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The Man by Bram Stoker)(1905)는 고딕 소설의 거장 브램 스토커가 공포와 로맨스를 버무린 고딕 소설로, 1905년 영국 빅토리아 시대(1837~1901)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그 남자(The Man)란 제목은 어빙 윌리스의 소설(1964)이나 레이먼드 브릭스의 그래픽 노블(1992)과 같습니다만 상호간에 무관합니다. 고딕 소설 특유의 어두컴컴한 이미지 – 묘지, 묘비,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등장인물들의 죽음 등이 폭풍처럼 휘몰아치지만 놀랍게도 남녀주인공의 로맨스(romance)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묘사됩니다. 또한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 문학계를 강타한 신여성(New Woman) 캐릭터로 남자의 이름을 가지고, 남자처럼 사랑받은 스티븐이 등장합니다. 자신이 호감을 가진 남자에게 비록 거절당하지만, 프러포즈할 정도로 적극적인 여성이지요!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노먼스테드(Normanstead)의 영주 스콰이어 스티븐 노먼(Squire Stephen Norman)은 오랫동안 독신을 즐겼으나, 늦게나마 자신의 재산을 상속할 아들을 위해 이웃마을의 지주 로울리(Rowly)의 여동생 마가렛(Margaret Rowly)과 결혼식을 치룹니다. 그의 아들에 대한 욕심에 시달린 마가렛은 출산 직후 숨을 거두면서도 자신의 딸을 위한 유언을 남깁니다. 노먼은 마가렛의 유언에 따라 딸에게 스티븐(Stephen)이라 짓고, 자신이 아들을 사랑한 것처럼 딸도 사랑할 것이라고 맹세합니다.
‘And oh, my dear, you will not grieve that she is not a son to carry on your name?’ And then a sudden light came into her eyes; and there was exultation in her weak voice as she said: '그리고 오, 내 사랑, 그녀가 이름을 이어받을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슬퍼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눈에 빛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을 때 그녀의 약한 목소리에는 환희가 있었습니다.
노먼과 래티티아(Laetitia Rowly)의 보살핌을 받으며, 아들처럼 길러진 스티븐은 동네에서 소문난 말괄량이로 성장합니다. 노먼의 친구 울프(Dr. Wolf)는 스티븐에게 자신의 11살짜리 아들 해롤드(Harold)를 소개하고 그들은 절친한 친구가 됩니다. 울프 또한 불과 2년 후 급작스럽게 폐렴으로 사망하게 되자, 노먼이 해롤드를 거두어 자식처럼 키웁니다. 절친과 함께 살게 된 스티븐은 한층 더 대담해집니다! 해롤드와 함께 동네를 쏘다니던 중에 스티븐 교회(St. Stephen)의 묘지에서 문이 열린 지하실을 발견합니다. 스티븐은 또 다른 친구 레오나드(Leonard Everard)와 함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데……. 자신의 어머니 무덤을 발견한 그녀는 너무나도 어린 어머니의 죽음에 큰 충격에 빠지고 맙니다.
‘Oh, Harold! It was too awful. I never thought, never for a moment, that my poor dear mother was buried in the crypt. And when I went to look at the name on the coffin that was nearest to where I was, I knocked away the dust, and then I saw her name: “Margaret Norman, aetat 22.” I couldn’t bear it. She was only a girl herself, only just twice my age—lying there in that terrible dark place with all the thick dust and the spiders’ webs. Oh, Harold, Harold! How shall I ever bear to think of her lying there, and that I shall never see her dear face? Never! Never!
해롤드는 의식을 잃은 스티븐을 발견하고 그녀를 구조하지만, 레오나드의 거짓말로 인해 자신을 구한 이가 해롤드가 아닌 레오나드라고 착각, 이후 그에 대한 호감을 품게 됩니다. 이로써 세 사람의 친구이면서도 연적인 기묘한 삼각관계가 시작되지요!! 한편 해롤드는 대학에 진학,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노먼은 파에톤 사고(a phaeton accident)로 인해 죽어가면서도 – 자신의 딸 스티븐을 돌보고,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할 것을 당부합니다.
