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세계사 속 경제사 상세페이지

세계사 속 경제사

돈, 성, 권력, 전쟁, 문화로 읽는 3000년 경제 이야기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22,000원
전자책 정가
25%↓
16,500원
판매가
16,500원
출간 정보
  • 2015.03.16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4.1만 자
  • 7.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67351991
UCI
-
세계사 속 경제사

작품 정보

경제라는 초침, 역사라는 시침

흔히 우리는 시간이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가리키는 말은 ‘앞’이며 과거를 가리키는 말은 ‘뒤’다. 역사가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사를 읽는 것은 비유컨대 시계를 앞에서 뒤로 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이 때 역사라는 지난 시간에 경제를 끼워 넣는다면 어떨까? 경제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경제적 관념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면 어떨까 묻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 몇 시야? 묻는다면 우린 망설임 없이 핸드폰을 켜거나 손목시계를 본다. 그리고 대답할 것이다. 여섯 시라고, 혹은 자정이라고. 우리는 심지어 낯선 곳에 가서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다. 핸드폰이 자동으로 시계를 맞춰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계가 어딜 가든 공통된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이러한 시계가 언제, 어떻게, 왜 발명됐는지 궁금했던 적은 없을까? 물론 최초의 시계는 아주 오래 전에 등장했다. 잘 알려져 있듯 물의 흐름이나 해를 이용한 시계였다. 이어서 13세기 말에 서구에서 ‘시계’라는 기계 장치가 등장했지만 이는 널리 쓰이지 않았다.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연 주기에 따른 대단히 유동적인 시간 기준에 의거해서 살아갔다. 해가 뜨면 일어나서 일을 했고, 해가 중천에 뜨면 점심을 먹었다. 해가 지면 일을 끝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과 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 시계에 기본적으로 시침, 분침, 초침이 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19세기 이전의 시계에는 분침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1880년대에 사람들은 초 단위까지 정확히 맞출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철도의 등장 및 산업화 물결 때문이었다. 경영자와 관리인, 노동자는 시계와 호각으로 규율되는 노동일과로 묶였다. 노동자는 이제 해가 뜨고 지는 시각이 아니라 시계에 자신의 노동 시간을 맡겨야 했다. 시계탑에 매달린 종이 울리는 소리에 깨어나 일을 하러 갔고, 시계를 들고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관리인들이 호각을 분 다음에야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변변찮은 창문도 없었던 공장 안에서 하루 일과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은 더 이상 저무는 해가 아니었다. 시계였다. 시간 엄수가 장려됐고, 늦으면 벌금이나 해고로 벌을 받아야 했다. 노동 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이었다. 점차 시간은 절약해야 하는 대상, 즉 “시간은 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바꾸어 말해서 형태도 없었고, 아무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던 ‘시간’에 시침과 분침, 초침을 넣어 촘촘히 쪼갠 것은 바로 경제적 관념이었다.
국어사전에는 ‘경제經濟’라는 단어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 및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로 풀이된다. 이를 간단하게 말한다면 “경제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경제를 통해 역사를 읽는 것은 어떤 면에서 매우 타당한 흐름이 아닐까? 결국 ‘역사’라는 것은 저 쪼개진 시간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놓은 것일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간이 자기 자신을 기억하기 위해 써내려간 것이지 않은가.

