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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사랑, 땅에 내린 희망 상세페이지

별에서 온 사랑, 땅에 내린 희망

OSMU(소설, 축제, 웹툰, 애니메이션, 동화, 벽화, 굿즈) 개발

  • 관심 0
e퍼플 출판
소장
전자책 정가
10,000원
판매가
10,000원
출간 정보
  • 2025.07.25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3.6만 자
  • 20.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9037296
ECN
-
별에서 온 사랑, 땅에 내린 희망

작품 정보

2024년 가을,
지리산의 등산길을 따라 선 나무들은, 바래 가는 녹음과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한 폭의 모자이크처럼 흔들렸다. 바람은 아직 남은 따스함을 속삭였지만, 그 속엔 겨울의 숨결이 분명히 스며 있었다.

서울,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서진은, 한 번도 혼자 여행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홀로 였다. 입사한 지 3년 차, 언제부턴가 쌓인 피로는 말로 하지 않아도 무겁게 드리웠고, “번아웃”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평소 친화적인 성격 이었음에도,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에게 점점 공허함 만을 남겼다. “어딘가 조용한 곳으로 가봐”라는 친구의 무심한 조언이 그를 지리산으로 이끌었다.

그는 오늘도 무심히 GPS를 켜고 걷고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지도가 가리키던 길에서 벗어나 있었고, 어디쯤인지 모를 돌계단 아래 작은 마을 어귀에 멈춰 서 있었다. 흙담 너머로 국화가 피어 있었고, 그 너머에는 마당과 툇마루, 그리고 한 노인이 있었다. 회색 머리를 단정하게 땋은 노인은 낡은 담요를 무릎 위에 올리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런 데까지 젊은 사람 오는 거, 드물지.”

서진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노인은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말투는 느렸고, 눈빛은 오래된 나무처럼 깊었다.
"실례합니다. 길을 좀 잘못 든 것 같아요."
“잘못 든 게 아니라네.” 그녀는 부드럽게 웃었다. “자네는 듣기 위해 온 거지! 오래된 이야기 하나를.”

서진은 당황했지만 묘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무의식 중에 담장 너머 마당을 바라보다가, 문득 앉아 있는 할머니의 발 밑에 놓인, 오래된 나무 궤짝이 보였다. 낡은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반짝이는, 어딘가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모양이었다.
"혹시...... 무슨 이야기 말씀이세요?"
노인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품 안에서 작은 종이쪽지를 꺼내 무릎 위에 올렸다. 글자가 바래 거의 읽을 수 없었지만, 오른쪽 상단에 선명하게 적힌 이름 하나는 보였다.
‘별아’.
"그 이름, 들어본 적 있어?"
서진은 고개를 저었다. 낯설었다.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느낌도 들었다.
노인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국화 향이 은은히 퍼지는 찻잔은 오래된 도자기로, 마치 시간이 그대로 고여 있는 듯했다.
"아주 오래전, 이 산자락에 '별에서 온 아씨'가 살았단다. 사람들은 그를 '별아'라 고 불렀지. 그녀는 별처럼 반짝였고, 이 땅에 귀한 것을 남기고 갔어."
"전설 같은 이야기인가요?"
서진은 어이없다는 듯 씁쓸하게 웃을 뻔했지만, 참았다. 이성에 길들여진 그의 머리는 전설이나 신화를 믿을 수 없었다.

노인은 그의 마음을 읽은 듯,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래. 다 옛이야기 지. 하지만 그 이야기 덕분에 지금의 이 땅이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거라면? 지금 너처럼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그 전설의 일부 일지도 모른다면?"
그 순간, 바람이 살짝 불었다. 국화꽃 몇 송이가 바닥에 흩날렸고, 나무 궤짝 위의 종이쪽지가 미끄러지듯 바닥에 떨어졌다. 서진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집어 들었다.
손끝에 닿은 순간, 이상하게도 눈앞이 아찔해졌다. 마치 먼 시간 속에서 무언가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엔 '금화', '우송', '방장', '백무'… 처음 듣는 이름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모든 게…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서진은 숨죽여 물었다.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는 그냥 전해지는 게 아니란다. 들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이야기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 그리고, 이제 그 이야기를 전해야 할 차례가 온 거지."
서진은 입술을 다물었다. 멀리 지리산의 능선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마당, 이 할머니, 이 낡은 쪽지 안에는 해가 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오래된 불빛이 다시 타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듣고 싶어요. 그 이야기… 별에서 왔다는 여인의 이야기요."
그 말과 함께,
시간은 천 년 전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작가 소개

나기권, 방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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