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 최후의 장편소설 : 작가 메리 셸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하면 현재까지도 SF의 고전으로 널리 읽히는 충격적인 데뷔작 프랑켄슈타인 : 혹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1818)를 떠올리실 것입니다만, 8년 후 출간한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by Mary Wollstonecraft Shelley)(1826) 또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1826년 영국 런던과 파리에서 출간되었으며, 1833년에는 미국에서 해적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의 호평이 무색하게, 최후의 인간은 평론가들의 혹평을 면치 못하고 메리 셸리의 잊혀진 장편소설로 남았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Poetry and its creations, philosophy and its researches and classifications, alike awoke the sleeping ideas in my mind, and gave me new ones.” “시와 그 창작물, 철학, 그리고 그 연구 및 분류는 모두 제 마음 속의 잠자는 생각을 깨웠고, 제게 새로운 생각을 주었습니다.”
메리 셸리 자전적 소설(Biographical elements) :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by Mary Wollstonecraft Shelley)(1826)은 작가 본인은 물론 작가의 남편과 절친한 시인 바이런 경에서 착안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자전적인 소설(Biographical elements)인 동시에 인류의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공상을 담은 아포칼립스 SF 소설(an apocalyptic, dystopian science fiction novel)입니다. 메리의 시아버지 티모시 쉘리 경(Sir Timothy Shelley)은 그녀가 남편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가 평생 집필한 시를 모아 출간하는 것은 허락했으나, 남편에 대한 전기 출판은 금지했기 때문에, 이 작품은 그녀가 작가로써 남편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등장인물인 영국 왕의 아들 아드리안(Adrian, Earl of Windsor)이 낙원을 찾아 항해하던 중 폭풍으로 인하여 침몰해 사망하는 것은 남편이 실제로 항해 중에 익사한 것과 흡사합니다. 제6대 바이런 남작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6th Baron Byron, FRS, 1790~1824)을 모델로 한 레이몬드 경(Lord Raymond) 또한 평생 영국 밖에서 떠돌며 방랑한 낭만주의자 시인의 삶과 닮은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바이런 경은 실제로 그리스 독립 전쟁(1821~1829)에서 사망하였습니다.
“Her countenance was all expression; her eyes were not dark but impenetrably deep; you seemed to discover space after space in their intellectual glance.” “그녀의 표정은 온통 표정이었습니다; 그녀의 눈은 어둡지는 않았지만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지적 눈초리에서 공간을 하나씩 발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2073년부터 2100년까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 :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by Mary Wollstonecraft Shelley)(1826)은 작가가 1818년 이탈리아 나폴리의 시빌 동굴(Sibyl's cave)에서 발견한 예언서를 발견했다고 밝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후의 내용은 발견자인 작가가 2073년부터 2100년까지, 삼십 여년에 걸친 쿠마에 무녀(Cumaean Sibyl)의 이야기를 남자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것입니다. 주인공 리오넬 버니(Lionel Verney)는 아버지는 영국 왕의 절친임에도 불구하고 여동생과 함께 부모 없이 극도로 빈곤한 환경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이후 영국 왕의 아들 아드리안(Adrian, Earl of Windsor), 그리스에서 터키와 맞서 싸운 전쟁 영웅 레이몬드 경(Lord Raymond)과 교류하며 시대의 격변에 휩쓸립니다. 전쟁에 이은 전염병의 대규모 발발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진 시대... 그들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낙원을 찾아 영국을 떠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를 거쳐 그리스로 떠납니다. 성공을 기약할 수 없는 장구한 여정에서 모든 일행이 숨을 거두었고, 리오넬 버니만이 개와 함께 살아남습니다. 책 제목은 바로 ‘인류 최후의 순간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을 은유하며, 그가 2100년까지 남긴 기록이 서두에서 작가가 발견한 쿠마에 무녀(Cumaean Sibyl)의 예언서입니다. 메리 셸리는 소설에서 인류는 동식물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나, 오직 인간만을 죽음으로 이끄는 전염병(the plague)으로 멸종할 것이라 예견하였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확진자 1.8억 명, 사망자 사백만 명을 돌파한 2021년이기에 더더욱 소름끼치는 전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I spread the whole earth out as a map before me. On no one spot of its surface could I put my finger and say, here is safety.” “저는 지구 전체를 지도처럼 펼쳐놓았습니다. 그 어떤 표면에서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여기 안전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디스토피아 소설(a dystopian novel)의 효시 : 인류의 비극적인 미래를 다룬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by Mary Wollstonecraft Shelley)(1826)은 이후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1932), 조지 오웰의 1984(Nineteen Eighty-Four)(1949) 등으로 이어지며 디스토피아 소설(a dystopian novel)이란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멋진 신세계나 1984가 절대 권력에 지배받는 민중들의 억압과 이에 대한 저항을 그렸다면, 메리 셸리의 작품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인 색채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Let us live for each other and for happiness; let us seek peace in our dear home, near the inland murmur of streams, and the gracious waving of trees, the beauteous vesture of earth, and sublime pageantry of the skies. Let us leave 'life,' that we may live.” “서로 그리고 행복을 위해 살자. 사랑하는 집, 내륙의 시냇물 근방, 우아한 물결, 아름다운 땅의 숲, 그리고 하늘의 웅장한 아름다움 속에서 평화를 찾자.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삶'을 떠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