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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벨 최후의 자손 상세페이지

슈나벨 최후의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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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정보
  • 2015.10.15 전자책 출간
  • 2014.01.03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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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5.4만 자
  • 11.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6748350
ECN
-
슈나벨 최후의 자손

작품 정보

불온한 전설처럼, 음밀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살아 있는 시체들이
거대한 물결이 되어 도시를 휩쓸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인간을 잔인하게 만든다!

세계가 연합정부의 통치 아래 놓이고, 입체 영상 텔레비전과 무인 택시가 일반화된 미래의 어느 시점, 무명작가 K는 외조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고치려고 수소문 끝에 ‘전설의 시계 장인’을 찾아간다. 시계를 꼭 고치겠다는 생각보다 소문만 무성한 노인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던 K는 시계를 알아보는 듯 반응하는 노인에게 시계를 줄 테니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노인은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과거를, 역사의 기록과는 다른 ‘죽은 자들의 소요’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추천사

21세기의 좀비는 더 이상 공포영화의 괴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람을 물어뜯고 엄청나게 번식하여 마침내 종말을 가져오는 전염병의 은유만도 아니다. 이제 좀비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갈 곳 없이 떠도는 우리들의 참혹한 자화상이자 ‘정상’임을 주장하는 다수에게 핍박받는 소수자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에 등장하는 시체들도 그렇다. 절대적인 악에서 또 하나의 삶을 추구하는 생명으로 진화한 그들은, 더 이상 우리들의 공동체를 공격하는 악마가 아니다. 그들이 악마라면 그것은 곧 우리가 악마라는 말이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은 우리가 어떻게 시체가 아닌 인간인지를, 좀비의 인간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흥미롭다. _김봉석(대중문화평론가)

『슈나벨 최후의 자손』은 요즘 유행하는 좀비 서사를 다뤘다.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프랑켄슈타인적 욕망이라는 고전적 테마와 완전히 새로운 도시 공간을 창조하려는 기업가적 야망을 결합시켜 새로운 좀비 장르를 만들었다. _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이순원, 신승철, 심진경, 정은영, 구경미, 김도언, 정이현, 김미월, 김석진)

책 속에서

그 시계를 보는 순간 나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단숨에 그것에 사로잡혔네. (중략) 그 시계의 드러난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그러니까 흡사 조밀한 내장으로 가득 찬 작은 생물처럼 오묘하게 돌아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려한 외모를 가진 어떤 우아한 동물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운행하는 징그럽고 추악한 영혼과 욕망을 엿보는 것 같아 섬뜩하고 괴괴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야.

그렇게 어렸음에도, 절대 그것에 패배해 타성적인 유영으로 인생을 보내지 않으리라는 다소 성인적인 헛된 저항을 발악처럼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나로 하여금 영혼을 극단적으로 소모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른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발작적으로 그것을 거부하던 어린 시절의 내가 바로 비극 자체였으며, 또한 장차 청년 시절의 참담한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도리어 추악한 복수를 꿈꾸는 뒤틀린 영혼으로 스스로를 인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시체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것은 분명 사람이었지만, 사람이 아니기도 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허물어져가는 사람의 외양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짐승처럼 보였다. 추악한 본능에 지배당하는 짐승. 오로지 한 가지 욕구로만 움직이며 그것에 지배당하는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짐승 같은 존재. 그것은 세상 그 무엇을 보고도 느낄 수 없을 완벽한 공포의 매개자이자, 충실한 숙주였다.

누구도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 자는 없어 보였다. 당연했다. 우리는 죽음과 맞서 싸우고 있었으므로. 그들 중에 자기 부모나 형제, 자녀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사랑했던 연인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은 그런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웠다.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그것이 차라리 우리에게는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만은 우리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 할 수 없었으니까. 양심, 아니 마음이라는 것 자체가 생존의 욕구 앞에서는 배출하지 못한 노폐물만치나 쓸모없고 거추장스러운 것에 불과했다. 우리는 마음이 없는 시체들과 싸우고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의 마음을 제거해야 했다.

얼마 후 해를 가리던 구름이 지나가자, 도시는 축복을 받듯 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지만 텅 비어버린 모습이 똑똑히 드러난 그것은, 마치 죽음이 조롱하는 것처럼 흉물스럽고 음울한 존재와 다름없었다. 문득 나는 유리 위에 떠오른 얼굴을 보았다. 얽히고 부서진 채 비친 얼굴이 도시에 도사린 죽음과 겹쳐져 기묘하게 보였다. 나는 내가 정말로 그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이로워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벽 한 면이 온통 유리로 된 격리 병실 같은 방에 있자니, 그 시체들의 땅 위 공중에 위태로이 매달려 밤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꿔왔던 악몽이 기억났다. 시체들의 대지로 끝없이 추락하는 악몽. 나는 그 거역할 수 없는 죽음의 고장에서, 비로소 죽음이 나를 외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죽음과 대면하고 있었다. 새삼 그것이 두려워졌다.

“속죄라고? 신이라도 되고 싶은 건가? 운명적으로 선택된 네가 인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얘기하고 싶은 거야? 아니, 그렇지 않아. 네가 말했듯이 차라리 너는 도망치기를 원하는 부류지, 안 그래? (중략) 너는 네 손으로 야망을 이루고 싶었던 거야.”

말소리가 파편처럼 흩어졌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꿈도 현실도 하나같이 끔찍하고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꿈과 현실 그 어느 것도 위안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이 아닐까.

“알고 계십니까, 대위님은? 우리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들을 죽일 수 있는 까닭을? 그들을 증오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우리와 같았으나 이제는 달라진 것들……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존재들을 향한 두려움……. 바로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철저한 살육을 감행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공포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씻어내고자 말입니다.”

경사진 유리벽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그들이 새로운 층에 도달할 때마다 벽이 박살나며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깨어진 유리로 액체가 흘러들듯 검은 덩어리에 순간적으로 공백이 생겨났다가, 다시 검게 채워지는 것이 보였다. 건물은 하부부터 차츰 암흑에 먹혀들고 있었다. 땅에서 솟아난 어둠의 얼굴이 턱을 벌려 건물을 으적으적 씹어 삼키는 것 같았다.

“정말 내가 괜한 짓을 했나 봐. 차라리 짐승으로 죽는 편이 나았을 텐데. 그랬다면 오로지 고통 속에서만 죽을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들은 절망 속에서 죽겠군!”

“나는 이제 죽을 거요. 완전히 사라져버리겠지. 어쩌면 진작 그들과 함께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야 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오. 우리만이 살아남았기에 저주받은 것인지도 모르지……. 하기는 누군들 저주받지 않고 살았다 자신할 수 있겠소?”

“그들의 바람이야 뻔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죽음을 향한 그들의 몸부림을 익히 보아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은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죽어 있는 채로 살아갔죠. 그들은 통제할 수 없는 욕구에 지배받는 스스로를 혐오했습니다. 그런 자신들이 진정 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인간 본유의 죄의식이 그들의 본성 아래,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순간에조차 끈질기게 살아남아 그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작가

최욱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81년
수상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슈나벨 최후의 자손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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