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독자 여러분! 오늘 일정은 볼리비아 라파즈를 출발해, 여객선을 타고 산 파블로 데 티키나(San Pablo de Tiquina)의 해협을 건넌 후 다시 티티카카 호수(Titicaca)를 낀 항구도시 코파카바나(Copacabana)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국경을 넘어 페루 푸노(Peru Puno)까지 달려가는 빡빡한 일정입니다. 새벽부터 출바알~! ▷ 라파즈의 거대한 분지를 벗어나 버스가 드넓은 알티플라노 고원으로 올라서자, 차창 밖 풍경은 순식간에 다른 행성에 온 듯 변합니다. 붉은 흙먼지 날리는 황량한 대지 위로 파란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저 멀리에는 라파즈의 영원한 수호신 네바도 데 일리마니(Nevado de Illimani)가 아련한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한참을 달려 지평선 끝에 거대한 푸른 잉크를 쏟아 부은 듯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마침내 '하늘의 호수' 티티카카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입니다. ▷ 오늘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티키나 해협(Estrecho de Tiquina)을 건너는 순간입니다. 이곳에서는 버스와 승객이 잠시 이별해야 하는데요, 거대한 버스는 통나무를 엮어 만든 듯한 아슬아슬한 바지선에 실려 물 위를 건너고, 승객들은 작은 여객선에 옮겨 타 10분 남짓한 해협을 가로지릅니다. ▷ 해협을 무사히 건너 버스와 다시 조우한 후, 호숫가를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더 달리면 항구도시 코파카바나에 도착합니다. 항구 주변은 크고 작은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국경을 넘어 페루 푸노로 향하기 전, 잠시나마 이 평화로운 항구 도시의 햇살을 만끽하며 송어 튀김(Trucha Frita)을 즐겨보자구요! 테마여행신문 Theme Travel News TTN Korea ⓒ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선박이 항해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티티카카 호수(Titicaca) : ▷ 페루(Peru) 서쪽과 볼리비아(Bolivia) 동쪽 국경을 가로지르는 티티카카 호수는 해발 3,812m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8,372km²로 남미에서 가장 넓은 담수호입니다. ‘선박이 항해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로 불리며, 안데스 고원(Altiplano)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고산 지형의 자연미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문화·역사적 의의 : 잉카(Inca) 신화에 따르면 창조신 비라코차(Viracocha)가 호수에서 태양과 인간을 창조했으며, 최초의 잉카 왕 맨코 카팍(Manco Cápac)과 마마 옥요(Mama Ocllo)가 이곳에서 내려왔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호수 바닥과 주변 섬에서 발굴된 고대 유적들은 이 지역이 안데스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음을 입증합니다.
▶ 산 파블로 데 티키나(San Pablo de Tiquina) 티키나 해협(Estrecho de Tiquina) : ▷ 해협을 건너는 방식은 매우 이색적입니다. 버스와 트럭 등 모든 차량은 나무로 만든 커다란 바지선에 실려 옮겨지고, 승객들은 별도의 작은 모터보트, 통통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사람과 차량이 분리되어 해협을 건너게 된 데에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1970년대, 버스가 바지선에서 호수로 추락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고 이후 안전을 위해 도입된 방식입니다. 이 독특한 도선 풍경은 여행자에게는 낯설고 흥미로운 경험이지만, 현지인에게는 일상의 한 부분입니다. ▷ 사람은 작은 여객선으로 먼저 이동합니다만, 그럼 관광버스는 어쩌죠?! : 주변을 둘러보니, 관광버스는 넓고 널찍한 바지선으로 옮기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해협의 거리는 단 800미터로, 단 10분이면 반대편으로 건너가실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쉴 틈이 없네요!
▶ 잉카 신화의 탄생지, 만코 카팍 기념비(Monumento MANCO KAPAC) : ▷ 잉카 제국의 신화가 시작된 곳, 볼리비아의 티티카카(Titicaca) 호숫가 마을 코파카바나(Copacabana)에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중요한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이는 잉카 제국의 전설적인 시조, 망코 카팍(Manco Cápac)의 기념비입니다. 그는 명확한 출생 및 사망 기록이 있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안데스 문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신화의 첫 장을 여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 잉카의 건국 신화에 따르면, 태양신 인티(Inti)는 자신의 아들 망코 카팍과 딸 마마 오클로(Mama Ocllo)를 티티카카 호수의 물 위로 보냈습니다. 태양신은 그들에게 문명을 세울 땅을 찾으라는 임무와 함께 황금 지팡이를 주며, 지팡이가 순순히 박히는 곳에 제국의 수도를 건설하라고 명했습니다. 이들의 여정 끝에 지팡이가 꽂힌 곳이 바로 페루에 위치한 잉카의 수도 쿠스코(Cusco)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망코 카팍 기념비가 페루가 아닌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에 세워진 이유는 바로 이 신화의 배경 때문입니다. 티티카카 호수는 볼리비아와 페루가 공유하는 국경이자, 잉카인들에게는 문명이 탄생한 성스러운 장소였습니다. 특히 호수 내 볼리비아 영토에 있는 ‘태양의 섬(Isla del Sol)’은 망코 카팍이 지상에 처음 나타난 구체적인 장소로 지목됩니다. 따라서 이 기념비는 신화의 현장에 세워진 가장 상징적인 표식인 셈입니다.
