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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피는 골목 상세페이지

민들레 피는 골목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40%↓
7,200원
판매가
7,200원
출간 정보
  • 2014.02.10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208 쪽
  • 4.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5616384
ECN
-
민들레 피는 골목

작품 정보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별볼일없는 사람이 되었을 때 문득 수필이 다가왔다. 사업의 부도로 집도 절도 다 날린 내게 무어 얻어먹을 게 있다고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이왕 어딘가에서 숙식을 해결하려면 고대광실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에게나 갈 일이지, 지지리궁상을 떠는 내게 기어들어와 어쩌자는 말인가! 수필아! 너도 참 복 없는 놈이다.
어느 문학지의 신인상에 당선되니 소감을 말하랬다. 다른 사람들은 문학에 대한 포부, 의지를 미려한 문장으로 구구절절 잘 썼더라만, 거두절미하고 나는 “여보 마누라, 미안하오!”라고 했다. 문학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기로 한 결혼약속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삼십 년이 넘도록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며, 먹고 사는 일로만 살았다. 배운 것은 잡질이요, 아는 것은 껍데기 뿐. 이러니 내게 기어든 수필이 불쌍하지 않을 수 없다.
글은 단지 아련한 추억의 한 조각일 뿐이었다. 어린 시절 한때, 막연히 문학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곡절 끝에 그 꿈은 결국 꿈으로 끝났다. 꿈으로 끝났기에 더 애틋했는지 모른다. 문득문득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을 땐 밤새워 술을 마셨다. 그래야 나를 잊을 수 있었다. 꽃이 피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어느 날 문득 다가온 수필을 통해서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애틋한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서 삶의 애착을 키우고 싶기도 했다. 결국은 무식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꼴이 되었지만 속은 후련하다.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우스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책을 낸다는 것은 무리한 시도임이 확실하다. 부끄러운 속살을 햇살아래 내놓는 느낌이다.
된 글이든 되지 않은 글이든 지난 2년은 행복했다. 무엇보다 뒤죽박죽으로 헝클어져버린 마음이 차분해졌다. 글이 내게 그런 치유를 선물할지는 몰랐다. 생각해보면, 술로 감성을 죽일 것도 아니었고 세상이 억울해 날뛸 것도 아니었다. 원고지 앞에서 끙끙 앓는 내가 재미있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걱정스레 바라보는 아내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어디가 되든 끝없이 가보자. 끝까지 도와주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

작가

박현기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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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피는 골목 (박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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