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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야심찬 제목이라 할 수 있겠다. 거짓말을 생물의 속성이자 진화의 결과로 풀이하는 도입부는 꽤 흥미롭다. 어떤 악의가 아니라 생명이 타고난 본성에 의해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니. 일견 놀라운 통찰이다. 심지어 언어의 본질도 거짓이고 나아가서는 문명까지 거짓이라. 분명 이 세상에 던져진 생명들은 좋든 싫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다른 의견을 표해야 할 때가 있고 그 이유는 무수한 변수에 따를 것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가장 다종다양하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도 타당한 직관이다. 그러면서 그 필연적인 거짓말을 구분하는 요령을 가르쳐준다니.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인가? 그리하여 작가의 설명을 쭉 들어보고 풀이하자면 결국 사람은 언행에 진심을 담아야 하며 남의 거짓말을 구분하려고 애쓰는거 보다 스스로 거짓말을 지양하고 진실되게 말하는 것이 빠르다는 것이 되겠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그걸 정상적인 인간관계 속에 숨겨놓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보다 자신을 진실되게 가꾸고 허물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야 말로 거짓된 삶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겠는가? 뭐, 이건 좋게 풀이해줄 때의 얘기다. 우선 이 책은 작가가 호언한 대로 거짓말의, 거짓말쟁이의 특징을 설명해주는데 다 읽고나니 결국 자기가 지목한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통찰은 재미있는 착상이다. 근데 그렇다면 이 글을 쓴 본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작가가 하는 말은 일견 그럴 듯 하지만 결국 정리하면 이런 식이다. 변명이 있거나 말이 늘어지거나 했던 말을 강조하거나 과시하거나 과장하거나 무언가를 인용하거나 인정에 호소하거나 상관없는 말을 끼워넣거나 말을 돌리거나 하는 건 전부 거짓말이다. 반대로 이런 요소가 없는 글만이 진실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말한 것이 진실된 것이라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 본인이 선호하는 화법일 뿐 진실여부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 오늘날 진실을 규명하는게 어려워지고 사기범죄가 횡행하는건 다양한 원인이 있고 대응요령 또한 다변하고 있지만, 그 많은 거짓말들을 단지 화법이나 태도만을 보고 간파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어리석은 착상이다. 가령 본문에도 만능 세포 사건을 거론하고 있는데 거의 그것과 별 다를게 없는 얘기를 작가는 하고 있는 것이다. 서두에서 대단히 광범위하게 "모두 거짓말을 하며 본능이다"라고 시작한 것은 좋다. 그럼 책이 진행되면서 내용이 내밀해져야 하고 디테일을 더해가야 할 텐데 단편적인 인용으로 때우다 결론에 다다라서는 다분히 훈계조로 귀결된다. 거의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수준으로 광범위한 화제를 던졌으니, 그야 틀리진 않겠지. 그런 자극적이지만 틀릴 수가 없는 화제로 이목을 모으고 그 다음은 던지다 보면 한두 개는 공감을 살만한 소재를 쓰다가 막판에는 귀에 걸어도 코에 걸어도 좋은 무의미한 훈계로 끝낸다. 점쟁이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 쯤은 크게 아프고 주변에 죽은 사람도 있다. 통계적으로 당연한 사실로 서두를 끊고 다소 디테일하게 너희 집 근처에 큰 나무가 있지 않았냐, 언덕이 있지 않았냐는 식으로 더듬어가는 화법이다. 일단 얼을 빼놓고 작은 공감을 쌓으면 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권위를 내세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도입부 직후 미학평론을 시도하는 대목도 그런 계산이 있을 걸로 보이는데, 작가는 어려운 말이나 책, 권위를 인용하면서 본론과 무관한 말로 시간을 끄는 것이 거짓이라고 지목하지만 자기가 딱 그런 짓을 하고 있다. 그 대목이 작가의 독자적 미학 해석의 발로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딱히 검증된 것이 아니다. 하긴 애초에 검증도 불가능하다. 작가의 주관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투영했는지를 따지고 있지만 그건 검증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어떤 창작물을 감상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주관이 쓴 사람의 주관만큼이나 크게 작용한다. 그러니 "내가 읽어보니 이렇게 느꼈다"고 하면 원칙적으로 검증이 곤란하다. 그러니 이 작가가 "내가 읽어보니, 감상해 보니 작가 개인의 주관을 솔직하게 담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하면 그건 검증할 수 없는,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닌 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독자들이 이런 평론조의 글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고 특히 서구미술작품이나 국내 순문학에 대한 지식은 교과서 내지는 책에서 접한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니 거창하게 문명이 거짓이라는 말로 시작해서 예술의 거짓됨을 논하는 "과장되고 허세에 찬" 전개는 일반 독자들로서는 검증하기 어렵고 그저 따라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으로 "권위적인" 전개이다. 