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독자 여러분! 오늘은 남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엄선한 10곳의 문화유산(UNESCO World Cultural Heritage Sites)으로 떠나보겠습니다. 2024년 라틴 아메리카는 7,640만 명의 국제 관광객을 맞이했으며, 이 중 86%가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등 주요 6개국을 방문했습니다. 지구 반대편 거대한 남미 대륙에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은 인류의 걸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인류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해발 4,000미터 고원에서 꽃피운 티와나쿠 제국의 거석 건축물부터, 산과 바다 사이에 펼쳐진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풍경까지…… 태평양의 거센 파도가 칠레 해안을 때리고, 아마존의 푸른 정글이 하늘을 덮는 남미 구석구석에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문명들의 흔적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남미 대륙에 펼쳐진 10개의 특별한 UNESCO 세계문화유산을 통해, 인류 문명의 경이로운 발자취를 거닐어보시길. 테마여행신문 Theme Travel News TTN Korea ⓒ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신이 빚고 인간이 완성한 지상낙원! 리우데자네이루: 산과 바다 사이의 카리오카 풍경(Rio de Janeiro: Carioca Landscapes Between the Mountain and the Sea) :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상공에서 처음으로 도시를 마주하는 순간, 숨 막히는 풍경에 누구나 말을 잃게 됩니다. 짙푸른 대서양을 배경으로 솟아오른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들은 마치 대지의 거인들처럼 도시를 굽어보고, 그 가파른 경사면에는 녹음이 짙은 열대림이 끈질기게 매달려 있습니다. 산과 바다 사이의 좁은 충적 평야를 따라 유려한 곡선의 해변이 펼쳐지고, 그곳에는 인간이 빚어낸 거대한 도시가 자연의 품에 안겨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무한한 애정을 담아 부르는 이름, '경이로운 도시(Cidade Maravilhosa)'는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 이 모든 경이로운 풍경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리우데자네이루의 사람들, '카리오카(Carioca)'입니다. 이 단어는 본래 투피(Tupi) 원주민 언어로 '백인의 집'을 의미하는 '카리 오카(kari' oka)'에서 유래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카리오카는 단순히 리우 출신을 의미하는 지리적 명칭을 넘어, 하나의 삶의 방식이자 태도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 황야에 그린 미래, 하늘에서 본 십자가, 브라질리아(Brasília) : ▷ 1950년대 중반, 브라질의 심장부 고원 지대인 플라나우투 센트라우(Planalto Central)는 붉은 흙먼지만이 흩날리는 광활하고 텅 빈 황야였습니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이 적막한 땅 위로 인류 역사상 가장 대담한 도시 계획의 꿈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즉 ‘엑스 니힐로(ex nihilo)’ 방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수도를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이었습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오늘날 우리가 브라질리아(Brasília)라고 부르는 도시입니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브라질리아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입니다. 어떤 이는 거대한 새나 제트기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나비나 십자가를 떠올립니다. 이 독창적인 형태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브라질이라는 국가가 과거를 뒤로하고 미지의 내륙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은 선언과도 같았습니다. 1956년 건설을 시작하여 1960년 4월 21일 공식적으로 수도의 지위를 얻기까지, 주요 공사는 단 1,000여 일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속도였으며, ‘기적’이라 불리기에 충분했습니다.
▶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의 역사 지구(Historic Quarter of the Seaport City of Valparaíso) : ▷ 태평양을 향해 열린 거대한 자연 원형극장처럼, 칠레의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Valparaíso)는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가파른 42개의 언덕(cerro)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형형색색의 집들, 자갈 깔린 좁은 골목과 계단으로 얽힌 미로, 그리고 공기 중에 섞인 바다 소금의 짠 내음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조화로운 도시의 첫인상을 완성합니다. 이곳은 숨 막히는 아름다움과 활기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동시에, 지나간 시대의 향수와 항구 특유의 거친 생명력이 공존하는 역설의 공간입니다. ▷ 2003년, 유네스코(UNESCO)는 발파라이소의 역사 지구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치는 박물관처럼 정지된 유산이 아닌,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고유한 토착적 도시 구조에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곳을 "19세기 후반 라틴 아메리카 도시 개발의 탁월한 사례"이자 "초기 세계화의 비범한 증거"로 평가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증거임을 인정했습니다.
