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영어고전(English Classics) 독자 여러분! 오늘은 창작동화의 개척자(Pioneer of Creative Fairy Tales)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 C. Andersen, 1805~1875)의 작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동화집 18편 1835(Andersen's Fairy Tales by H. C. Andersen)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안데르센은 소설을 시작으로 희곡, 시, 여행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왕성하게 발표한 다작작가(A Prolific Writer)입니다만, 그의 대표작은 156편에 달하는 창작동화일 것입니다. 안데르센의 창작동화 156편은 최소 1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에게 읽히고 있으며, 단순한 동화를 넘어서 아동 문학의 일부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 안데르센의 해(Andersen Year, 2005)를 맞아 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정독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성인이 된 독자 여러분에게도 어린 시절 동심을 일깨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 1,999선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 1835년 출간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동화집 18편 1835(Andersen's Fairy Tales by H. C. Andersen)에는 18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동화집과 중첩되는 작품이 적지 않으나, 그림자(The Shadow, 1847)나 엘더부쉬(The Elderbush, 1844)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작품은 어린이용 동화라고 하기에는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는 단편이니만큼 안데르센 동화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실 수 있는 작품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 돼지치기 왕자(The Swineherd, 1841) : 왕자가 허름한 옷을 입고, 돼지를 돌보는 천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는 왕자일까요, 아니면 돼지치기일까요? 가난한 왕자가 선물한 향기뿜뿜 장미나무와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나이팅게일은 거절했지만,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마법의 주방냄비를 갖고 싶어 돼지치기에게 백번의 키스를 약속한 공주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경고합니다. 동화 속 왕자와 공주는 반드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산다는 당신의 선입견은 안데르센에 의해 무참히 깨질 것입니다!!
▶ “Thou would'st not have an honorable Prince! Thou could'st not prize the rose and the nightingale, but thou wast ready to kiss the swineherd for the sake of a trumpery plaything. Thou art rightly served.” ▷ “당신에게는 명예로운 왕자가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장미와 나이팅게일을 소중히 여길 수는 없었지만, 화려한 장난감을 위해 돼지치기에게 뽀뽀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신은 정당하게 섬김을 받았습니다.”
▶ 공주와 완두콩(The Real Princess, 1835) : 진짜 공주(The Real Princess)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안데르센은 진짜 공주라면 반드시 섬세함(Wasn't this a lady of real delicacy?)을 갖춰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얼마나 섬세해야할까요? 완두콩 3알을 침대에 올린 후 그 위에 20개의 매트리스와 20개의 깃털 침대를 깐 후 잠을 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불편한 것을 느꼈다면? 당신은 공주입니다. 이번 겨울엔 왕자님에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물해 드려야겠어요!
▶ Princesses he found in plenty; but whether they were real Princesses it was impossible for him to decide, for now one thing, now another, seemed to him not quite right about the ladies. At last he returned to his palace quite cast down, because he wished so much to have a real Princess for his wife. ▷ 그는 공주들을 많이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진짜 공주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그 여인들에 대해 한 가지, 또 다른 것이 전혀 옳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아내를 위해 진짜 공주를 갖기를 그토록 원했기 때문에 완전히 낙담한 채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 그림자(The Shadow, 1847) : 인간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존재! 그림자를 소재로 한 작품은 프랑스 출신의 독일 시인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Adelbert von Chamisso, 1781~1838)의 피터 슐레밀의 기묘한 이야기(Peter Schlemihls wundersame Geschichte, 1814),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의 어부와 그의 영혼(The Fisherman and His Soul, 1891),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Haruki Murakami, 1949~)의 15번째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街とその不確かな壁, 2023) 등이 있습니다. 안데르센은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그림자가, 어느덧 늙고 병든 자기 자신을 그림자로 삼으려 한다면?
▶ “I have lived to see the most cruel thing that anyone can live to see!” said the shadow. “Only imagine—yes, it is true, such a poor shadow-skull cannot bear much—only think, my shadow has become mad; he thinks that he is a man, and that I—now only think—that I am his shadow!” ▷ “나는 누군가가 볼 수 있는 가장 잔인한 것을 보기 위해 살아왔어!" 그림자가 말했다. "그냥 상상해 봐. 맞아, 사실, 그런 불쌍한 그림자 두개골은 많은 것을 견딜 수 없어. 생각해 봐. 내 그림자가 미쳤어. 그는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지금 생각만 해. 내가 그의 그림자라고!”
▶ 빨간 구두(The Red Shoes, 1845) : 중세유럽의 동화 중에는 지나치게 잔인해서 도저히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 없는 잔혹동화가 여럿 있는데요, ‘빨간 구두’가 대표적입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공포영화 분홍신(粉紅신, 2005), 아이유 정규 3집의 타이틀곡 분홍신(2013), 사이코지만 괜찮아(Psycho but It's Okay, 2020) 제2화 빨간 구두 아가씨 등으로 우리 곁에서 꾸준히 재창작되고 있어 더욱 친숙한 안데르센 작품이죠! 덴마크의 구전설화(De røde sko)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나, 안데르센이 다듬은 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안데르센은 장례식장에 빨간 구두를 신고 가는 부잣집 철부지 입양녀의 이름을 자신이 싫어하는 이복 자매 카렌 마리 앤더슨(Karen Marie Andersen, 1848~1906)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카렌은 구두장이 아버지가 정성껏 만들어준 신발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불평하였는데, 이에 분노한 아버지가 그녀의 앞에서 신발을 잘라버렸다는……. 아버지 성격도 보통이 아니었지만, 안데르센의 복수심도 놀랍네요. 덕분에 그녀는 전 세계의 아이들에게 영원히 빨간 구두를 신고 춤추는 소녀로 기억되게 되었습니다.
▶ "Dance you shall," said he, "dance in your red shoes till you are pale and cold, till your skin shrivels up and you are a skeleton! Dance you shall, from door to door, and where proud and wicked children live you shall knock, so that they may hear you and fear you! Dance you shall, dance—!” ▷ "춤추어라," 그가 말했다, "붉은 구두를 신고 창백하고 차가워질 때까지, 피부가 시들어지고 해골이 될 때까지 춤추어라! 춤추어라, 집집마다, 거만하고 사악한 아이들이 사는 곳에는 두드려서 그들이 너의 말을 듣고 두려워하게 하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