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독자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 곳곳에 숨겨진 남미를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브라질산 커피부터 삽겹살 회식에서 맛본 칠레산 돼지고기(Carne de Cerdo Chilena), 우리 동네 치킨집의 브라질산 닭고기(Pollo Brasileño), 편의점에서 구매한 칠레산 와인은 물론 스마트폰 속에 숨겨진 안데스의 리튬과 구리까지!! 남미는 더 이상 지도 위 먼 나라가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 브라질부터 페루까지…….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와 함께 독자 여러분과 함께 지구 반대편의 낯선 나라들을 탐험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멀게만 느껴졌던 남미가 바로 우리 곁에, 여러분의 일상 속에 숨어있다면? 아니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은 남미가 있었다구?!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의 마지막 편은 대한민국 곳곳에 숨겨진 남미를 찾아 떠나는 보물찾기 여행입니다.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19개의 남미 키워드를 함께 찾아보실까요? 테마여행신문 Theme Travel News TTN Korea ⓒ 원코스 남미(1 Course South America)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만나는 남미의 비경, 아마조니아 월드(Amazonia World) : ▷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거대한 녹색 융단. 숨 막히는 습도,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생명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희미한 빛줄기. 이곳은 바로 아마존입니다. 단순히 숲이라 부르기에는 그 규모와 복잡성이 경이로운, 지구의 가장 원초적인 생명이 숨 쉬는 공간입니다. 영국의 탐험가 헨리 월터 베이츠(Henry Walter Bates, 1825~1892)가 ‘광활한 내륙의 바다’라고 묘사했던 것처럼, 아마존은 육지에 존재하는 또 다른 대양과 같습니다. ▷ 그런데 만약 이 머나먼 세계로 통하는 문이 서울의 가장 번화한 중심부에 열려 있다면 어떨까요?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강남의 코엑스(COEX) 몰 지하, 이곳에 바로 그 문이 존재합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아마조니아 월드(Amazonia World)’는 단순한 수족관 전시를 넘어, 지구 반대편의 경이로운 생태계를 서울 한복판으로 옮겨온 하나의 작은 대사관과도 같습니다.
▶ 서울의 심장에서 만나는 남미로의 여정: 2025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 가이드 : ▷ 2025년 5월 24일과 25일,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그리고 청계천로 일대가 거대한 지구촌으로 변신합니다. 1996년 '서울시민의 날'을 기념하여 시작된 이래,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는 이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세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말 동안 이곳은 단순히 지리적 공간을 넘어, 전 세계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무대가 됩니다. ▷ 볼리비아의 소금 결정 사진 뒤에서는 우주의 거울과 하얀 황금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을, 아르헨티나 와인 한 잔에서는 프랑스에서 버림받았던 포도가 안데스에서 부활한 역사를, 칠레의 부스에서는 140년간 다른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포도나무의 드라마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 브라질 음식 존에서 추라스코 한 조각을 맛볼 때, 당신은 단순한 고기 요리가 아닌 공동체의 나눔 문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콜롬비아 부스에서 들려오는 쿰비아 리듬은 아프리카와 유럽, 원주민 문화가 융합된 역사의 소리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페루의 세비체 한 접시에서는 잉카 이전 문명부터 일본 이민자들의 영향까지 아우르는 퓨전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볼리비아 국민작가 마마니 마마니 회화전시 <어머니 지구 '파차마마'의 색과 안데스 세계관>展 in 서울 KF갤러리(2017) : ▷ 볼리비아의 국민 작가로 알려진 로베르토 마마니 마마니(Roberto Mamani Mamani, 1962년 출생)의 본명은 로베르토 아길라르 키스베르트(Roberto Aguilar Quisbert)입니다. 그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독학 예술가로, 그의 정체성은 볼리비아의 양대 원주민 문화인 아이마라(Aymara)와 케추아(Quechua)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그의 부모는 티와나쿠(Tiahuanaco)의 존경받는 아이마라 가문 출신이었으나, 부족 간의 금기를 깨고 사랑을 위해 케추아족이 다수인 코차밤바(Cochabamba) 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이러한 개인사는 그가 두 문화의 경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예술적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파차마마(Pachamama)'는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로 '어머니 지구'를 의미하지만, 그 개념은 훨씬 심오하고 광범위합니다. '파차(Pacha)'는 땅, 우주, 시간, 공간을 아우르는 다차원적 개념이며, '마마(Mama)'는 어머니를 뜻합니다. 따라서 파차마마는 만물의 풍요와 생명을 관장하고 모든 존재를 보호하는 최고신으로 숭배됩니다. ▷ 안데스인들은 파차마마를 멀리서 경배하는 대상이 아니라, '아이니(Ayni)'라는 호혜성의 원칙에 따라 끊임없이 교감하는 살아있는 존재로 여깁니다. 그들은 '차야(Ch'alla)'라는 의식을 통해 음식, 코카잎, 술과 같은 봉헌물을 땅에 묻거나 뿌림으로써 파차마마에게 감사를 표하고 지속적인 풍요를 기원합니다. 이처럼 주고받는 관계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안데스 세계관의 핵심 가치입니다.
