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정보
- 2014.01.10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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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듣기) 미지원
파일 정보
- 223 쪽
- 4.0MB
지원 환경
- 앱
- 웹
- PC뷰어
- PAPER
ISBN
9791185616483
UCI
-
잉걸불
작품 정보
지난해 추석 때입니다. 고향 마을 뒤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마친 뒤 어릴 적 내가 살던 집에 들렀습니다. 집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벽은 곧추서 있지도 못하고 비스듬했습니다. 안방은 거미들이 씨줄 날줄을 그려 놓았습니다. 그 꼿꼿하던 기둥이 노인 등허리처럼 구부정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거처하시던 사랑채는 더했습니다. 기둥은 나동그라졌고 주춧돌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주춧돌바닥이 울퉁불퉁했습니다. 주춧돌이라면 으레 바닥이 판판한 줄 알았는데.
기둥밑동을 보니 고르지 못한 돌바닥에 맞춰 그랭이질을 해놓았습니다. 돌의 생긴 모양에 맞춰 기둥 밑 부분을 다듬는 것을 ‘그랭이질’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살던 집이 지금까지 그나마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은 저 울퉁불퉁한 주춧돌에 맞게 기둥을 그랭이질 해놓은 덕분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집이 가난하여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 나는 왜 남들처럼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지 못하느냐고 불평불만을 했습니다. 방황도 했습니다. 부모님 속을 썩인 적도 많았습니다.
문득 고르지 못한 돌에 맞춰 그랭이질한 저 기둥을 닮았더라면…. 회한이 밀물처럼 몰려왔습니다.
다행히 뒤늦게라도 수필을 배우고 나니 바닥이 판판하지 못한 돌도 그랭이질하기에 따라 좋은 주춧돌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 비록 가방끈이 짧아 바탕은 고향집 주춧돌처럼 울퉁불퉁하지만, 나름 공을 들여 그랭이질 한 수필집 『잉걸불』을 펴냈습니다. 지난번 『민얼굴이 향내가 더 난다』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글솜씨가 어설픕니다. 하지만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빨간 잉걸불에서 갓 구워낸 고구마 맛 같은 삶으로 그랭이질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둥밑동을 보니 고르지 못한 돌바닥에 맞춰 그랭이질을 해놓았습니다. 돌의 생긴 모양에 맞춰 기둥 밑 부분을 다듬는 것을 ‘그랭이질’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살던 집이 지금까지 그나마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은 저 울퉁불퉁한 주춧돌에 맞게 기둥을 그랭이질 해놓은 덕분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집이 가난하여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 나는 왜 남들처럼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지 못하느냐고 불평불만을 했습니다. 방황도 했습니다. 부모님 속을 썩인 적도 많았습니다.
문득 고르지 못한 돌에 맞춰 그랭이질한 저 기둥을 닮았더라면…. 회한이 밀물처럼 몰려왔습니다.
다행히 뒤늦게라도 수필을 배우고 나니 바닥이 판판하지 못한 돌도 그랭이질하기에 따라 좋은 주춧돌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 비록 가방끈이 짧아 바탕은 고향집 주춧돌처럼 울퉁불퉁하지만, 나름 공을 들여 그랭이질 한 수필집 『잉걸불』을 펴냈습니다. 지난번 『민얼굴이 향내가 더 난다』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글솜씨가 어설픕니다. 하지만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빨간 잉걸불에서 갓 구워낸 고구마 맛 같은 삶으로 그랭이질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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