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사상 빛나는 슬픈 로망스!
토마스 하디 최대 걸작!
순수한 영혼비극의 대서사시!
여류작가 박순녀의 명역《테스》 탄생!
“아무도 진정한 소설가로서 하디의 힘을 부정할 수 없다. 그가 창조한 인물들을 자기만의 열정과 특성에 내몰린 우리와 같은 사람들로 믿게 만드는 힘 말이다. 그의 등장인물들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상징적인 면을 지닌다. 이것이 바로 시인의 재능이다.” -버지니아 울프
영원한 청춘의 명작!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토머스 하디의 걸작, 아름답고 순수한 비극의 대서사시 《테스》. 하디 문학의 가장 빛나는 성취이자 작가 자신이 대표작으로 꼽은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1891년 출간 당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일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의 도덕과 인습에서 벗어난 여러 장면 때문에 교회와 보수적 비평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순결한 처녀의 영혼 그 아름다운 테스!
몰락한 농가의 딸 테스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잣집 하녀로 들어가지만 주인집 아들 알렉의 희롱에 시달리다 결국 겁탈을 당하여 그의 사생아를 낳게 된다. 곧 그 아이마저 병으로 잃고 만 테스는 소젖 짜는 일꾼으로 농장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목사의 아들 엔젤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테스의 과거를 알게 된 엔젤은 그녀를 버리고 떠난다. 이후 테스는 마을에서 쫓겨나 길에 나앉게 된 부모형제를 돕기 위해 알렉을 다시 만나 동거하게 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엔젤이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난다. 격정에 사무친 테스는 엔젤과 자신을 갈라놓은 장본인인 알렉을 살해한다. 테스는 잠시나마 엔젤과 행복한 사랑을 누리지만 얼마안가 추격자들에게 체포되어 처형당한다.
이처럼 《테스》는 아름답고 순수한 가난한 시골처녀 테스가 불합리한 인습과 도덕적 편견에 희생되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당시 사회의 이중성과 편협한 가치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이 누린 번영이 실은 테스나 주드(《미천한 사람 주드》) 같은 힘없는 민중의 비극을 이면으로 지닌 무늬만 화려한 거짓 비단조각에 불과함을 통렬하게 증명한 것이 토마스 하디였다.
《테스》에 붙은 ‘순결한 여인’이라는 부제에서 우리는 작가의 이러한 의도를 명백히 느낄 수 있다. 주인공 테스는 육체가 더렵혀져도 여전히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채 오로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었다. 작가는 미혼모에 살인자인 그녀를 ‘순결한 여인’이라 옹호하면서 인습적인 빅토리아니즘에 저항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과 편협한 도덕관념 앞에 순수하고 자연적인 인간성을 내세웠던 것이다.
운명에 무참히 짓밟히는 여성의 비극
《테스》의 비극은 궁극적으로는 사회 환경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 우주를 지배하는 것은 하나의 맹목적 의지(내재 의지)이며 인간은 이 의지에 희롱당하는 가련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하디의 염세주의가 녹아있다. 하디의 작품은 대부분 그가 태어나 평생을 살다 간 웨섹스 지방을 무대로 한다. 이렇게 한정된 지역을 무대로 삼으면서도 그의 작품은 지방색만을 내세운 문학이 아닌, 인간의 의지와 그것을 짓밟는 운명과의 충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담은 비극으로 높게 평가 받는다. 또한 그의 작품은 주로 거대한 운명에 사로잡힌 인간의 불운과 시련을 사실주의적으로 그려냈으며, 기존 영국 소설의 교훈적 도덕적 요소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갖는다.
“그의 스타일은 그녀 숭고미에 도달했다.” -T. S. 엘리엇
인물과 자연의 뛰어난 묘사!
《테스》는 인물 묘사가 탁월하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시골에서 보기 드문 미모와 풍만한 몸매를 가진 순수하고 상냥하며 예민한 여성으로서의 테스를 눈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낸 것은 물론, 몰락한 가문의 옛 영광에 취해 술주정뱅이로 살아가는 테스의 아버지, 무지하고 낙천적인 어머니, 낙농장 주인 크릭 등 조연들의 성격도 잘 드러나 있다. 하디는 특히 셰익스피어에 버금갈 만큼 시골사람을 익살스럽고 맛깔나게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웨섹스 지방의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섬세한 자연 묘사 또한 압권이다. 작가는 《테스》에서 계절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의 온갖 섬세한 모습을 민감한 시인의 눈으로 포착하여, 풍부한 자연계의 지식을 구사해서 그 모습을 정확히 그려낸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남부의 밝고 아름다운 탤보데이스 낙농장의 목가적인 정경과 북부의 황량한 플린트컴 애쉬 농장의 정경은 서로 강하게 대비되어 강렬한 인상을 자아낸다.
예술적 완성 순수 대서사시!
영국문학은 영국소설사상 공전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는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이르러 토마스 하디의《테스》 한 권에서 꽃을 피웠다. 《테스》는 이전 하디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고딕식 건축을 연상시킬 정도로 복잡한 구성을 버리고 가장 단순한 구성으로 돌아가 짜임새 있는 서사시적 연속성을 통해 사실주의를 수립한 작품임과 동시에, 사회의 거짓과 계급적 편견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적 비판을 갖춘 점에서 하디의 예술을 단숨에 비약시킨 작품임이 확실하다. 인습적 관념을 대담하게 다루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인간 내면 심리를 파고드는 통찰력 있는 묘사와 애틋한 슬픔, 감동적인 비극미를 자아낸다. 영국 웨섹스 지방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섬세한 자연묘사와 치밀한 구성, 삶의 비극미가 빚어낸 절묘한 표현은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커다란 감동과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