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정치가 국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의 크기가 날로 커져 왔다. 이는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 역량이 그만큼 중요하고, 그 역할 또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나는 전후 세대로 이승만 정부 말기인 1958년 정월(호적상 1959. 1월 생)에 태어났고 이후 줄곧 학생 신분으로 생활을 하다 1980년대 후반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결혼과 함께 지금껏 이 땅에서 삶을 살아내고 있다. 내가 대학생 신분이던 때인 70년대 말로부터 80년대 말에 이르는 10년(군 복무 기간까지 합하여)은 박정희 군사 정부의 뒤를 이은 전두환 군사 정부와 민주화 세력 간의 격한 투쟁의 시기였다.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경 발생했던 박 대통령 시해 사건이 있었던 이듬해인 80년 ‘서울의 봄’을 열기 위한 민주화 투쟁의 시대(제5공화국 시기)를 거쳐 1987.10.26. 제9차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문을 연 노태우 정부로부터 문민정부(김영삼 정부),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에 이어 제6공화국 8번째인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나는, 각 대선에 유권자로서 직접 국민투표에 임했다. 특히 나는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2007년 대선(제17대 대통령 선거)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때서야 나는 정부 역할이 국민 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비로소 지각했다. 이 이전까지 나는 정부는 저기 서 있고, 나는 여기 서 있는 존재였을 뿐이다. 자연히 나는 소시민(小市民)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식을 위한 삶에 온 신경을 다 쏟아야만 했다. 그러나 내 역량의 한계로 가족을 건사하는 문제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한다. 그런데 그 문제가 단순히 내 자질과 능력만의 문제로 볼 것인가라는 적극적 참여자로서의 시민의식이 2007년 대선 참여를 계기로 내게서도 태동했다. 즉, 내 삶이 오로지 나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자각한 것이다. 이로써 정부 역할에 대한 나의 태도가 무관심에서 적극적 관심으로 변했다. 실제로 나는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 선거 참여를 계기로 정부 정책이 국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의 크기와 권력의 속성을 절감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나는 정부와 정부 정책에 대해 본격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 관찰의 기록을 “정치의 겉과 속: 부제 : 이명박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라는 서명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에 실린 글 대부분은 각 시기 인터넷 신문에 기사로 실렸던 것임을 밝혀 둔다. 다만, 내가 이 책을 통해 기대하는 점은 이 책을 대하는 독자 여러분께서 우리 정치 내지는 정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지를 알아채는 기제가 되었으면 한다. 그 점과 함께 정부 역할이 국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자각하였으면 하는 염원을 담았다. 다만, 이 책에서 바라본 나의 정치적 시각은 그저 정치의 겉만 바라본 결과라는 점을 시인한다. 내가 만일 그 속을 더 깊이 드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면, 그 내용이 크게 달라 질 수 있었을 것이다.
위의 이유로 이 책이 이후 실시될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포함하여 각 선거에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 유권자인 당신이 행사하는 그 한 표가 바로 당신 삶의 질 곧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다만, 언론은 사설이나 논평, 시평 등을 통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등 직격하기도 하지만, 그 행간에 또 다른 의미를 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독자는 시평, 사설, 논평 등을 읽는 때는 필자의 의도 곧 그 행간에 쓰인 의미를 애써 읽을 필요가 있다. 그 글은 여론을 형성하려는 필자의 의도를 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경우 주관으로 흐르지 않고 논평이나 시평을 쓴다고 썼지만, 지금 뒤돌아 살필 때 각 정부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 오류와 그 내용의 사실관계 여부에도 상당한 정도 오류가 있었음을 자인한다. 그 이유는 내가 정치의 의사 결정 구조 곧 그 내면에 해당하는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드려다 보지 못한 탓이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해당 각 시기 정부의 국정운영 상황의 겉 모습만이라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 편집하였다.
이제 곧 계절이 바뀌면서 한반도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남동 내지 남서풍에서 북동 내지 북서풍으로 바뀌는 것처럼 우리 정치의 권력 지형도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저절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권력 지형과 국민의 삶이 연동되다는 점을 독자들이 알아야 한다. 그 때 비로소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권자로 행사할 국민의 권리를 빠짐없이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의 정치 지형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이때 우리 정치의 생산성을 제고해 국가와 국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2024.10.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