‘And Harold—bend down—I must whisper! If it should be that in time you and Stephen should find that there is another affection between you, remember that I sanction it—with my dying breath. But give her time! I trust that to you! She is young, and the world is all before her. Let her choose . . . and be loyal to her if it is another! It may be a hard task, but I trust you, Harold. God bless you, my other son!’ He rose slightly and listened. Harold’s heart leaped. The swift hoof-strokes of a galloping horse were heard . . . The father spoke joyously:
한편 아버지의 뜻과 달리 레오나드를 연모하게 된 스티븐은 그에게 여성으로써 매우 이례적으로!! 프러포즈하지만 거절당하고 맙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하고, 가지고 싶은 것은 쟁취했던 스티븐에게 그의 거절은 매우 치욕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스티븐을 연모한 해롤드는 그녀의 청혼을 선뜻 이해할 수 없었고, 레오나드의 태도에 더욱 분개합니다. 전모를 알게 된 이후 해롤드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청혼해보지만……. 그러나, 해롤드의 기대와 달리 스티븐은 자신의 청혼에 대해 해롤드가 상세히 알고 있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낍니다. 스티븐은 자신의 청혼이 거절당하자마자, 자신에게 청혼한 해롤드를 이해할 수 없었죠……. 이제 스티븐, 해롤드, 레오나드의 관계는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Because, Stephen, I wanted to ask you to be my wife! Oh! Stephen, don’t you know that I love you? Ever since you were a little girl! When you were a little girl and I a big boy I loved you. I have loved you ever since with all my heart, and soul, and strength. Without you the world is a blank to me! For you and your happiness I would do anything—anything!’
스티븐과 갈등을 빚은 해롤드는 집을 떠나 뉴욕행 배에 올라탑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버리고 존 로빈슨(John Robinson)이란 새로운 이름과 신분으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스티븐이 없는 세상에서 그의 운명은 과연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해롤드, 아니 존 로빈슨은 항해 중에 우연찮게 6살짜리 소녀 펄 스톤하우스(Pearl Stonehouse)를 구조하는데……. 비록 스톤하우스의 일자리 제안을 거절했지만, 그들 가문과 좋은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 남자(The Man)는 펄이 자신을 구해준 존 로빈슨의 이름을 몰라 지칭할 때 쓴 표현입니다.
한편 스티븐은 먼 친척 Lannoy 백작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런던 맨션과 직위를 물려받게 됩니다. 낯선 Lannoy에서의 외딴 생활은 그녀에게 사랑의 아픔을 잊기에 오히려 좋은 조건 이였죠. 수년 후……. 다시 한 번 그녀를 만나기 위해 떠난 해롤드는 선박 사고에 휘말렸고, 배가 좌초되고 맙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과 해양경비대의 열성적인 도움으로 해롤드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스티븐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으면서도 위급한 처지의 그를 (이번에는 자신이) 구조해 집으로 데려와 보살핍니다.
해롤드는 충격 탓인지 시력이 마비되어 앞을 보지 못합니다. 그 와중에도 스티븐에 대한 걱정을 멈추지 못하였는데……. 그녀에게 행여나 피해를 줄 것을 염려한 해롤드는 몰래 탈출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 침묵의 시간이 스티븐과 해롤드에게 결코 해롭지는 않았습니다. 뒤늦게 붕대를 제거한 해롤드가 바로 자신에게 청혼한 그 해롤드라는 것을 깨달은 스티븐은 충격에 기절하고야 마는데...?! 해롤드 또한 그녀가 의식을 잃자 눈에서 붕대를 뜯어냈고, 눈이 보이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시력을 되찾은 스티븐과 해롤드는 과연 지난 아픔을 딛고 일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For a while she stood at the edge of the cliff, and looked at the turmoil of the tide churning on the rocks below. Her heart went out in a great burst of thankfulness that it was her hand which had been privileged to aid in rescuing so dear a life. Then she looked around her. Ostensibly it was to survey the ruined house; but in reality to search, even then under her lashes, the whole green expanse sloping up to the windmill for some moving figure. She saw that which made her throat swell and her ears to hear celestial music. But she would not allow herself to think, of that at all events. She was all woman now; all-patient, and all-submissive. She waited the man; and the man was c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