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독자 여러분! 오늘은 칠레(Chile)의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로 워킹투어를 떠나보겠습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칠레 여행자에게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을 방문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로만 알려진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알미란테 몬트 만(Golfo Almirante Montt)을 배경으로, 만년설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푸에르토 나탈레스 보행자 산책로(Paseo peatonal Puerto Natales)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소도시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라도 약 4km에 달하는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바람의 기념비(Monumento al viento), 푸에르토 나탈레스 선착장(Puerto Natales Dock), 뮤엘 브라운 & 블랜차드(Muelle Braun & Blanchard), 라 마노(La Mano), 밀로돈 기념비(Monument Of Milodon) 등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하이라이트를 간편하게 만나실 수 있답니다. 테마여행신문 Theme Travel News TTN Korea ⓒ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푸에르토 나탈레스 워킹투어(Puerto Natales Walking Tour) : 남미 최남단 칠레 파타고니아의 끝자락에서 피오르드 사이를 가로지르는 채널 위에 자리한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는 토레스 델 파이네(Parque Nacional Torres del Paine)로 향하는 모든 여행자의 출발점이자, 옛 양모 수출항의 풍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소도시입니다. 잔잔한 세뇨렛(Señoret) 만과 우뚝 솟은 안데스 산맥이 교차하는 드라마틱한 풍광은 한국 독자들도 단숨에 파타고니아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 칠레의 마테(Mate) 문화, 온세(Once)를 아시나요? : ▷ 마테는 남미 원주민인 과라니족(Guaraní)이 기원전 3000년경부터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통 음료입니다. 과라니어로 'ka'ay'(허브와 물)라고 불리는 이 음료는 일렉스 파라구아리엔시스(Ilex paraguariensis) 나무의 잎을 우려낸 것으로,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남미에 도착한 후 식민지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 칠레의 마테 문화를 이해하려면 먼저 '온세(Once)'라는 독특한 식사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온세는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에 즐기는 칠레의 전통적인 차 시간으로, 1800년대 영국 상인들이 칠레에 정착하면서 전해진 '일레븐지스(Elevenses)' 전통에서 유래되었습니다. ▷ '온세'라는 이름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가장 유력한 설은 19세기 초석 광산 노동자들이 일과 후 '아구아르디엔테(aguardiente)'라는 독한 술을 마시면서 이를 숨기기 위해 11글자인 이 단어를 '온세(11)'로 줄여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칠레에서 마테는 이러한 온세 시간에 전통적인 영국식 차나 커피와 함께, 또는 그 대신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 레이디 플로렌스 딕시 호텔(Hotel Lady Florence Dixie) feat. 레이디 플로렌스 딕시(Lady Florence Dixie, 1855~1905) : 스코틀랜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한 여성이 19세기 말 남성들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파타고니아 오지로 말을 타고 들어가 웅장한 화강암 탑을 발견하고 '클레오파트라의 바늘(Cleopatra's Needles)'이라 명명했습니다. 그녀가 바로 레이디 플로렌스 딕시(Lady Florence Dixie, 1855~1905)입니다. 지금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Torres del Paine National Park)의 상징적인 세 개 화강암 탑을 최초로 발견하고 기록한 유럽인이었습니다.
▶ 파타고니아 겨울 식탁의 별미, 칠레 명물 말린 홍합(Dried Mussels) : ▷ 칠레 남부 비가 잦은 겨울, 가정마다 굴뚝 가마 난로 불길에 매달아 말린 홍합(콜골가스 세카스, “Cholgas Secas”)이 식탁을 지킵니다. 전기가 귀하던 과거 냉장고 대신, 바닷가 산림의 땔감 열기로 홍합을 건조해 보관하던 전통은 지금도 남부 농어촌에서 이어져 옵니다. ▷ 건조 전 홍합은 신선한 바닷물에 담가 모래와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한 뒤, 끈에 꿰어 ‘살타(sarta)’ 형태로 만듭니다. 수일간 쌓이는 연기와 열기 속에서 껍데기는 단단히 말라붙고 내부 육질은 수분이 빠져 맛과 향이 농축됩니다. 이렇게 말린 홍합은 보관 기간이 수개월에 달해, 계절이 바뀐 뒤에도 별미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카페 다윈 푸에르토 나탈레스(Café Darwin Puerto Natales) feat. 찰스 다윈(Charles Darwin, FRS, 1809~1882) : ▷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은 HMS 비글(Beagle)을 타고 1831년 12월 영국을 출발해 1836년 10월 복귀할 때까지 남미를 탐험했습니다. 그중 칠레(Cile)는 1832년 말부터 1835년까지 다윈이 직접 육지 조사를 수행한 핵심 무대입니다. 이 여정은 그가 생물과 지질학적 관찰을 통해 생명 기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다윈은 1832년 말 티에라델푸에고(Tierra del Fuego) 해안에 첫발을 디뎠고, 코피아포(Copiapó)에 이르기까지 칠레 전역을 횡단했습니다. 산티아고(Santiago)를 거쳐 안데스 산맥(Andes)의 고산 지대를 탐사하며, 해수층에서 화석을 채집해 바닷가였음을 증명했습니다. 이 경험은 ‘지층 상승’ 개념을 확신하게 한 중요한 과학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 다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칠레 남단 티에라델푸에고에 위치한 코르디예라 다윈(Cordillera Darwin)과 몬테 다윈(Monte Darwin), 그리고 비글 해협(Beagle Channel) 인근의 다윈 사운드(Darwin Sound)가 명명되었습니다.
