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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상세페이지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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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17,000원
전자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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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0원
판매가
10,200원
출간 정보
  • 2021.01.27 전자책 출간
  • 2020.04.17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2.6만 자
  • 0.7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8542870
UCI
-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작품 정보

더 환한 대구의 봄날을 기다리며

코로나19, 그것은 길고도 어두운 터널이었다. 언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왔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누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감만 엄습했다.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 될 거라 여겼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일상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력하게 들이닥쳤다. 그것도 대구에서 가장 뜨겁게 불이 붙었다. 해외에서 들어온 몇 명에서 시작되던 것이, 어느 날 31번이라는 숫자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대구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도시가 되었다.
시민들은 당황했다. 거리는 텅 비었고, 많은 가게의 문이 굳게 닫혀서 열릴 줄을 몰랐다. 뉴스에는 늘 지나면서 보던 병원의 아수라장 같은 모습만 비췄고, 근거 없는 온갖 소문만 SNS에 떠돌았다. 대구를 봉쇄한다더라, 사람들이 사재기를 해서 마트에 식자재 코너가 텅 비었다더라, 누가 어떤 목적을 위해 일부러 균을 퍼뜨렸다고 하더라, 무엇을 먹으면 낫는다더라, 이미 균이 변이되어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하더라 등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어두운 소문이 다양한 경로로 들려왔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확진자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때 시민들은 거꾸로 차분하게 돌아섰던 것이다. 우주복 같은 옷을 입었던 의료진들이 추운 날씨에도 땀에 푹 젖어 나오는 모습과 전국에서 대구로 몰려드는 의료진과 119구급대원들, 각지에서 보내오는 후원 소식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국의 요청에 따라 외출을 삼갔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생기를 얻어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함께 어려움을 겪는 내 이웃을 배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민들은 대구를 위해, 대구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했다. 부족한 마스크를 한 장이라도 더 만들어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하려고 밤새 재봉틀을 돌렸고, 폐점 상태인 식당에서는 도시락을 만들어 고마운 분들에게 전달하고, 문을 닫은 카페에서는 커피를 만들어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등 따뜻한 소식이 봄바람과 함께 들려왔다. 이것도 할 수 없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부족한 마스크 양보하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모금활동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이 모든 일이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과 용기를 서로에게 전해준 것이다.

고마웠다. 참으로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래서 지역의 출판사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지금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 훗날 모두에게 타산지석으로 삼게 하자고. 그래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 보자고. 이 일만은 지역 출판사가 할 수 있고 지역 출판사가 해야 할 소명이라 여겼다.
머지않아 이 시간은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에는 과거로만 남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움을 맞았지만 이를 기회로 서로 위로하기로 했다. 그래서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대구시민 51명의 아픔을 모았다. 모두의 아픔을 다 들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엮은 것이 이 책이다. 식당이나 세탁소 등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과 각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던 시민 51명에게 닥친 생활의 변화를 모았다.

모든 분들의 글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엄마를 모셔둔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가까이 갈 수 없어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보며 울던, 그 미안함에 엄마의 어린 시절을 급히 그림책으로 엮어 전달한 딸의 마음, 여행사를 하다가 문을 닫고 새벽 배송을 나선 여행사 대표님, 개학을 하지 않아 아이들만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워킹맘의 심정 등 51가지의 다르지만 같은 아픔을 읽었다.
여기에서 큰 반전이 있었다. 모두가 이 순간에도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더 밝은 꿈을 꾼다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또 나보다는 내 이웃을 더 염려한다는 큰마음이 글 속에 있었다. 많은 분들이 도리어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고마워했다. 이렇게라도 마음을 다 털어내니 살 것 같다고, 이렇게라도 속 시원히 내뱉고 나니 새로운 꿈을 꿀 용기가 생겼다고 고마워하면서 용기를 주셨다. 함께 다시 일어서자고.

이런 마음들이 모여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어둠이 걷히기 시작했다. 4월 10일, 드디어 대구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51일간이나 갇혀 있던 어두운 긴 터널의 출구를 본 것이다. 희망의 불빛이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우리가 해낸 것이다. 언제 감염될지 모르는 그 무섭고 두려운 치료현장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환자를 감별하고 치료한 의료진들, 전국에서 달려와 준 119구급대원과 의료진들, 스스로 정부의 통제에 질서 있게 행동지침을 잘 따라준 모든 시민들과 자신보다 조금 더 아픈 대구를 위해 마음을 보내주신 모든 국민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 이 모든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대구시민으로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다. 이번을 계기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마음을 모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
출판사에서는 이 모든 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험지에 뛰어들어 치료의 최일선에서 애써주신 고마운 의료진의 이야기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후세에 생생하게 물려주려고 준비한다. 이 책이 비록 치료제는 될 수는 없을 지라도 모두의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새로운 꿈을 꾸는데 작은 힘이 될 수 있으면 더없는 영광이겠다.
지금도 병상에서 투병하고 계시거나 자가격리 중인 분들께도 치유와 자유가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공직자와 대구를 위해 전국에서 달려와 주시고 마음 모아 주신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작가 소개

경남 거창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콘텐츠’학을 공부했으며,
도서출판 학이사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대표로 일한다.
제37회 한국출판학회상 ‘기획 편집’ 부문을 수상했다.
엮은 책으로는
『내 책을 말하다』와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가 있으며,
공저로 『책 문화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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