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Who Knew How (착오 살인)<1932>
Dorothy L. Sayer (도로시 세이어즈)<1893~1957>
흔히들 도로시 세이어즈를 아가사 크리스티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두 뛰어난 작가는 동시대의 여성작가라는 것 이외는 사실 비슷한 점이 많지 않고 세이어즈는 좀더 realistic하고 E.C. Bentley나 Austin Freeman에 가깝다고 할 수 있고 심지어는 과학적인 측면 조차도 있다. 또한 장편은 별개로 하더라도 크리스티의 단편은 세이어즈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지거나 가볍게 느껴진다.
세이어즈에게는 추리소설을 문학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찬사도 있기는 하지만 (챈들러와 해밋에게도 비슷한 평을 하는 평론가들도 있기는 하다)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자칫 싸구려 장르의 한 부분으로 남을 뻔한 추리소설에 최소한 문학적 요소를 가미했던 작가들임은 틀림없다.
이 단편은 완전범죄의 방법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사나이의 블랙 코메디 같은 이야기인데 세이어즈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character들을 효과적으로 묘사하며 밀도 있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여러 면에서 해밋의 소설 중에 이례적인 소설이고, 하드 보일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전혀 해밋 답지 않은 소설이다.
스케일 면에서도 섬 전체를 털거나(쿠피그널의 약탈: GUTTING OF COUFFIGNAL), 도시전체를 말아먹는(악몽의 도시: NIGHTMARE TOWN) 것과는 딴판이다. 대부분의 해밋의 이야기 배경이 샌프란시스코인데 이 단편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마지막에 재미있는 극적 반전을 도입한 소품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이자 저술가이며 번역가 그리고 신학자이다. 도로시 L. 세이어즈는 목사이자 교구 성당 학교의 교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학구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1912년 옥스퍼드 대학교에 입학, 현대 언어와 중세 문학을 공부하였고 1920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녀는 당시 옥스퍼드의 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여성이었다. 도로시 L. 세이어즈는 대학 졸업 후 교사 등을 거쳐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1923년 첫 소설 《시체는 누구?》를 발표하였다. 그녀의 페르소나 피터 윔지 경이 탐정으로 등장하는 첫 작품으로, 이 시리즈는 장·단편을 비롯해 마지막 작품 《In the Teeth of The Evidence》까지 향후 15년 동안이나 계속된다. 피터 윔지 경 시리즈는 추리소설의 황금기(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사이의 기간)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훗날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며, 그녀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견줄 만한 명성을 얻게 된다.
죽기 직전까지 추리소설은 물론 시, 희곡, 문학 비평, 번역,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실로 넓은 영역에서 저술 활동을 하였고, C. S. 루이스와 J. R. R. 톨킨, T. S. 엘리엇 등 당대 대표 작가들과 친분을 쌓았으며 1929년에는 G. K. 체스터튼, 애거서 크리스티, 로널드 녹스 등과 더불어 영국 탐정소설 작가 클럽을 결성하기도 했다. 《The devil to Pay》《He That Should Come》과 같은 종교 희곡과 《Begin Here》 같은 기독교 에세이를 틈틈이 써오던 도로시 L. 세이어즈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오직 기독교 연구에 매진하였는데, 그녀가 말년에 영역한 단테의 《신곡》은 현재까지도 탁월한 학문적 성취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