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 1886~1965)
소설가. 도쿄 출신. 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대학에 진학하여 오사나이 가오루(小山内薫)들과 제2차 『신사조(新思潮)』 창간. 「문신」 등으로 나가이 가후(永井荷風)의 인정을 받아 데뷔했다. 관동대지진 후 관서지역으로 이주하여 「만지」, 「슌킨(春琴) 이야기」 등을 집필하였으며, 제2차세계대전 동안에는 『세설(細雪)』 집필과 11세기 초에 쓰여진 일본 최고의 고전 작품인『겐지이야기(源氏物語)』를 현대어로 옮기는 데 힘썼다. 탐미주의 작가로 작품에 여성애나 마조히즘 등을 많이 다루었다. 또한, 중국어나 아어(雅語: 고대 시어), 속어, 방언 등을 구사하는 유려한 문체와 다양한 표현법이 작품에 잘 녹아 있다. 그의 대표작 「치인(痴人)의 사랑」,「슌킨 이야기」,「열쇠」,「미친 노인의 일기」 등은 치정이나 시대풍속 등을 다루는 통속성과 문체 및 형식의 예술성을 잘 융화시킨 순문학의 수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밀」,「도둑과 나(私)」,「인면창(人面疽)」,「야나기유(柳湯) 사건」,「길위에서」, 「살인의 방(白晝鬼語)」 등 오늘날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선구적 작품, 활극적 역사소설, 구전・설화조의 환상소설, 그로테스크한 블랙 유머 등 오락적 장르에서도 역량을 드러냈다. 1949년 문화훈장을 수상하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892~1927)
소설가. 도쿄 출신. 제일고등학교를 거쳐 도쿄대학 영문과에 진학. 재학 중 교우들과 제3차 『신사조』를 창간. 「코」로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격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1917년 제1창작집 『라쇼몬(羅生門)』으로 신진 작가로서 지위를 굳혔으며, 기교적이고 이지적인 방법과 형식으로 근대적 감각과 해석을 시도하였다. 작품의 제재도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다루었는데 「라쇼몽」, 「코」,「덤불 속」 등 고전을 근대적으로 재해석한 왕조물, 「어느 신도의 죽음」,「그리스도상인전」 등의 기독교물, 「손수건」, 「개화의 살인」, 「무도회」 등 개화기의 풍속, 분위기를 재현한 개화물, 「야스키치(保吉)의 수첩에서」, 「인사」 등 실생활에서 소재를 구한 사소설적 작품, 「거미줄」, 「두자춘」 등의 동화로 나눌 수 있다. 1946년 간행된 『봄날 밤 외』는 일본에서 추리소설이라는 명칭으로 간행된 첫 작품집이다. 1927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고, ‘다이쇼 시대(大正時代, 1912-26)의 문학정신을 한 몸에 구현한 문학자’로 평가받는다.
기쿠치 간(菊池寬, 1888~1948)
소설가, 극작가, 저널리스트. 실업가. 가가와현(香川県) 출신. 제일고등학교를 거쳐 교토제국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여 제3, 4차 『신사조』 동인으로 활동했다. 1918년 「무명작가의 일기」, 「다다나오경행장기(忠直卿行狀記)」로 데뷔하였으며, 희곡 「아버지 돌아오다(父帰る)」, 「은혜와 원수의 저편에(恩讐の彼方に)」등을 발표하였고, 『진주부인(真珠夫人)』을 비롯한 장편 통속소설에 의해 신현실주의 문학의 새 방향을 열었다. 「문예춘추(文藝春秋)」를 창간하고 일본문예가협회를 설립하였으며 아쿠타가와상(芥川賞)과 나오키상(直木賞)을 제정하였고, 영화사 다이에이(大映)의 초대사장이 되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요코미쓰 리이치(横光利一), 고바야시 히데오(小林秀雄) 등 신진문학자를 원조했을 뿐만 아니라, 태평양전쟁 중에는 문예총후운동을 발안하였으며 조선예술상을 제정하여 조선의 작가나 총독부 관리와 접하면서 조선 문단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이로 인해 전후에는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히라바야시 하쓰노스케(平林初之輔, 1892~1931)
일본의 문예평론가, 프롤레타리아문학운동 이론가, 추리작가. 교토 출신.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후 「야마토(やまと)신문」에 입사하여 문예시평란을 담당하는 한편 프랑스 소설을 번역하였다. 1920년 노동쟁의를 계기로 퇴사하고 아오노 스에키치(青野季吉) 등과 교제하며,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다. 『씨 뿌리는 사람들(種蒔く人)』, 『문예전선(文芸戦線)』 동인으로 「무산계급의 문화(無産階級の文化)」, 「문학이론의 제문제(文学理論の諸問題)」 등을 발표하여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의 이론적 지도자로 활약하였다. 최근에는 S・S・반 다인의 「그린가의 참극(グリイン家の慘劇)」등을 일본에 번역 소개하였으며, 「야마부키초(山吹町)의 살인」,「인조인간」 등 탐정소설을 창작하였고 「탐정소설의 세계적 유행」, 「현문단과 탐정소설」 등 탐정소설 관련 평론을 발표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옮긴이
김효순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한국일본학회 산하 일본문학회 회장. 고려대학교와 쓰쿠바대학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학을 연구하였고, 현재는 식민지시기에 일본어로 번역된 조선의 문예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에밀레종’ 전설의 일본어 번역과 식민지시기 희곡의 정치성-함세덕의 희곡 「어밀레종」을 중심으로-」(『일본언어문화』제36호, 2016.10) 등이 있고, 역서에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문학동네, 2008),『재조일본인 여급소설』(역락, 2015), 『재조일본인이 그린 개화기 조선의 풍경:『한반도』문예물 번역집』(역락, 2016),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민음사, 2018), 편저서에 『동아시아의 일본어문학과 문화의 번역, 번역의 문화』(역락, 201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