정작 제일 분량을 할애한 인간파트에 와서는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중언부언하며 "이 사례도 여기에 들어맞고 저 사례도 여기에 들어맞는다"고 거만을 떤다. 하지만 앞서 "모든 인간은 거짓말을 한다"고 했으며 그 기준을 "숨 쉬지 않는 인간은 없다" 정도로 광범위하게 잡아놨으니 무슨 사례를 가져와도 대충 들어맞을 수밖에. 하지만 따져보면 어디까지나 작가 편의적으로 갖다 붙인 티가 난다. 가령 과시하는 말은 그 자체로 마음이 건강치 않은 거고 불안한 것이고 허장성세를 하는 것이니 거짓말이라고 단정하는데, 정작 본문에서 T모 연예인의 학력논란은 지적한 쪽이 거짓말임을 명시했다. T모가 "공연히 과시를 해서 논란을 자초"했다는 사족과 함께. 또 한 편으로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구구하게 자기 주장을 설명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T모는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지리한 공방을 거듭해야 했다. 그러니 본문에서 T모의 사례를 인용한 건 작가의 논조와 전혀 맞지 않다. 그걸 이리저리 비틀어서 갖다 붙여놨을 뿐이다. 일부 스포츠 관계자의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본문의 서술은 드러난 사실과 차이가 있다. 마치 연루자들이 거짓말에 속은 피해자, 인정 때문에 손절을 못한 모질이로 묘사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애초에 본문에서도 "거짓말쟁이들은 나는 좋은 의도로 한 일이라고 말한다" 고 해놓고 여기서는 그 연루자들이 순진해서 좋은 의도로 협조했을 뿐인 피해자로 묘사된다. 이런 사소한 인용 오류야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더 나쁜건 이 작가는 자기 주장에 아무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것도 인문사회학 서적일 텐데 그럴 듯한 통계치 조차 없이 단편적인 사례를 인용하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 툭하면 한국이 사기범죄가 기승이라고 하는데 전형적인 인터넷 국개론의 변형이다. 그런 자료들은 성범죄나 아동학대 같이 자극적인 범죄로 택갈이만 해서 무한재생산된다. 이 작가가 하고 있는 건 그것을 활자의 힘을 빌어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와서 유독 특정 정치 세력이 "가장 나쁘며 악의 축"이라고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헛웃음이 나온다. 적당히 인문사회학 서적인 척하는 책들이 막판에 가서 정치로 들어가는건 흔한 패턴이지만 참 노골적이다. 굳이 말하면 현시점에서 가장 큰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친 정치세력은 정확히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인데, 이미 국내외에서 많은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고 있으니 별로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이런 내용들의 골자는 결국 "거짓을 선인양 포장하는 위선이 가장 나쁘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런데 위선이야 말로 가장 나쁘다는 논리는 최근에 음모론자들이 즐겨 쓰는 것이다. 솔직하게 나쁜 사람이 위선적인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주장이지만 그만큼 진실을 찾기 어려워지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별이 안 되는 시대상이 반영된 것이다. 이 책도 그런 세태를 보았기 때문에 썼을 텐데, 결국 그 내용은 일종의 공포마케팅으로 귀결된다. 시장엔 그런 책들이 참 많다. 늦게 자는게 나쁘다던가 탄수화물이 나쁘다던가 산성체질이 나쁘다던가. 당장 개선하지 않으면 작게는 당신의 생활이, 크게는 인류 문명이 붕괴할 거라고 협박하는 책들이다. 지엽적인 사실을 확대해 공포를 조장하고 자기 책을 팔아먹으려는 장삿속이다. 그렇게 심각한 위기고 음모라면 어째서 해결책이 몇 줄 안 되는 문장이란 말인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 걸 왜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나? 이 세상에는 그 글쓴이보다 많이 배우고 전문적인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그 이유는 결국 "다 자기보신에만 급급한 소인배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어서다"는 음모론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패턴도 마찬가지다. 하긴 그런 책들도 저자 이름 정도는 똑바로 박아놓는데 이 작가는 자기 이름 석자도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어떻게 거짓을 간파하고 진실을 직관하게 한다는 걸까? 이 책을 가지고 거짓을 간파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면, 바로 이 책의 위선됨과 허황됨을 간파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대체 왜 이 책에 별 다섯개 리뷰가 없는지 모름. 이 책 읽고나서 세상을 보는 눈, 특히 남자를 보는 눈이 천지개벽함. 너무 사례를 많이 들어 초반에 좀 지루한 느낌이 있지만 중반 지나서 진짜 페이지 족족 포스트잇 붙이며 읽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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