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을 어떻게 읽었을까?
대다수 성경 해석자가 알지 못했던 로마 제국의 텍스트, 읽기 방식, 문해력에 관한 역사적 탐구
“이 책은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이 공동체가 속해 있던 로마 시대 문화 환경에서 텍스트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한다.” -래리 허타도
예수 전승 형성과 전달에 관한 연구에 새로운 전망을 열어 주는 책이다. 예수 전승에 관한 논의는 구술 실연, 이야기 들려주기, 사회 기억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았다. 글로 기록된 텍스트를 공동으로 읽은 것은 기원후 2세기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전제 때문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아직도 기독교 전승이 대체로 통제받지 않았으며 자주 왜곡되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1세기에 이미 공동 읽기 관습이 존재했고 널리 퍼져 있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를 철저히 조사하여 그런 전제를 뒤집어엎는다. 저자는 대다수 성서학자가 알지 못했던 로마 제국의 텍스트, 읽기, 문헌의 중요한 여러 측면을 밝히는 건 물론이고, 그동안 학자들이 많이 논의해 온 주제, 곧 초기 기독교에서 구술과 텍스트가 갖는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그 시대 청중이 공동 읽기가 벌어지는 자리에서 거듭 낭독되는 기록 텍스트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당시 사람들의 문해력이 높았고, 텍스트의 활용도도 높았으며, 텍스트 자체도 안정되어 있었다는 걸 증명한다.
예수 전승 전달에 공동 읽기라는 새 통제 전략이 등장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자들은 초창기 예수 운동 전승 전달에 어떤 “전승의 질 통제”가 틀림없이 있었으리라는 데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동안 학자들이 주장한 통제 수단들은 다양하다. 리처드 보컴은 ‘목격자’가 기독교 전승을 통제했다고 말한다. 제임스 던은 ‘공동체가 공유하는 기억’, 케네스 베일리는 ‘암기’, 앨런 밀러드는 ‘기록’이라고 말한다. 그 외 여러 통제 수단이 소개되었고, 이 모든 통제 수단은 각자 나름의 위치를 갖고 있지만, 학자들이 분명히 제시한 적도 없고, 학계의 충분한 조사와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은 통제 수단이 바로 ‘공동 읽기’다. ‘공동 읽기’란 사람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어떤 텍스트를 함께 읽거나, 혹은 어떤 이가 읽고 다른 이는 이를 들으면서, 그 텍스트 내용을 함께 알아 가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풍부한 1차 자료를 인용하면서, 꼼꼼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으로 기원후 1세기에 이 공동 읽기 사건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증명한다.
초기 기독교의 배경이었던 그리스-로마 세계의 공동 읽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에픽테토스, 스트라본, 오비디우스, 세네카가 기록한 고대 세계의 읽기 문화
『1세기 그리스도인의 공동 읽기』는 5장 전체를 할애해 초기 기독교의 배경이었던 그리스-로마 세계의 읽기 문화를 파헤친다. 에픽테토스, 스트라본, 오비디우스, 마르티알리스, 세네카뿐만 아니라, 유대 작가인 필론, 요세푸스 등을 포함한 스무 명의 저명한 고대 작가들의 작품이 보여 주는 기록들은 그 시대의 지배적인 읽기 문화가 바로 공동 읽기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뿐 아니라, 공동 읽기 사건을 경험한 지역이 넓게 퍼져 있었으며, 이런 사건이 우연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체계 있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 준다. 전승의 질을 통제하던 다양한 방법도 밝혔는데, 가령 스트라본이 공동체 앞에서 그들의 작품을 낭송하는 시인들 가운데 존재하는 텍스트의 차이를 강조하고 비판한 일, 그리고 대 세네카가 손님들에게 사람들 앞에서 낭독되는 글을 비판의 시선으로 검토하고 논해 보라고 권유한 일이 그런 예다. 이런 작품 저작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당시 많은 저자의 기본적 기대였으며, 이런 활동이 줄어들거나 멈췄음을 보여 주는 지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신약성경이 그려 낸 1세기 읽기 문화
“우리가 초기 기독교의 텍스트성, 책 문화, 텍스트 보존에 관하여 생각하는 것 가운데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다.”
초기 기독교는 자신이 나온 모체인 유대인 공동체의 읽기 관습은 물론, 그보다 큰 문화 환경인 로마 시대의 문화 환경 속에 존재했던 읽기 관습을 반영했다. 신약성경의 기록은 1세기 공동 읽기 사건을 이해할 역사의 틀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이런 공동 읽기 사건이 지리상 넓은 지역에 걸쳐 두루 퍼져 있었음을 보여 준다. 저자는 지리와 문화 면에서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로마 제국 내부의 몇몇 곳을 찾아내 이를 각각 한 범주로 묶었으며, 이를 통해 각 곳에서 살펴본 개별 기록들에서 전체를 포괄할 만한 결론을 끌어냈다. 제시된 많은 성경 본문들은 공동 읽기가 문헌 전승의 질을 통제하는 역할도 수행했음을 증명해 준다.
그동안 우리는 1세기에 있었던 공동 읽기 사건을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결국 기독교가 등장했던 그리스-로마의 사회-역사 맥락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빈약해지고 말았다. 저자는 단순히 기원후 2세기에 그 이전의 전통을 모방한 관습이 존재했었다고 추정하는 차원을 넘어, 이미 기원후 1세기에 공동 읽기 사건이 넓은 지역에 걸쳐 두루 퍼진 관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논증한다. 다시 말해, 공동 읽기 사건은 기원후 1세기 로마 제국에 널리 퍼져 있던 현상이었다. 이런 사건들을 심도 있게 조사해 본다면, 고대 읽기 관습 및 문헌 전승의 질을 통제했던 여러 유형의 방법에 관한 이해도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며, 그 시대에 기독교 전승을 통제하고 형성했던 방법도 더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독자
초기 기독교 역사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
그리스-로마 사회와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읽기 문화가 궁금한 독자
기독교 전승이 왜곡된 채 이어졌다고 생각하는 독자
신약 전승 전달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고 싶어 하는 신학생과 목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