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가 보여주는 새로운 기독교의 역사
로마제국 변방, 유대교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던 기독교가 오늘날 어떻게 세계 종교가 되었는지 살펴본다. 또한 서양문명의 설립과 역사 발전에 기독교가 어떤 역활을 담당했는지도 따져본다. 매혹과 거부, 결탁, 대립, 투쟁, 배신으로 점철된 기독교와 세계의 역사를 저술하고, 인류 문화사의 맥락에서 그려낸 다채롭고 객관적인 시선이 흥미롭다.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 밀도 높은 연구와 압도적인 문장으로 출간 이후 30년간 기독교인은 물론 많은 역사 애호가의 찬사와 사랑을 받은 책이다.
기존의 기독교사나 교회사 관련 서적들은 신학자의 저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특정 종파나 교파의 입장에 서서 교회 제도나 신학, 교리사의 흐름을 기술하는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기독교의 흥망성쇠 역사를 인류 문화사의 맥락에서 접근하고 이야기 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라는 인류 역사의 전체적인 그림의 틀에 기독교가 인류와 어떤 만남을 가졌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가톨릭 교인이지만, 그에 편향된 관점없이 내용의 공정함과 가톨릭과 개신교를 아우르는 폭넓은 세계관을 갖고 있음을 글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역사가의 시선으로 분석하기를, 기독교는 탄생한 그 순간부터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왔다고 말한다. 이로인해 기독교가 유럽 사회의 구석까지 침투 할 수 있었으며, 처음부터 보편주의적 성격을 띠며 출발했기에 사도 바울은 기독교를 범세계적 구조로 개편하여 모든 민족의 종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이후 오리게네스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작업을 거쳐 유럽의정치, 경제, 그리고 삶의 모든 측면에서 파고들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급속한 세속화의 물결 속 영향력이 점자 축소 되어가고 있는 기독교의 미래는 어떤 길을 세우고 나아가야 할까. 기존의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기독교계의 움직임이 늘고 있는 이즈음, 기독교인은 물론 기독교가 만들어낸 문명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 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열쇠이거나, 기독교 문명의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