▶ 안데스의 영적 중심지, 코파카바나(Copacabana) : ▷ 많은 이들이 코파카바나(Copacabana)라는 이름을 들으면 브라질의 화려한 해변을 떠올리지만, 그 이름의 원조는 해발 3,841m 고도에 자리한 볼리비아의 작은 호수 마을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항해 가능한 호수, 티티카카(Titicaca)의 푸른 물결을 마주한 이 도시는 수 세기에 걸쳐 안데스 지역의 가장 중요한 영적 중심지 중 하나로 기능해왔습니다. 브라질의 유명 해변 역시 이 마을의 수호성인 이름에서 유래했을 만큼 그 명성이 높습니다. ▷ 도시의 중심에는 17세기에 지어진 코파카바나 대성당(Basilica of Our Lady of Copacabana)이 장엄하게 서 있습니다. 무어 양식(Mudéjar style)의 이 성당 안에는 볼리비아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는 ‘코파카바나의 성모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성모상은 1583년, 잉카 왕족의 후예이자 토착민 예술가였던 프란시스코 티토 유팡키(Francisco Tito Yupanqui, 약 1550~1616)가 조각한 작품으로, 스페인 가톨릭 신앙과 안데스 토착 문화가 융합된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귀중한 상징물입니다. ▷ 결론적으로 코파카바나는 고대 안데스인의 믿음, 잉카의 신화, 그리고 스페인의 가톨릭 신앙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독특한 도시입니다. 푸른 티티카카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곳의 다채로운 종교의식과 역사적 유산은 코파카바나를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 숨 쉬는 안데스의 영혼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기념비(Eduardo Avaroa Monument in San Pablo) : ▷ 아바로아 기념비는 볼리비아 남서부 티티카카 호수 연안의 관광도시 코파카바나(Copacabana)에 위치합니다. 해발 3 841 m 높이의 호숫가 산책로 바로 곁에 자리해 있어 방문객이 호수 전경을 배경으로 기념비를 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기념비 상단에는 앵커 모양의 흰색 구조물이 세워져 있고, 그 중앙 기둥 위에는 황동(브론즈) 재질의 흉상이 얹혀 있습니다. 흉상은 턱수염을 기른 채 정면을 응시하는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히달고(Eduardo Abaroa Hidalgo, 1839~1879)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했으며, 튼튼한 어깨와 단정한 옷차림이 특징입니다.
▶ 안데스 푸른 호수가 낳은 별미, 송어 튀김 '트루차 프리타' : ▷ 해발 3,812m,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거대한 호수 티티카카(Lake Titicaca). 볼리비아(Bolivia)와 페루(Peru) 국경에 걸친 이 신성한 호수는 잉카의 전설뿐만 아니라 특별한 미식 경험도 품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송어 튀김, '트루차 프리타(Trucha Frita)'입니다. 척박한 고산 지대에서 맛보는 이 담백하고 고소한 생선 요리는 티티카카 호수가 주는 뜻밖의 선물이자, 현지 주민들의 중요한 생계 수단입니다. ▷ 흥미롭게도 송어는 본래 티티카카 호수에 살던 토착 어종이 아닙니다. 이 요리의 주재료인 무지개송어(Oncorhynchus mykiss)는 1930년대 후반에서 1940년대 사이, 미국에서 들여와 방류된 외래종입니다. 당시 페루와 볼리비아 정부는 지역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고 어업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차가운 수온과 풍부한 먹이 등 송어의 생육 조건에 최적이었던 티티카카 호수에서 송어는 빠르게 번식했고, 이제는 현지 생태계의 일부이자 중요한 식재료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 두 나라를 잇는 문, 티티카카의 국경 아코 데 카사니(Arco de Kasani) : ▷ 볼리비아(Bolivia)의 코파카바나(Copacabana)를 떠나 페루(Peru)로 향하는 길, 여행자들은 티티카카 호수(Lake Titicaca)의 푸른 물결을 따라 달리다 보면 석조로 만든 거대한 아치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이 바로 볼리비아와 페루의 국경을 가르는 카사니(Kasani) 국경 검문소이며, 여행자들은 이 ‘아코 데 카사니(Arco de Kasani’를 통과하며 두 나라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이 아치는 단순한 국경 표시를 넘어, 잉카의 땅을 공유하는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관문입니다. ▷ 카사니 아치는 볼리비아와 페루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국경 시설의 일부입니다. 아치를 중심으로 볼리비아 측 출입국 관리소와 페루 측 출입국 관리소가 각각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버스에서 내려 볼리비아 출국 도장을 받고, 아치를 걸어서 통과한 뒤 페루 입국 도장을 받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짧은 도보 구간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실감 나게 하며, 많은 여행자에게 기념사진을 남기는 장소로 기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