다양한 키워드로 읽는 3000년 경제 이야기

그렇다면 이제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가능한 한 많이. 그리고 다시 현재로 오게끔 내버려두기만 하면 된다. 이제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의 고대 전시관을 채워 넣은 것들 앞에 서 있다. 가령 이가 빠지고 녹슨 칼, 여인의 조각상 같은 것들 앞에 말이다. 우리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그 앞을 서둘러 지나쳐가지만, 사실 그것들은 인류 최초의 수출품이었는지도 모른다. 인류 최초의 수출품은 흥미롭게도 칼과 포르노였다. 칼은 워낙 중요한 도구였으니 납득할 수 있지만 포르노라니? 그 당시에 포르노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렇지만 웃지 마시라, 최초의 인류에게도 성욕은 있었을 것이니.
조금 더 걸어가 중세시대로 진입하면, 우리는 10억 원짜리 슈퍼카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현재 통화 가치로 계산한 것이지만 기껏해야 몇 만 원짜리 인력거만 있었을 것 같은 시대에 슈퍼카라니. 그렇지만 분명 있었다. 다름 아닌 ‘말’이었다. 말은 생각보다 빠르다. 사람의 보행 속도는 시속 5킬로미터 정도다. 그렇지만 사람보다 열 배 가까이 무거운 이 동물은 놀랍게도 시속 70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시내 한복판에서라면 자동차보다 말이 더 빠를지 모른다. 그러니 아직 증기기관도 발명되지 않았던 시기에 말을 탄다는 것은 최고급 스포츠카에 올라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11세기 말에 말 한 마리 가격은 황소 5~10마리 가격과 맞먹었다고 한다. 인구 대부분이 농민이었던 시기에 황소가 갖는 의미는 컸다. 그런 황소를 5~10마리는 팔아야 살 수 있는 말이라니, 말을 탈 수 있었던 이들은 상당한 재력가였던 셈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근대에는 여러 경제적 ‘사건’들이 벌어졌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했고, 물가가 장기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돈을 둘러싼 싸움이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부가 생겨난 한편, 다른 한편에는 빈민이 생겨났다. 빈민들은 ‘병원’에 수감됐다. 말만 병원일 뿐 사실상 수용소라고 읽을 법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빈민들은 직물을 짜거나 양말을 만들거나 목재를 다루는 일 등 여러 노동에 투입됐다. 말하자면 이 ‘병원’은 사회질서 유지를 명목 삼아 빈민들을 거리에서 몰아내는 정책의 시초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감시’, 지금은 CCTV로 익히 알고 있는 시스템이 체계적인 형태로 등장한 것도 근대였다. 시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었다. 저 먼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전쟁이 단 한 번도 끊이지 않았던 이유 역시 경제적 필요 때문이었다.
오늘날 모든 대통령 후보가 ‘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걸 듯이, 혹은 많은 이들이 ‘경제만 나아지면’을 주문처럼 외듯이 지난 수천 년 역사에서도 경제는 중요한 문제였던 것이다. 경제가 사회의 많은 부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렇게 거꾸로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를 봄으로써 당시 경제상을 볼 수 있다고. 지금도 상점엔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사거나 판다. 누군가는 빚을 졌고, 누군가는 임금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경제가 이렇게 부지런히 째깍째깍 돌아갈 동안 역사가 아주 느리게 시계 방향을 따라 돈다.

작가

김동욱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74년
학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학사
경력
한국경제신문 기자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세계사 속 경제사 (김동욱)

리뷰

2.3

구매자 별점
4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 경제역사를 체계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닌 흥미로는 단편 토픽에 맞춰 10페이지 이내의 범위(주로)로 단폌구성을 한 책. 경제사에 관심이 있어 연대기순으로 주요 흐름을 알고자 하고나 입문수준 또는 이상의 지식을 얻으려는 독자에게는 실망을 줄 수 있다. 띄엄띄엄 가볍게 아이들에게 이야깃거리로 얘기해줄 법한 이야기 모음집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joo***
    2017.03.16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역사 베스트더보기

  • [50년 대여]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세트 (전 4권) (심용환)
  • 손자병법 (손자, 소준섭)
  • [50년 대여]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세트 (전 6권) (임소미, 김봉중)
  • 마이클 돕스 '냉전 3부작' 세트 (전 3권) (마이클 돕스, 홍희범)
  •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개정증보판) (유시민)
  • [50년 대여] 로마제국 쇠망사 (전 6권) (에드워드 기번, 이종인)
  • 머니: 인류의 역사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황금진)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 [완결 세트]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전4권) (미즈키 시게루)
  • [50년 대여] 제3제국사 세트 (전 4권) (윌리엄 L. 샤이러, 이재만)
  • 최소한의 한국사 (최태성)
  • 인간의 흑역사 (톰 필립스, 홍한결)
  • 역사가 보이는 불교이야기 세트 (전 5권) (김세중)
  • [50년 대여] 중세인들 세트 (전 2권) (댄 존스, 이재황)
  • 지도로 읽는다 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 (미야자키 마사카츠, 안혜은)
  • [50년 대여] 유럽 문화사 (전 5권) (도널드 서순, 오숙은)
  • [50년 대여] 2차대전 해전사 (전 5권) (크레이그 L. 시먼즈, 나종남)
  •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이병한)
  • 손자병법: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임용한, 손무)
  • 역사를 보다 (박현도, 곽민수)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