▶ 돌 거인이 품은 천년의 비밀, 라파누이 국립공원(Rapa Nui National Park) : ▷ 광활한 남태평양 한가운데, 가장 가까운 대륙인 칠레 본토에서 서쪽으로 3,700km, 사람이 사는 가장 가까운 섬인 핏케언(Pitcairn) 섬에서도 동쪽으로 2,200km 떨어진 곳에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섬이 떠 있습니다. 화산 활동으로 빚어진 가로 23km, 세로 11km의 작은 삼각형 모양의 땅, 이곳이 바로 라파누이(Rapa Nui), 우리에게는 이스터 섬(Easter Island)으로 더 잘 알려진 미스터리의 섬입니다. ▷ 누가, 어떻게, 그리고 왜 이 거대한 석상들을 만들었는가? 그리고 그 찬란했던 문명은 어째서 스러져 갔는가? 이 질문들은 수 세기 동안 탐험가와 고고학자, 그리고 전 세계인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습니다. 섬의 원주민들은 스스로를 라파누이인이라 부르며, 자신들의 땅을 '테 피토 오 테 헤누아(Te Pito o Te Henua)', 즉 '세상의 배꼽'이라 칭했습니다. 1722년 부활절에 이곳을 '발견'한 네덜란드 탐험가 야코프 로헤베인(Jacob Roggeveen)은 '이스터 섬'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렇듯 여러 이름 속에 섬의 복잡한 정체성과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 티와나쿠: 티와나쿠 문화의 정신적, 정치적 중심지(Tiahuanacu: Spiritual and Political Centre of the Tiahuanacu Culture) : ▷ 남미 대륙의 등뼈, 안데스 산맥의 심장부에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한 광활한 고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볼리비아 알티플라노(Altiplano)라 불리는 이 땅은 평균 해발고도가 4,000미터에 육박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고 척박한 인간의 거주지 중 하나입니다. 숨이 가빠오는 희박한 공기와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 그리고 밤이 되면 모든 것을 얼려버릴 듯한 혹독한 추위가 이곳의 일상입니다. 이 황량하고 장엄한 풍경의 중심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항해 가능한 호수, 티티카카(Titicaca)가 짙고 푸른 물결로 신성한 기운을 내뿜고 있습니다. ▷ 티와나쿠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지금까지 전체 유적지의 10% 미만이 발굴되었을 뿐이라고 추정합니다. 광대한 알티플라노 고원 아래에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수많은 비밀이 잠들어 있으며, 우리의 이해는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때마다 끊임없이 수정되고 확장되고 있습니다.
▶ 태양의 후예가 세운 제국의 심장, 하늘 도시 쿠스코 시(City of Cuzco) : 페루 안데스산맥의 심장부, 해발 3,400미터(11,150피트)에 다다르면 공기는 희박해지고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집니다. 이곳에 바로 하늘과 맞닿은 도시, 쿠스코(Cuzco)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여행자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역사가 공기처럼 도시 전체를 감싸고 흐르는 살아있는 공간에 들어섰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이곳의 이름은 현지 케추아어(Quechua)로 ‘세상의 배꼽’을 의미하는 ‘코스코(Qosqo)’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이름은 단순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었습니다. 잉카인들에게 쿠스코는 지하 세계(우쿠 파차, Uku Pacha), 현세(카이 파차, Kay Pacha), 그리고 천상 세계(하난 파차, Hanan Pacha)가 만나는 우주의 중심축이자, 그들의 광대한 제국 ‘타완틴수유(Tawantinsuyu, Tahuantinsuyo)’, 즉 ‘네 개의 지방이 함께하는 땅’을 지탱하는 신성한 핵이었습니다.
▶ 왕들의 도시, 리마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Lima) : 페루의 수도 리마(Lima)의 심장부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분주한 현대 도시의 소음은 잦아들고, 대신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의 정적과 정교하게 조각된 목조 발코니의 그림자가 말을 걸어옵니다. 이곳은 단순한 구시가지가 아니라, 한때 남아메리카 대륙을 호령했던 거대한 제국의 수도, '왕들의 도시'가 잠들어 있는 역사의 무대입니다. 이 도시에는 두 개의 이름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스페인 제국의 위용을 과시했던 장엄한 공식 명칭, '왕들의 도시(La Ciudad de los Reyes)'.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늘날 세계가 기억하는 소박하고 간결한 이름, '리마'입니다. 이 두 이름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우리가 지금부터 걸어 들어갈 500년 역사의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 돌의 수호자들이 잠든 땅, 산 아구스틴 고고학 공원(San Agustín Archaeological Park)의 미스터리 : 남미 대륙의 척추, 안데스 산맥이 세 갈래로 나뉘고 위대한 막달레나 강(Río Magdalena)이 태동하는 곳, 콜롬비아 남서부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왕국이 숨겨져 있습니다. 콜롬비아 산괴(Macizo Colombiano)라 불리는 이 야생의 땅은 거대한 화산암으로 조각된 수수께끼 같은 석상들이 지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대 공동묘지입니다. 이곳이 바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산 아구스틴 고고학 공원(Parque Arqueológico de San Agustín, San Agustín Archaeological Park)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