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으로 시장을 창조하라!
아이폰 공장 하나 없는 않은 애플이 세계 1위 IT기업으로 올라선 이유는?
SCM을 무기로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도하라!
애플은 창의성과 디자인의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러한 애플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 중 하나가 SCM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애플에는 아이폰을 만드는 공장이 하나도 없다. 한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가져다 중국에서 조립해서 세계에 판다. 미국에서는 기획?디자인?마케팅만 한다. 핵심기술이나 사업 기반 없이 최적의 SCM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것이다. 애플과 같이 진보한 글로벌 SCM은 효과적인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한다. 생산비를 절감하고 유연하게 사업을 운영하며 불황에도 부담이 없도록 만든다. SCM이야말로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의 경쟁력 원천인 것이다.
한국에서 글로벌 SCM을 잘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LG전자가 꼽힌다. LG전자의 글로벌 SCM 체계를 최초로 도입하고 이끌었던 박재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래형 SCM 전략(박재규 지음, 21세기북스, 값 28,000원)’에서 SCM을 무기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SCM으로 항상 새것을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켜, 시장을 창출하고 수요를 견인하라!
MIT 경영대학원에서 SCM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보통신부와 LG전자의 SCM 체계를 수립해 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저자는 SCM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러한 학문적?실무적 성과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SCM에 관한 진일보한 개념을 내놓았다. 바로 ‘실시간 공급망 관리’와 ‘공급망 생태계 육성’이다.
실시간 공급망 관리는 소비자의 수요를 즉시 파악하여 지금 현재 팔리는 제품을 필요한 수량만큼 내놓기 위해 공급망 체계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하이패스에 비유할 수 있다. 하이패스 시스템이 차량에 부착된 태그를 이용하여 차량 통과와 사용료 정산을 연동시킨 것인 것처럼, 실시간 공급망 관리는 물류와 정보 흐름과 자금 흐름을 연동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 또는 컨테이너 장치장에 제품이 들어왔을 때 제품은 왔지만 선적 서류가 도착하지 않으면 서류가 올 때까지 제품은 나가지 못하고, 그만큼 대기 물량이 발생해 낭비가 된다. 또한 제품도 오고 선적 서류도 왔지만 크레디트 결제가 나지 않았을 때도 역시 제품은 나가지 못한다. 제품이 들어오기 전, 또는 들어오는 동시에 선적 서류와 크레디트 결제(선불 또는 후불)가 이루어지도록 연동시켜야 한다. 톨게이트에 늘어선 차량과 같은 공급의 정체를 해결하고 물류의 흐름이 즉시 이루어지는 실시간 공급망 관리를 위해서는 기반시설, 프로세스, 시스템, 관리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자라(ZARA)’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스페인의 의류업체 인디텍스는 판매 동향에 따라 생산 및 구매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재고를 줄이는 정책을 쓴다. 베이징 구매센터를 통해 실크와 마를 수입하고, 공급업체와 미리 계약해 언제든지 필요한 양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러한 실시간 공급망 관리를 통해 원·부자재를 철저히 생산계획에 연동시켜 일일 구매계획을 변경함으로써 구매원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공급망을 주도하는 기업이 유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그 공급망 내의 다른 기업들이 여기에 대응을 하느라 손해를 입는 상황을 염려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공급망에 속한 모든 조직들이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함께 대응하고, 함께 발전하며, 자율적으로 각자의 이익을 실현하는 진보한 SCM 체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여러 사례를 통해 나타났다.
전 세계 각 지역의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고객 세그먼트들에서 나타나는 수요 변화를 공급망에 빠르게 반영하는 고객·현지 중심주의 및 마케팅 중심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공급망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 이는 고객 기반과 공급 기반을 유기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회사인 리앤펑은 성공적인 공급망 생태계 육성을 통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을 위하여 해외에 있는 최적의 부품 구매처, 제조 의뢰처, 디자인 의뢰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우수한 네트워크를 신뢰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리앤펑의 고객 기반이 커진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공급업체들은 이 거대한 고객 기반을 보고 스스로 리앤펑을 찾아온다. 이런 식으로 공급 기반과 고객 기반이 묶여 함께 성장하는 공급망 생태계 육성이 일어난다. 공급 기반이 클 때 고객 기반도 넓어지고 고객 기반이 클 때 공급 기반이 넓어지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양면시장에서는 둘 이상의 집단 사이의 반응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촉매기업이 번성하게 된다. 촉매기업은 리앤펑이나 이베이처럼 거래 성사를 목표로 하는 중개자형, 신문사나 인터넷 포털처럼 관중 동원을 목표로 하는 관중 동원자형,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처럼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하는 비용 저감자형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중개자형의 경우, 중개 플랫폼이 자동화되면 거래 증가가 비용 증가로 변환되지 않으므로 매출이 늘수록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한계수익 체증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러한 전략을 적극 연구하여 SCM에 적용하고 발전시킬 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