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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무작품 소개

<달무무> <키워드>
서양풍, 판타지물, 시대물, 코믹/개그물, 인외존재, 복수, 라이벌/열등감, 달달공, 신이공, 집착공, 복흑/계략공, 신관이수, 미인수, 다정수

어둠의 신, 달.
빛의 신관, 무무.

전혀 인연 닿을 일 없던 그들은
빛의 신 카미엘이 달의 용을 죽인 일을 계기로 만나게 된다.

달은 제 소유물을 죽인 카미엘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무를 범하고 죽이기로 결심하여 빛의 신전을 찾아가지만
순수하디순수한 무무에게 저도 모르게 빠져들고…….

“보여 줄게.”
달은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훨씬 달콤하고, 좋은 거지. 네가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까?”
하늘색 눈동자가 흔들렸고, 달은 만족스러웠다.
어둠의 신이 유혹하는데 고작 인간인 네가 떨쳐 낼 수 있을까?
“바다도 볼 수 있나요?”
“……뭐?”
“세상 끝까지 물만 가득한 곳이 있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
“물론 저는 이곳에서 떠날 생각이 없지만!
음, 그래도 보여 주신다면 바다가 보고 싶어서요.”
무무는 순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 되나요?”


출판사 서평

〈본문 발췌〉



태초에 무無에서 하늘과 땅이 서로를 마주 보며 탄생하였다. 그들은 맞대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존재였다.
땅과 하늘이 생기면서 반대 성향의 신들이 잇따라 태어났다. 이성의 신이 태어나자 감성의 신이 크게 웃으며 그를 반겨 주었다. 사랑의 여신이 꽃잎에 둘러싸여 세상에 나왔을 때, 증오의 여신이 직접 그녀의 머리를 빗겨 주고 옷을 입혀 주었다.
빛의 신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선 어둠의 신이 나타났다. 태양이 잠들고, 밤이 구석에 숨어 있던 어둠을 끌고 나왔을 때였다. 검은 머리에 은회색 눈을 한 어둠의 신이 양수같이 따뜻하고 아늑하던 어둠을 스스로 찢고 나왔다.
그는 어둠을 매만지다 검은 자락 위에 유일하게 빛나던 달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우연찮게도 신의 눈동자 색깔과 똑같았다. 어둠의 신은 은은한 은회색 빛을 보다 하늘에게 저것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늘의 신은 저것은 ‘달’이라는 별이라고 말해 주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어둠의 신은 작게 읊조렸다. 달, 달……. 그리하여 어둠의 신은 제 이름을 달이라고 지었다. 다른 신들이 고민하여 이름을 붙여 줄 필요도 없었다.
달은 제가 어둠을 찢고 나올 때 생긴 찌꺼기들을 데리고 신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훗날 마귀들이라고 불리는 마족의 주인, 달의 탄생이었다.
정반대의 상징을 가진 신들은 서로를 친밀하게 여겼다. 본질이 같으나 결정적인 단 하나에서 달라 서로의 대척점에 서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제 짝이 되는 신을 형제처럼, 자매처럼, 혹은 연인처럼 사랑한다.
어둠의 신과 빛의 신도 마찬가지였다. 달은 거칠고 사나워 마음에 안 들면 모든 걸 어둠으로 물들여 버리고 부숴 버렸다. ‘어둠의 신이 아니라 전투의 신이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신들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빛의 신도 보통 성미가 아니라, 그들 역시 빛과 어둠이라는 대립을 제외하곤 다를 바 없었다.
유일하게 타 신들과 다른 점은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너, 카미엘.]
빛의 신 카미엘은 찬란한 금발을 한 미남이었다. 이 잘생긴 신은 달을 볼 때마다 얼굴을 일그러뜨렸는데, 그때마다 치솟는 눈매를 보며 달은 희열을 느꼈다. 저 재수 없는 놈을 제대로 물 먹였다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지.
하지만 지금은 즐거워할 기분이 아니었다. 달은 짜증 난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카미엘을 향해 이를 갈았다.
[감히 내 용을 죽여?]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에 분기가 실린다. 각자 노닐고 있던 신들은 겁에 질린 얼굴을 했다. 그들 중에는 ‘어휴, 또 싸운다.’ 하며 한숨 쉬고 빠져나가는 신들도 있었다.
빛의 신, 카미엘이 팔짱을 낀 채 달을 노려보았다. 사파이어처럼 새파란 눈동자에 경멸 어린 빛이 번득였다.
[감히 도마뱀 주제에 내 신자들을 죽였으니까. 그놈 때문에 아무도 내 신전에 오지를 못했어.]
[화풀이 삼아 터뜨린 게 아니라?]
두 신은 서로를 향해 얼굴을 굳혔다. 달은 털이 달린 새까만 망토를 벗어 던졌다. 그의 그림자가 솟아올라 망토를 받았다. 싸울 때 그는 늘 망토를 벗곤 했다.
카미엘은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떴다. 흰 손등에 푸르스름한 핏줄이 불거진다. 그는 구름 속에 숨겨 두었던 빛을 꺼내 들었다. 손에 잡힌 빛은 칼 모양으로 변했다. 달이 삐뚤게 웃었다.
[해 보자는 거냐?]
빛의 신이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덤벼.]
바라던 바라는 듯, 달이 날선 목소리로 뇌까렸다.
[뜻대로 해 주마.]
잠시 후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두 신이 하늘에서 싸우는 걸 모르는 지상의 인간들은 ‘비는 안 오는데 왜 자꾸 번개가 친담.’ 하고 의아해했다.



