양한 지리적 공간에서 젠더 이슈들을 공유함으로써 서로 연결점을 찾고 과거와 현재의 문제들이 서로 결합하는 새로운 여성운동의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