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소셜 커머스 사이트, 애플의 아이튠즈 사이트나 구글의 앱스토어 등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어떤 단어가 연상되는가? 만약 지금 바로 ‘플랫폼’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면 현대 산업 사회를 꿰뚫는 핵심 명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용어가 생소하거나 플랫폼을 몇몇 거대 IT업체들하고만 연관된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용어에 좀 더 포괄적인 사고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다가올 미래의 물결 속에서 플랫폼 기업은 단순히 IT업계 종사자나 기존의 경영자에게만 유효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틀을 깨고 신선한 가치를 전달하고자하는 사고를 가진 젊은이들의 상상력 놀이터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에서 이런 모습들이 나타날까? 혁신적 플랫폼 기업을 소개하고, 앞으로 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스트리트 이노베이터』(조용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가 출간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플랫폼 전략가이자 10년 이상 e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을 쌓은 저자가 전작 『플랫폼 전쟁』(조용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업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했다면, 플랫폼 기업에 대해 다룬 자신의 두 번째 책인 이번 도서에서 플랫폼 사업가들의 ‘열정’을 이야기한다. 그 열정의 궤도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껏 기존의 플랫폼 기업들에게서 배우지 못한 창의성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정과 패기로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창고’ 속의 이노베이터 16인의 이야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자금이 없다거나 우여곡절 끝에 시제품은 만들었는데, 유통 경로를 뚫지 못했다 등의 문제는 사업가들이 초기에 사업을 시작할 때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처음부터 운 좋게 큰 자본을 투자받아서 사업을 하는 경우는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이런 고민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저자는 총 열 개의 기업을 제조, 금융, 자동차와 숙박, 유통과 미디어, 사회정책 등 다섯 개 파트로 나누어 그들이 사업을 확장해가는 중에 만난 도전과 위기, 기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쿼키(Quarky)는 제조업의 대표 주자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제안을 현실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제품을 제조해 사이트에서 판매한다. 이렇게 얻은 수익은 아이디어 제공자와 함께 나눠 고객이 사업가가 되고, 사업가가 고객이 되는 풀을 형성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보편화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카드 거래 서비스 업체 스퀘어(Square)도 혁신적이다.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동글(dongle)을 휴대폰에 연결하면,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혁신가들도 있다.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의 영향을 받아 아프리카에서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시작한 키바(Kivva)나 대중의 아이디어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린 아이디어 공작소 오픈아이데오(OpenIDEO) 역시 NGO를 대체할만한 대안적인 형태의 소셜 플랫폼이다.
세상을 뒤집은 플랫포머들의 혁신 전략
미래 기업의 해답은 길 위에 있다
젊은 혁신가들의 시작은 사실 굉장히 미미했다. HP를 창업한 휴렛과 패커드처럼 ‘차고 속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내아이들’에 불과했다. 그들이 기존의 기업가들과 차이를 드러낸 지점은 자본을 축적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기보다 고객의 눈으로 사회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여럿의 지식과 정보를 집중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었다. 저자는 성공한 플랫포머를 위한 네 가지 성공비밀을 제시한다.
1. 작아 보이는 것이, 나중에 보면 큰 것이다
2. 초기에는 양면 시장을 일면화해라
3. 동시 확보 전략으로 승부하라
4. 결국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성공한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초기에 많은 회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기업 운영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치가 사회의 전반적인 동의를 얻을 만한 것인지가 초기 회원 유입에 큰 역할을 미치지만, 일시적으로 사업을 일면화하거나 수익 추구 이전에 가치 공유를 우선으로 홍보하는 등의 활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도 결국 아이디어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원래부터 좋은 아이디어란 없다. 좋은 실천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