회상을 끝낸 달은 분노로 이를 갈았다. 만약 가장 높은 신인 하늘의 신이 와서 말리지 않았으면 둘 중 한 명은 소멸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라 볼 수 있는 하늘의 신은 지금 이렇게 싸울 때가 아니라며 빛의 신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 버렸다.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지만 달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화가 났고, 화를 풀 대상이 사라졌단 사실에 더욱 분통이 터질 뿐이었다. 달은 내내 치켜들고 있던 손을 내렸다.
[크…… 컥…….]
정령이 땅으로 떨어져서 신음을 뱉었다. 달은 차게 식은 눈으로 노려보았다. 날 선 눈매의 늑대를 보고 있으니 빛의 신 카미엘이 떠올랐다.
달은 꼭 더러운 걸 만졌다는 듯이 옷에 손을 문지르며 등을 돌렸다. 흰 눈 위로 발자국이 새겨진다. 바람조차 없는 고요한 설산에서 달은 어디론가 걸어간다.



‘감히 내 용을 죽였다는 거지. 다른 신의 소유물을 멋대로 없애는 것만큼 거만한 짓거리가 어디 있는가.’
결투를 채 끝내지 못했던 달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빛의 신은 제 것을 죽였다. 아무리 상대가 싫어한다 할지라도 서로 선이라는 건 지키던 사이였다. 신의 소유물을 건드리는 건 그 신의 권위를 능욕하는 행동임을 카미엘이 모를 리 없었다.
달은 분노와 함께 의구심을 느꼈다. 재수 없지만 선만은 지켜 오던 카미엘이 어째서 내 용을 죽인 걸까. 한참을 생각하던 중에 빛의 신과 나누었던 대화가 불현듯이 생각났다.
[그놈 때문에 아무도 내 신전을 오질 못했어.]
그거다. 제 신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남의 용을 없애 버린 것이다. 달은 납득과 동시에 더 큰 증오를 느끼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카미엘의 신전은 여러 군데 세워져 있으니, 하나 정도 문을 닫는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전혀 없다. 그런데도 카미엘은 그까짓 신전 하나 때문에 달이 몇백 년간 귀중하게 키워 온 용을 죽인 것이다.
달은 이것이 자신에게 내민 선전포고라 여겼다. 그리고 그는 이 전쟁 선포를 기꺼이 받아 주기로 했다.
‘부숴 주지. 원래 신전이었다고 생각도 못 할 만큼 가루로 만들어 주겠어.’
달은 자신이 떠올린 잔인한 계획이 마음에 들었다.
‘신관은 특별히 네놈 제단에서 사지를 찢어 죽여 주마.’
이것이 달이 지금 인간 세계에 내려온 이유였다. 어느새 짧은 흑발의 소년으로 화한 그는 맞은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엔 신전이 덩그러니 있었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세워진 신전은 다른 신전들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게다가 카미엘의 몇 개나 되는 신전들 중에 이 신전은 드물게도 높은 산에 위치했다. 이 초라한 모습에 달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
“저따위 허름한 신전 하나 때문에…….”
다시 흘러나오는 위압감에 정령들이 도망을 쳤다. 달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눈을 번득이며 노려보았다. 어디서부터 부숴야 하나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그러다 달은 문득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언젠가 한 여신과 남신이 크게 다투었던 일이었다. 갑자기 그게 왜 생각난 걸까. 달은 의아해하면서도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희미했던 기억의 조각들이 점점 맞추어진다. 전부터 여색을 밝히던 남신이 미인이 없나 기웃거리던 찰나에 여신의 신관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첫눈에 반했고 신관을 유혹하여 그녀와 동침했다.
