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인간의 따뜻한 교감을 다룬 이야기는 세대를 초월해서 감동을 주지요. 이를 주제로 한 많은 동화와 만화, 드라마,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플란다스의 개'를 떠올릴 것입니다. 지금 어른이 된 독자들이라면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먹먹한 마음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네. 하늘과 맞닿은 이 길을……”이라는 가사를 음율에 맞춰 흥얼거려 본 적이 있을 거에요. 물론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어린 독자들도 일단 내용을 알게 되면 가슴 속에 강렬한 잔상이 남을 것이 분명합니다.
1872년에 출간되어 1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세대를 아울러 추억되는 이 이야기는 동물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실제로도 애완견에 둘러싸여 살았던 영국의 인기 여성 작가 위다의 작품입니다. 위다는 믿음과 사랑이 희미해진 세상에서 혹독한 삶을 살아야 했던 개와 소년의 가슴 찡한 우정을 사실적으로 그려 내면서 거기에 루벤스의 그림을 모티프로 예술에 대한 강한 열망과 찬사를 자연스럽게 녹여 이 인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동화 보물창고 시리즈 49번째 이야기로 출간된 『플랜더스의 개』는 짜임새 있는 구성에 이야기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위다 문학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 완역해, 원작이 지닌 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명랑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투박하리만치 사실적인 묘사와 냉혹한 현실 비판 그리고 일반적인 동화와 달리 비극적인 결말로 밀어 부칠 만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원작의 느낌을 살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플랜더스의 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