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통 커플 김영민 오미영의 리얼 결혼 스토리
이런 게 결혼이야? 정말?
결혼이란 사랑이 가져올 아픔을 감수하고, 사랑을 지키고,
그것 없이는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_ 캐롤린 헤이브런
모두가 꿈꿔 온 결혼…… 그러나 현실은?
기나긴 방황과 가슴을 태우는 사랑앓이의 종착역, 결혼. 그렇게 방황과 갈등을 극복하고 달콤한 미래를 꿈꾸며 맺은 인연이 이토록 후회스러울 줄은 몰랐다. 그래서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 게 결혼이라 했던가?
대한민국 보통 남자 김영민, 보통 여자 오미영도 예외는 아니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의 앞날엔 행복한 일만 가득할 줄 알았다. 하지만 도시락에 콩자반으로 박힌 I Love You의 달콤짭조롬한 환상은 생각보다 빨리 깨져 버렸다. 아내 미영은 함께 있어도 외롭게 만드는 무심한 남편에게 서운하고, 남편 영민은 폭풍처럼 쏟아지는 아내의 잔소리가 지겹기만 하다. 결국 사소한 오해와 의심으로 시작된 갈등은 커지고 커져 서로에게 실망과 상처를 남기고, 급기야 헤어짐을 말하게 만든다. 이상하다. 정말 사랑해서,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결혼했는데 왜 이리 힘든 거지?
이 책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보통의 남자와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게 될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로, 1990년 당대 최고의 스타 박중훈과 최진실이 출연해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이명세 감독의 동명작품이다. 대한민국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라고 할 정도로 달콤하고,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이야기로 독자와 관객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이 책이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다시 화해하며 서로를 좀 더 알고 이해했다고 믿는 데서 오는 동질감이다. 그래서 미영의 섭섭함은 내 섭섭함이 되고, 영민의 지겨움은 내 지겨움이 된다.
이명세식 사랑의 결정판, 결혼은 현실이다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 다만 방법이 조금 다를 뿐. 그 방법에 정답은 없으며, 어떤 방법이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이명세식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누구든, 언제든 겪을 수 있는 모습을 통해 달콤함 뒤에 가려진 사랑의 실제를 보게 한다.
“사랑의 사랑이란 화음을 맞추듯 자신의 개성을 가다듬어 그에게 맞추려 노력하는 것, 나를 비우고 그 자리에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 나아가 사랑은 퍼주고 퍼주어도 다시 솟는 샘물, 받아도 받아도 채워지지 않는 것, 미워하고 서운하다가도 용서하는 마음, 그리고 애정의 확인 작업, 그 연속과 반복.” 이것이 이명세가 말하는 사랑이다. 확언하건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진실은 ‘결혼은 현실’이라는 점이다.
오랫동안 연애를 해온 커플에게 이 책은 앞으로 그들이 겪을 얘기가 될 것이고, 이제 막 부부가 된 커플에겐 바로 지금 그들의 얘기가 될 것이며, 십 년쯤 함께 살며 웬만한 갈등엔 끄떡없게 된 부부에겐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는 재밌는 기억의 한 조각이 될 것이다. 보통남 영민, 보통녀 미영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본문 중에서
반찬통에는 달걀말이와 햄, 장아찌가 오밀조밀 담겨 있고, 밥 위에는 콩자반을 일일이 박아 I LOVE YOU라고 새긴 글자가 박혀 있었다. 영민은 젓가락을 집을 생각도 잊은 채 도시락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콧날이 시큰해져 왔다.
사랑이란 퍼주고 퍼주어도 다시 솟는 샘물, 받아도 받아도 채워지지 않는 것, 미워하고 서운하다가도 용서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애정의 확인 작업, 그 연속과 반복인 것이다.
미영은 결혼을 달콤한 솜사탕과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고 보니 그것은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것이었다.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영민에 대해 지금은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영의 마음속엔 가을바람처럼 스산한 기운이 스쳐 갔다. 이게 아닌데 싶었다. 날마다 행복하고 날마다 기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순간 미영이 영민의 뺨을 올려붙였다.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오른 것이다. 그러더니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믿음의 두께가 고작 이 정도였나 싶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미영은 부부란 경우에 따라 남보다 더한 타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봐요, 형씨. 둘이 사랑해서 결혼했으면 행복하게 잘살아야 하는데 왜 자꾸 싸우게 되는 겁니까?”
영민은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듯 진지하게 물었다. 남자는 게슴츠레한 눈을 반쯤 내려뜨며 말했다.
“나도 그걸 알고 싶어서 여기 앉아 있소.”
나는 지금도 사랑이 무엇이고 결혼이 무엇인지 얘기할 수 없다. 그러나, 어린 날 허공을 향해 쏜 화살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친 구의 가슴에서 찾듯 그때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