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깜놀하는 그 나라 문화‧역사 키워드

● … Constitutional Fathers (헌법의 아버지들)
직역하자면 ‘헌법의 아버지들’이라는 뜻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처음 세워질 때 연방의 헌법을 만든 다섯 명을 말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루소, 라파예트 등 일부 사상가들에 의하여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던 ‘공화국’의 개념을 정확히 규정한 최초의 헌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미국인들과 얘기할 때 “나는 미국의 가장 큰 업적은 미국의 헌법이라고 본다.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공화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도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Constitutional Fathers를 존경한다”라고 하면 놀라 버릴 것이다.

● … Louisiana Purchase (역사적 사건 / 루이지애나 구입)
루이지애나주는 지금도 미국의 남부에 있는 주이지만 당시의 루이지애나는 미시시피강 서쪽을 거의 통칭하는 말이었다. 당시 이 땅은 프랑스의 소유였는데 원래 루이지애나 남쪽 끝의 뉴올리언즈 항구를 프랑스로부터 사기 위하여 미국대표단들이 파리에 갔다. 이때 나폴레옹은 루이지애나를 다 살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고, 이에 미국정부가 화답하면서 한반도 전체의 10배나 되는 땅을 1,5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대국을 형성하게 된 최초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과 얘기하면서 “미국이 큰 나라가 된 계기 중 하나는 Louisiana Purchase라고 본다”라고 하면 놀랄 것이다.

● … 文景之治 (문경지치 · 원징쯔지)
중국역사에는 몇 개의 ‘지치(之治)’가 있다. 예를 든다면 당태종의 치세를 칭송하는 ‘정관지치,’ 양귀비와의 로맨스로 유명한 당현종의 치세를 칭송하는 ‘개원지치’ 등이다. ‘문경지치’는 한나라의 문제와 경제 두 황제시기에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살아났으며 문화적으로 융성을 보였기에 이를 일컬어 하는 말이다. 한나라는 진나라의 멸망 이후 한동안의 혼란기 끝에 항우와 유방이 최후의 대결을 벌인 결과 유방이 승리하여 중국을 통일한 나라이다.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문경지치’라는 말의 뜻을 잘 알고 있는데, 외국인이 문화의 융성을 말하면서, 예를 들어, “이제 다시 문경지치의 시대가 와야 한다”라고 말한다면 중국인들은 깜짝 놀라면서 좋아할 것이다.

● … 金門島砲擊 (금문도 포격 · 진먼다오 파오지)

이 사건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사건인데 생각만큼 이 사건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중국인이 많지 않다. 금문도는 중국의 복건성 하문이라는 도시와 불과 1.8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그런데 이 섬의 영유권은 지금도 무려 210킬로미터 멀리 있는 대만에 속한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진먼다오’라고 한다. … (중략) … 실제로 대만으로 쫓겨 간 장개석도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에게는 무척 가혹했다. 북경의 공산당 정권과 대만의 국민당 정권 사이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런 이야기들을 몇 개 더 엮어서 얘기해 주면 중국인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아주 재미있어 할 것이다.

● … 蘭學 (란학 · 란가쿠)
한자어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의 독음은 상당히 비슷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역사서에 따르면 백제의 왕인 박사가 4세기에 ‘논어’ 등의 중국고전을 일본에 전래해 준 것으로 나오는 바, 아마 한자도 비슷한 경로를 통하여 일본에 전파되었을 것이므로 독음이 비슷할 것이다. 물론 일본인들은 이를 부인한다. … (중략) … 이후 란가쿠의 학풍은 각종의 철학적 개념(관념, 연역, 귀납, 사유, 직관, 이성 등), 과학적 개념(항성, 행성, 위성, 화합, 가속도 등), 법률적 개념(동산, 부동산, 등기, 점유 등) 등 실로 어마어마한 개념들을 동양에 소개한 것이다. 일본의 현대학문이 동양 최고의 수준에 이른 것은 이러한 노력의 뒷받침이었다고 생각되며 일본인들에게 “일본의 란가쿠는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큰 역할을 하였다”라고 하면 좋아할 것이다.

● … 韓國系 藝能人 (한국계 연예인 · 간코쿠게이 게이노우징)
이제 사망하였지만 일본의 국민가수라고 할 수 있는 미소라 히바리, 모친이 한국계라고 알려진 일본 최고의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 일본의 힙합그룹 m-flo의 랩퍼 버벌(한국명 유영기), eejump의 소닌(성선임), 60년대 ‘엔카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미야코 하루미(본명이 이춘미로서 ‘춘미’를 그냥 그대로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 ‘하루미’이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올리비아 핫세와 결혼했다가 지난 89년 이혼한 가수 후세 아키라, … (중략) … 이들은 또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연예인들이 아니라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들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인들과 앉아서 이런 연예인들이 한국계라고 하면 다들 재미있어 할 것이다. 사실은 대부분의 일본인들도 이를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