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동그라미 씨 일당들을 세상에 풀어 놓습니다
이 책은 세 개의 사물이 주인공인 성인들을 위한 철학우화집입니다.
메인 주인공인 동그라미 씨는 어수룩하며 순진한 성격으로 밝은 성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모 씨는 지식이 많고 사려 깊으나 이상적이며 현학적인 면도 보입니다.
벽돌 씨는 사리에 밝고 면면을 현실적으로 파악하여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이 세 개의 사물이 현실에서 의인화되어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때론 비유적으로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들려주는 책이 《동그라미 씨의 말풍선》입니다.
이 우화들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까지 페이스북에 장기 연재되며 당시 페이스북의 관심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00명이 넘는 회원들의 관심을 받으며 연재된 바 있습니다. 저자는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을 활동영역으로 삼아 작품을 연재한 1세대 작가입니다.
이 책은 현실에 대해 아주 밝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마주하는 세상은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에 튕겨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웃으려 노력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선택이 우리와 닮아있음을 알고 그들의 이야기가 애상哀想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슬프지만 웃고 있는 동그라미 씨의 모습에 많은 독자 분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응원을 해주었던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들이 이제 SNS에서 나와 책으로 들어가 세상에 풀려나오게 되었습니다. 동그라미 씨와 그 일당들이 띄우는 말풍선은 과연 어떤 말들이 담겨져 있을까요? 책으로 만나보세요!
[기획 의도]
시대를 아파하며 방안을 모색하는 도형들의 우화
일종의 권위가 진보를 막고 전통을 강요할 때 병폐는 생겨난다. 시대의 흐름을 억지로 막고 억압하면 정신적 병리현상인 퇴행이 나타난다. 통제는 어느 정도 문제없이 가게 해주지만 우연한 사고로 봇물 터지듯 무너지기도 한다. 동그라미 씨, 네모 씨, 벽돌 씨 등은 우리네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세상에 부딪치면서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하는데 이것이《동그라미 씨의 말풍선》세계다. 왠지 어울릴 듯하면서도 낯설은-확실한 이유를 끄집어낼 수 없는- 상황 속에 도형이나 사물을 던져 넣어 우회적으로 비꼬고 있다. 옆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있어도 사람들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당장 필요치 않은 것이면 무엇이 있어도 별 상관 않는 것이다. 그런 무관심들은 잘못된 시스템을 고착화시키고 강건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끊임없이 경고음을 내질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것이 훗날 자신에게 위협이 되어 돌아올 때에야 비로소 인지하게 되지만 되돌릴 방법은 없다. 막막할 뿐이다.
《동그라미 씨의 말풍선》은 알 수없는 시스템에 얽매여 좌충우돌하는 동그라미 씨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글들은 SNS ‘페이스북’에서 2010년에서 2011년까지 연재되어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독자들은 동그라미 씨의 모습에 교감하며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 동그라미 씨에게서 동정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가 이 시스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는지 지켜보면서 응원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아마도 동그라미 씨에게서 인정하긴 싫지만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수룩한 동그라미 씨의 모습과 그의 친구들에게서 낯선 외형과 달리 낯익은 모습을 느끼며 사색의 기회를 가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지은이의 말]
“한없이 꼬이다 보면 언젠가 아름다운 매듭이 되겠지”
혹자들은 세상을 염세적이거나 비관적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것을 염려한다.
아무리 세상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우리는 결코 노여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주입 받아 왔기 때문일까? 무턱대고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안 좋을 수 있지만 정말 현실이 비관적이라면 피하지 말고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 환부를 찾고 도려내거나 고쳐야 온전히 건강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링거나 국소마취제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없다면 어찌할까. “세상엔 희망이 가득하다”도 좋고 “세상 참 살만한 곳이야”도 좋지만, 작가의 생각대로 “세상은 참 살기 힘든 전쟁터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지 않겠어? 그게 인생이야”라는 것도 꽤 의욕이 될 거라고 본다.
글 하나하나 메시지와 의도가 담겨 있다. 대놓고 드러낸 것도 있지만 반대로 쉽사리 발견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이미 상당수는 SNS에 공개했다. 꽤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다. 그 분들의 댓글과 해석, 지도가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