▶ 해안과 설산이 어우러진 3km, 푸에르토 나탈레스 보행자 산책로(Paseo peatonal Puerto Natales) : 남미 최남단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의 히말라야 못지않은 설산과 잔잔한 물빛을 한눈에 담으려면, 시내를 관통하는 3킬로미터 남짓의 코스타네라(Costanera)를 걸어야 합니다. 이 산책로는 도시 북쪽의 루타 9번 도로 환승로에서 시작해 페드로 몬트(Bulnes 300) 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어집니다.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벤치에 앉으면, 발 아래 흐르는 세뇨레트(Seno Señoret) 만 너머로 보이는 발마세다(Balmaceda), 모초(Mocho), 테네리페(Tenerife), 발레나(Ballena), 베니테즈(Benítez) 등 5개 고봉이 겨울에는 눈 덮인 파노라마를 선사합니다.
▶ 파타고니아 바닷바람을 형상화하다, 바람의 기념비(Monumento al viento) : ▷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의 해안 산책로, 플라자 데 로스 비엔토스(Plaza de los Vientos) 한복판에서는 늘 거센 바람이 만든 예술 작품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두 개의 인간 형상 조각이 마치 바람에 날리는 연(風箏)처럼 공중에 떠 있는 이곳이 바로 ‘몬우멘토 알 비엔토(Monumento al Viento)’입니다. ▷ 이 조각은 칠레 조각가 마르셀라 로마뇰리 에스피노사(Marcela Romagnoli Espinosa)가 설계하였으며, 푸에르토 나탈레스 건설 101주년을 기념해 2012년 6월에 공식 개막하였습니다. 두 개의 브론즈(청동) 인체형상은 각각 약 0.5톤의 무게를 지니며, 스틸(강철) 아치 구조물 위에 높이 9미터로 설치되어 파타고니아 바람의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 스페인 탐험가 후안 라드릴레로(Juan Ladrillero, 1505~1559) : ▷ 탐험가 후안 라드릴레로(Juan Ladrillero, 1505~1559)는 16세기 스페인 모게르(Moguer)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항해술과 천문·수학을 익혔습니다. 1535년 세바스티안 카보트(Sebastián Cabot)로부터 항해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중앙아메리카와 남미 해안을 누비며 해양 경험을 쌓았습니다. ▷ 1556년 칠레 총독 가르시아 우르타도 데 멘도사(García Hurtado de Mendoza)의 명을 받아, 1557년 11월 17일 발디비아(Valdivia)를 출발한 라드릴레로는 ‘산 루이스(San Luis)’호를 지휘하며 1558년 1월까지 칠레 남부 해안의 복잡한 만과 섬을 탐사했습니다.
▶ 이탈리아 탐험가 알베르토 데 아고스티니 기념비(Monumento Alberto De Agostini) :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 해안 산책로인 페드로 몬트 대로(Ave Pedro Montt 089) 한복판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조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칠레 탐험사에 한 획을 그은 이탈리아 출신 사제이자 탐험가 알베르토 마리아 데 아고스티니(Alberto María de Agostini, 1883~1960)를 기리는 기념비로, 차갑고 고요한 만과 설산을 배경 삼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인생샷! 엘 브라운 & 블랜차드(Muelle Braun & Blanchard) : 바다와 접한 목조 부두 ‘브라운 & 블랑샤르트(Muelle Braun & Blanchard)’는 20세기 초 어업과 목재 운송의 중심지였습니다. 4킬로미터 해안 산책로 ‘코스타네라(Costanera)’와 연계해 산책 코스로 추천되며, 사진 촬영과 여유로운 휴식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는 부식된 나무 기둥만 남아 있지만, 삼성각의 실루엣처럼 수면 위에 비친 모습은 사진가들의 단골 피사체죠.
▶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선사 시대 비밀, 밀로돈 기념비(Monument Of Milodon) : 눈부신 안데스 설산을 배경으로 해풍이 불어오는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의 북쪽 24킬로미터 지점에는 밀로돈 동굴 자연기념물(Cueva del Milodón Natural Monument)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거대한 선사 시대 초식동물 ‘밀로돈(Mylodon darwini)’의 뼈와 가죽이 처음 발견된 곳으로, 1895년 독일 탐험가 헤르만 에버하르트(Hermann Eberhard)가 동굴 입구에서 거대한 가죽 조각을 발견하면서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작은 순교자, 라우라 델 카르멘 비쿠냐 피노(Laura del Carmen Vicuña Pino, 1891~1904) : ▷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를 찾는 여행자들은 때로 파타고니아의 웅장한 풍광에 압도되지만,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린 소녀의 숭고한 희생이 깃든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우라 델 카르멘 비쿠냐 피노(Laura del Carmen Vicuña Pino, 1891~1904)는 칠레 산티아고(Santiago, Chile)에서 태어나 순교적 사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인물로, 남미를 넘어 전 세계 청소년 신앙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 라우라는 198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Pope John Paul II, 1920~2005)에 의해 학대 피해자 수호자이자 청소년 성인(聖人)의 모범으로 시복되었으며, 매년 1월 22일에 기념됩니다. 순수한 믿음과 가족 사랑으로 짧은 생을 바친 그녀의 이야기는, 푸에르토 나탈레스 인근 성지뿐 아니라 전 세계 가톨릭 신앙 공동체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