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시대 충렬왕 때 민부상서(民部尙書) 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을 지낸 추적(秋適)이 1305년에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엮어서 저작했다. 후에 명나라 사람 범입본(范立本)이 추적(秋適)의 명심보감을 입수하여 증편하기도 했다.
개요
명심보감은 19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유불선의 복합된 사상을 망라하여 편찬한 책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초학 입문용 교재로 손꼽히는 『명심보감』은 지금까지도 한국인의 삶과 같이 호흡하는 고전이다. 단순히 쉬운 문장들로 구성되어 한문 학습을 돕는 역할만 했다면 그 위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간결한 문장 안에 담긴 선인들의 보배로운 말과 글은 인격 수양을 돕고, 나아가 인생의 잠언으로 두고두고 숙독해 왔다.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현인들의 지혜는 유교, 불교, 도교 등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어 전통적인 동양 사상의 진면목을 잘 보여준다.
어느 한 편의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고,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강조하며, 지족(知足)과 겸양의 덕성을 가져야 한다는 명언은 경세(經世)를 위한 수양서이자 제세에 필요한 교훈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역사
추적(秋適)이 공자를 비롯한 성현의 말씀과 소학 등의 책에서 발췌한 내용과 유불선의 복합된 사상을 모아서, 19편으로 구성하고 편찬한 책이다.
중국으로 건너간 명심보감을 명나라 사람 범입본(范立本)이, 사서삼경을 비롯해 공자가어, 소학, 근사록, 성심잡언 등의 유교 경전과 유학자들의 저술을 중심으로 여러 고전에서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추려내, 추적(秋適)이 발췌하지 못한 고전 문구를 추가, 편집, 내용을 주제별로 엮어 보강한 증편 명심보감(일명: 청주본)을 편찬하였다. 상하 2권 20편이다.
그 후 조선시대 초기에 중국에서 한반도로 역수입된 것으로 보이며, 처음에는 중국 판본만 유통되다가 1454년(조선 단종 2년)에 민건(閔騫)의 후원으로 청주유학교수관 유득화(庾得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간행하였다. 이는 청주본 발문에서 밝히는 내용이며 해당 판본에는 저자 범립본의 서문이 포함되어 있다.
조선시대 서당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교과서로 자신을 수양하고 반성하고 양심을 기르는 인격 수양의 목적으로 가르쳤다.
임진왜란 이후로는 청주본이 1980년대에 재발견되기까지는 잊힌 것으로 보이며, 1637년에 원본 분량의 3분의 1만 담고 있는 초략본이 간행되어 원본을 대체하여 유통되었다. 이 정축본에는 제17편 존신편(存信篇)이 결락되어 총 19편으로 편성되었고 도교, 불교적 내용이 삭제되었으며 출판 의도나 저자가 명시된 서문, 발문 등의 기록이 없이 출판되었다. 그 후에도 1664년, 1844년, 1868년에 간행된 판본도 서문과 발문이 없이 간행되었다.
이와 같이 저자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1869년에 추씨 가문의 인흥서원에서 자신들의 선조인 예문관대제학을 지낸 추적이 명심보감을 편찬하였다고 써넣었다(인흥재사본).
명심보감은 국내에만도 수십 종에 이르는 판본이 전하고, 1305년에 편찬된 이래 각국에 널리 소개되었다.
당시 고려와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이나 일본 등 동아시아 일대의 국가에 널리 알려졌다. 1592년에는 베이징에 체류하던 스페인 선교사 코보가 명심보감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은 동양 문헌이 처음으로 서양어로 번역된 사례다. 이후 네덜란드어나 독일어로 번역되어 서구에까지 유포되었다.
현대에는 일부 학교에서 징계 목적으로 명심보감을 쓰게 하기도 한다.
현재 전하는 판본은 고종 6년(1869년) 추세문이 출판한 인흥재사본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2010년 건국대학교 중문과 교수인 임동석(林東錫)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에 수십 종에 이르는 흩어진 판본들을 모아서 통합본 명심보감을 출판하였다.
구성
1. 계선(繼善) 계(繼)는 이어간다는 뜻이며 선(善)은 착함이니, 인생을 착하게 살아가라고 권유. 계선 편은 10장으로 구성
2. 천명(天命) 천명(天命)은 ‘하늘의 명령’이니, 하늘을 두려워하며 양심에 따라 살라고 권유. 천명 편은 7장으로 구성
3. 순명(順命) 명(命)은 곧 천명(天命)이니, 최선을 다해도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주어진 命을 받아들이라고 권유. 5장으로 구성
4. 효행(孝行)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셨네(詩經) 등, 부모님께 효도할 것과 이를 통해 자식에게 본보기가 됨을 강조. 6장으로 구성
5. 정기(正己) 남을 탓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할 것을 권유. 26장으로 구성
6. 안분(安分) 안(安)은 편안함이요 분(分)은 분수이니, 자신에게 주어진 분수를 편안히 받아들이라고 권유. 7장으로 구성
7. 존심(存心)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 20장으로 구성
8. 계성(戒性) 성품을 경계하라(戒性). 한순간의 분노를 참으면 백날 동안의 근심을 면하리라. 인내의 덕목을 강조. 9장으로 구성
9. 근학(勤學) 인간답기 위해서는 배움에 힘써야 함을 강조. 8장으로 구성
10. 훈자(訓子) 부모로서 제대로 자식을 가르쳐야 함을 강조. 10장으로 구성
11. 성심(省心) 분량이 매우 많아 상하로 나뉘어있다. 충효, 검소 등의 생활덕목부터 성리학, 도교 등 사상이 담긴 여러형태의 글로 구성. 상하 총 90장으로 구성
12. 입교(立敎) 개인과 가정과 사회와 국가 모두 올바른 가르침(원칙)을 세워야 함을 강조. 15장으로 구성
13. 치정(治政) 치(治)는 다스림이요, 정(政)은 부정(不正)을 바로잡는다는 뜻이니, 관직에 있는 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침. 8장으로 구성
14. 치가(治家) 집안을 잘 다스려라. 즉, 가정 윤리를 제시. 8장으로 구성
15. 안의(安義) 부자라서 친하지 않고, 가난뱅이라서 멀리하지 않는 이가 대장부(大丈夫)이니(소동파), 의리있게 사는 인간관계를 강조. 3장으로 구성
16. 준례(遵禮) 준(遵)은 따른다는 뜻이니, 인간이 따라야(지켜야) 할 기본 예절을 강조. 7장으로 구성
17. 존신(尊信) 청주본에는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나, 정축본과 인흥재사본에는 없다.
18. 언어(言語)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이 드나드는 문(門)이다(君平). 말을 조심하라고 권유. 7장으로 구성
19. 교우(交友) 친구 사귀기의 중요성을 강조. 8장으로 구성
20. 부행(婦行) 여성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을 이야기. 8장으로 구성
초략본에는 원본에 없는 증보편(增補篇), 팔반가(八反歌), 효행편(孝行篇), 염의편(廉義篇), 권학편(勸學篇)이 덧붙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