▶ 성북천변에 울려 퍼진 먼 대륙의 심장 박동, 서울 성북구 라틴아메리카 축제(2024) : ▷ 2024년 9월 7일, 서울 성북천 분수마루 일대는 익숙한 도시의 풍경을 벗고 지구 반대편 대륙의 열정으로 물들었습니다. 숯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고기의 고소한 향, 심장을 두드리는 삼바와 라틴 팝의 리듬,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다채로운 국기와 전통 의상의 행렬, 그리고 한국어와 뒤섞여 낯설지만 정겹게 들려오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물결. 이곳은 서울의 한복판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생생한 영혼을 만날 수 있는 제11회 성북 라틴아메리카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13개국의 주한 중남미 대사관이 직접 참여하고 후원하는 중요한 문화 외교의 장입니다. 성북구청과 성북글로벌빌리지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39개의 외국 대사관저가 밀집한 성북동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내외국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려는 꾸준한 노력의 결실입니다.
▶ 카리브해의 넋, 한국에 잠들다, 인천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Monument for the Participation of Colombia in the Korea War) : ▷ 인천광역시 서구 경명공원(Gyeongmyeong Park, Incheon)의 한적한 녹지 속에, 하늘을 향해 솟은 세 개의 화강암 기둥이 있습니다. 그 앞에는 총을 굳게 쥔 채 전방을 주시하는 젊은 병사의 동상이 굳건히 서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Monument for the Participation of Colombia in the Korea War)입니다. ▷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남미 대륙은 지구 반대편의 낯선 땅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태평양 건너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한 남미 국가를 기리는 기념비가 이곳 인천에 서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념비에 새겨진 비문에서 시작됩니다. 비문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마침내 611명의 고귀한 생명이 피를 흘렸다. 우리는 그들을 길이 기념하고자 여기에 비를 세운다.". 611명. 이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희생과 헌신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화강암에 새겨진 이 숫자의 비밀을 풀고, 스스로가 내전의 불길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지구 반대편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달려왔던 카리브해 용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피로 맺어진 두 나라의 특별한 인연을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 기획전 '남미의 한인들’(2021) : ▷ 지구 반대편, 비행기로 꼬박 24시간을 날아가야 닿는 땅. 우리에게 남미(South America)는 어떤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까? 파타고니아(Patagonia)의 만년설과 안데스(Andes) 산맥의 장엄함,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카니발의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의 어느 허름한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탱고(Tango)의 애수 띤 선율. 열정과 신화, 그리고 아득한 거리감으로 채워진 대륙입니다. ▷ 하지만 이 낯선 수평선 너머에, 지난 120년간 땀과 눈물로 써 내려간 우리 민족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그곳은 우리에게 아직 다소 낯선 곳으로 여겨지지만, 현재에도 약 8만여 명의 한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입니다.
▶ 경기도에서 태양의 대륙을 만나다, 중남미문화원(Latin American Cultural Center Museum) : ▷ 경기도 고양시의 한적한 교외 풍경 속,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면 시공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경험이 시작됩니다. 익숙한 한국의 전원 풍경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짙은 붉은색의 이국적인 건축물이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 양식을 연상시키는 이 건물군은 바로 중남미문화원(Latin American Cultural Center Museum)입니다. 총면적 16,528 제곱미터(약 5,000평)의 넓은 대지 위에 박물관과 미술관, 조각공원, 종교전시관이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광대한 대륙의 역사와 문화를 집약해 놓은 하나의 작은 세계입니다. 태평양을 건너 12,000km 이상 떨어진 곳, 한때 마야(Maya), 아즈텍(Aztec), 잉카(Inca)와 같은 위대한 고대 문명이 번성했던 땅의 이야기가 어떻게 대한민국 경기도 고양의 한 언덕에 뿌리내리게 되었을까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한 개인의 꿈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적 구심점이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