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76만 명, 누적 조회 수 5억 8천 뷰 ★★
★★ 국보급 시바견 채널 ‘시바견 곰이·탱이·여우 ★★
★★ 멍뭉미 터지는 삼시바의 제주살이! ★★
◎ 도서 소개
예민보스 곰이, 차도개 탱이, 뇌 순수 여우
삼시바가 제주에서 만들어가는 하모니
랜선 시바 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76만 ‘시바 러버’를 탄생시킨 유튜브 솜이네 곰이탱이여우. 멍뭉미 터지는 삼시바 트리오의 포토 에세이가 21세기북스에서 발간되었다. 이 책에서는 첫째 솜이, 둘째 랑이, 두 아이와 개성 넘치는 삼시바(곰이, 탱이, 여우), 그리고 집사 부부(쏭이님, 쏭편님)까지 모두 일곱 명의 가족이 제주라는 천혜의 야생으로 옮겨 살면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또 이 책에는 실제 시바견 혹은 반려견을 키울 때 꼭 필요한 초보 집사들을 위한 조언, 반려견이 아플 때의 응급처치법과 반려견을 데리고 여행할 때의 주의 사항처럼 실용적 정보도 실었다. 삼시바가 등장하는 일러스트와 네 컷 툰, 무엇보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삼시바의 귀여움이 어우러지는 선명한 사진이 가득 담긴 것은 물론이다. 셋이라서 세 배 더 귀여운 시바견들의 성장과 교감을 한데 모은 이 책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대가 없이 사랑하고 목적 없이 품에 안기는, 이 끝없이 귀여운 존재들이 선사하는 무해한 행복에 한껏 빠져보자!
◎ 책 속에서
병원에서 힘없이 나를 바라보는 탱이를 보니 그동안 탱이를 혼냈던 기억만 떠올라 마음이 무너졌다. 검은 수염보다 흰 수염이 더 많아진 탱이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 기억 속 탱이는 여전히 솜털 뽀송한 아기 탱이인데 어느새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앞으로 더 짧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먼저 말했다.
“자기야, 우리 제주로 진짜 이사 갈까?” --- p.6
내가 슬픔에 빠져 있는 동안 곰이는 여전히 내 옆에서 꾸꾸꾸 말을 걸었고, 탱이는 듬직하게 곁을 지켜줬고, 여우는 배고프다고 멍멍멍 기분 좋다고 오롤로롤 소리를 지르며 애교를 부렸다. 아직 말 못 하는 랑이도 방긋 웃으며 내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숨 쉬기 힘들어 괴로워하는 내 등을 두드려준 호연이와 나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었기에, 나는 마음을 조금씩 다잡을 수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내며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프고 힘들어했던 모습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그래서 언젠가 우리 시바들이 떠날 때도 아프지 않고 좋은 기억만 안고 편히 떠나기를 바란다. 그렇게 언젠가 찾아올 이별의 순간을 생각하면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게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 p.22
가끔 초보 시바 집사들을 만나면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우리 시바는 언제쯤 얌전해지나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은 많이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으시겠지만,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체력 넘치던 ‘개린이’ 시절이 그리울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말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세요.” --- p.45
곰이, 탱이, 여우가 보내는 각자의 신호들은 마치 세 친구가 각기 다른 언어로 말을 거는 것 같다. 내 곁에 꼭 붙어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곰이는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항상 곁에 있을게”라고 말하는 것 같다. 곰이의 온기는 내가 외롭거나 지쳤을 때 언제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조용히 같은 자리에 누워 가끔씩 나를 바라보는 탱이의 든든한 시선은 “난 여기 있어.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나를 불러”라고 말하는 것 같다. 탱이는 마치 버팀목처럼 내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여우는 넘치는 에너지와 생동감으로 나에게 다가와 묻는다. ‘오늘은 어땠어? 내 장난 좀 받아줄래? 놀아줄 거야?’ --- p.62-63
가끔씩 여우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부러움을 느낀다. 과연 여유가 생기면 여우처럼 목적과 상관없이, 그저 순간의 기쁨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여유’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환상이고, 결국 나 스스로 짬을 내야만 가능한 걸까?
지금 당장은 여우처럼 살아가기엔 해야 할 일이 많고, 돌봐야 할 아이들도 많다. 곰이, 탱이, 여우, 솜이, 노랑이. 아이만 다섯이다. 여유를 가지려 해도 시간은 늘 부족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저 멀리 밀려난 지 오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모래를 파며 행복해하는 여우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목적도 의미도 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흙투성이가 된 해맑은 얼굴에는 자유가 담겨 있다. 나는 여전히 가족을 위해, 또 내 삶을 위해 계산된 행동을 하며 살아가지만, 여우의 자유로운 모습만큼은 마음속에 품고 있다. --- p.82
눈은 여전히 마당 위로, 창밖으로,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속으로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삼시바의 해맑은 얼굴들, 웃음 짓는 호연이. 이 순간만큼은 정말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이 정도면 곰이, 탱이, 여우 너희들 혹시 사람 아니니?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정을 가진 이 녀석들을 보면 가끔 정말 그런 의문이 들곤 한다.
제주의 함박눈은 그렇게 우리 집을 가득 채우며 내렸다. 눈이 내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따뜻한 하루를 만들어준 곰이, 탱이, 여우! 고맙고 사랑한다. ---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