문제는 장소가 다름 아닌 여신의 신전이었다는 것이다. 남의 신관을 유혹하다 못해 신전을 동침 장소로 선택한 것에 여신은 불같이 화를 내었다. 어찌나 큰 싸움이었는지 다른 신들에게 관심 없는 달조차 구경할 정도였다.
‘그거다.’
소년의 얼굴에 만족의 웃음이 깃들었다. 달은 거리낌 없이 신전으로 걸으며 생각했다.
‘제단에 놓고 놈의 신관을 범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죽여서 피바다로 만드는 것도 나쁘진 않겠군.’
다른 신들이 들으면 완전히 미쳤다고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제가 아꼈던 어린 용의 목이 떨어진 시점에서 달은 정말로 미쳐 버렸다. 그는 굳게 닫힌 문을 보며 고민했다. 칼로 부숴 버릴까? 녹여 버릴까? 아니면…….
그때, 귓가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든 정령들이 도망친 시점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건 신인 달만이 가능하다. 혹시 아직 도망치지 않은 정령이 있었던 것일까. 어떤 겁 없는 놈인가 생각하며 달은 고개를 돌렸다.
“여행자님?”
조용한 목소리였다. 달은 눈을 크게 떴다. 계단 옆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삽을 든 채 놀란 얼굴로 보고 있었다. 스무 살을 갓 넘었을 것 같은 남자의 머리는 눈처럼 희었다. 단정하게 자른 짧은 머리 밑으로 흰 목선이 그린 듯이 연결되어 있었다.
달은 그걸 보다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끝이 밑으로 처진 눈매를 한 남자의 눈은 옅은 하늘색이었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선이 얇고 섬세해 계속 눈이 가는 외모였다.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더니 달을 빤히 보며 천천히 미소 지었다. 달맞이꽃이 제가 그리던 존재가 하늘 높이 치솟았을 때 향기를 뿜으며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 같았다. 그 바람에 달은 그만 체면을 잊고 멍하니 보고 말았다. 남자는 자신을 범하고 죽이러 온 신을 향해 반가움과 행복을 담아 활짝 웃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빛의 신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자 프로필

두나래

2019.02.08.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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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두나래
〈1935년, 경성〉, 〈용 그리고 타르트 한 조각〉, 〈달무무〉, 〈아니 되옵니다, 폐하〉, 〈안 돼요, 이사님〉 출간.
현재 J사이트에서 연재 중.

목차

1. 첫 만남
2. 무무
3. 변화
4. 신과 신
5. 진실
외전 1
외전 2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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