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 상세페이지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

소유흑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 관심 1
소장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30%↓
9,100원
판매가
9,100원
출간 정보
  • 2016.07.27 전자책 출간
  • 2016.06.28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268 쪽
  • 6.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
ECN
-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

작품 정보

정말? 이렇게 속전속결, 면접 당일 날 오후에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믿을 수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똑같은 심정이었는지, 우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6명의 이름들. 내 이름은 없었다.
당연한 결과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애써 스스로를 위안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코트를 가지러 터덜터덜 걸어갔다. 공항까지는 또 어떻게 가지, 집에 도착하면 몇 시지, 비행기 체크인 아직 안 했는데 어쩌지. 그런 생각들만 가득해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면접관이 나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You, Won! You!”
순간 소름이 돋았다. 당황해서 검지로 나를 가리키며 ‘저요?’ 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서야 사람들이 오늘 하루 종일 나를 내 이름 ‘경원Kyoung Won’을 줄여서 ‘Won’으로 불렀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뜨겁게 북받쳐 오르는 감정. 그 설렘은 다른 5명의 합격자들과 함께 옆방으로 에스코트되었을 때까지도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입사동의서에 사인을 한 뒤 받은 묵직한 서류 뭉치. 그 날, 그 순간의 책임감과 뿌듯함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새하얀 백지 같았던 내 미국 생활이, 아무런 이름도 없었던 내 하루가 비로소 선명해지기 시작한 기분이었다. 마침내 이 거대한 미국 땅에서 아주 작지만 따뜻하고 안락한 내 자리를 마련한 기분이었다. 영어와 인종과 국적의 문제로 내 자신을 질질 끌어내리고 있던 그 실체 없는 두려움을 비로소 잘라낸 기분이었다.

p.32-33 《내가 상상했던 내가 될 거야》

비행기 날개를 지날 때 즈음이었다. 동체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하강했다. 하강이라기보다는 자유낙하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붕 떠진 기분이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 어떤 예고도 없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 기분이었다. 당연하게도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채 복도를 어슬렁거리던 내 몸은 하늘 위로 솟구치고 말았고, 이건 그야말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그 찰나에 들었다. 그때 내 옆에 앉은 남자 승객이 가까스로 내 팔을 붙잡아서 자기 쪽으로 당겨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천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또 자유낙하를 시작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곧 몸의 균형을 잃고 쓰러졌고 팔걸이에 머리를 부딪쳤다. 그와 동시에 무릎을 바닥에 찧고 그대로 쓸려 넘어졌는데, 내 기억으로는 적어도 2미터 정도는 그렇게 쓸려 간 것 같다.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신이 없어서 고개를 들지도 못했는데, 사람들의 비명 소리만은 확실하게 들렸다. “Is she okay?” 저 여자분 괜찮아요?
기체가 안정 상태로 접어들자마자 다른 크루들이 뛰쳐나와 나를 갤리까지 부축해주었다. 나는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팔걸이에 부딪친 이마는 붉게 부어올랐고 머리는 헝클어졌으며, 유니폼 치마는 반쯤 올라가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욱신거렸다. 하지만 그 어떤 통증도 다리에서 올라오는 것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두 무릎을 감싸고 있던 손가락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흥건하게 묻어 나왔다. 놀라서 손을 거두고 무릎 아래를 살펴보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찢어진 살색 스타킹이 빠른 속도로 검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마와 팔 등 군데군데 새어나오는 피도 꽤 많았다. 응급상자와 타월을 찾으며 새하얗게 질린 다른 크루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나는 지혈을 위해 수건으로 피가 나는 곳들을 계속해서 꾹꾹 눌러가며 통증을 삼켰다. 이렇게 피가 많이 나서는 어디가 어떻게 잘못 된 건지 파악조차도 할 수 없었다.

작가

노경원
국적
대한민국
학력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 학사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 (노경원)
  • 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노경원)

리뷰

3.8

구매자 별점
8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북으로 읽어보려고 샀는데 글자가 너무 흐려서 읽을 수가 없다.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니 PDF파일이라서 그렇다는데 이펍으로 변환되어서 가독성을 높였으면 좋겠다.

    dai***
    2016.10.13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에세이 베스트더보기

  •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주언규)
  • 개정판 | 쓸 만한 인간 (박정민)
  • 개정판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이시형)
  • 다시 만날 세계에서 (강유정, 김후주)
  • 붙잡지 않는 삶 (에크하르트 톨레, 루카)
  • 순간을 달리는 할머니 1 (엄유진)
  •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김화영)
  • 길 위의 뇌 : 뇌를 치료하는 의사 러너가 20년 동안 달리면서 알게 된 것들 (정세희)
  • 비효율의 사랑 (최다은)
  • 순간을 달리는 할머니 2 (엄유진)
  • 우울증 가이드북 (오지은, 반유화)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 아무튼, 여름 (김신회)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 인생의 역사 (신형철)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류시화)
  • 사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김달)
  • 개정판 | 여행의 이유 (김영하)
  •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기술 (김달)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