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를 맞아 돌아보는 외교 전략과 오판의 역사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을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 도서 소개
혼돈의 시대를 맞아 반드시 돌아봐야 할
잘못된 외교 전략과 오판의 역사들
왜 유럽의 리더들은 히틀러를 제어하지 못했을까?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을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전략은 언제나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만 설명될 수 있을까? 그렇게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여 국가 전략을 세우는데 왜 형편없는 결과가 찾아오곤 하는 걸까? 《잘못된 전략》은 국제정치학과 전쟁사를 넘나들며 ‘합리성’이라는 개념에 의문을 던지고, 편향, 오해, 잘못된 가정에서 비롯된 수많은 오판의 사례를 소개한다. 독일연방군 참모대학에서 장교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 저자 비어트리스 호이저는 클라우제비츠에서 카너먼, 현대 국제정세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지식을 아우르며 현실 외교의 장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한 학문적 통찰을 넘어, 오늘날 독자들이 국제 분쟁과 협상, 억지와 전쟁의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무기를 제공한다. 합리성이라는 이름의 안도감 뒤에 숨어 있는 편향과 오류를 직시할 때, 우리는 비로소 좀 더 성공적인 외교 전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왜 똑똑하고 아는 게 많은 듯한 지도자들이 무분별한 판단으로 형편없는 전략을 채택해서 기껏해야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역사의 흐름과 사람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결과를 초래하는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_8쪽
요컨대 라이커의 동료 크리스틴 먼로의 말처럼 합리적 행위자 가설은 ‘일단 정치 영역에 들어가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다’._23쪽
때로 행위자들은, 심지어 똑똑한 행위자들도, 우리가 보기엔 비합리적이더라도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행동할 수 있다. 또 어떤 때는 이런 일관성이 무너지기도 하는데, 개인이나 문화적 신념과 가치가 그 자체로 합리적인지는 차치하고 논리적으로 일관된 전체를 형성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념들이 서로 상충할 수 있고, 개인이 가진 서로 다른 가치들이 충돌할 수도 있다._28쪽
이집트의 섭정 포티누스는 로마, 특히 카이사르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잘못 판단해 이집트로 도망 온 카이사르의 맞수 폼페이우스를 살해하고 카이사르에게 그의 목을 바쳤다. 카이사르는 전에는 친구였다가 맞수가 되어 여러 번의 전투를 치르고 이집트까지 쫓긴 폼페이우스에게 명예롭지 못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보았다.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가 암살당하는 걸 원하지 않았고, 훨씬 많은 생명과 재물을 치르더라도 전투에서 그를 이기고 싶었다._30~31쪽
2022년 초 러시아의 대통령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준비를 위해 정규군 군사훈련을 했을 때도 벨라루스의 협력자들과 러시아의 고위 사령관들까지도 아주 늦게까지 이것이 (다소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그저 군사훈련일 뿐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예비 연료가 적었던 데다 실제 침공에 필요한 다른 물자들도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긴 듯하다._40쪽
1941년 6월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는 바르바로사 작전을 개시하기 사흘 전, 베를린 주재 영국 대사는 소련에 있는 동료에게 독일군이 동쪽에서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 관찰된 군사 준비가 그저 “히틀러의 ‘신경전’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것이 소련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라는 생각을 일축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그건 미친 짓이오!” 소련 주재 영국 대사는 이에 동의했다._65~66쪽
러시아인 다수가 만성적이고 병적인 음모론적 시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이런 시각은 개인의 행위 주체성agency과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무리가 정부에 대항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동인을 심하게 과소평가한다. 이런 동인은 1991년 이후 동유럽에서 일어난 ‘색깔 혁명’과 아랍의 봄에서 본질적 요소였는데, 러시아의 군사 문서와 정부 문서는 이 사건들이 모두 미국의 교묘한 책략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_91쪽
히틀러의 제3제국은 의도적으로 분할통치divide and rule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었고, 히틀러는 자신의 최고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과 그들이 속한 각 기관이 서로 경쟁하게 했다. 하지만 히틀러도 서로 상충되는, 제시된 계획 전부를 중재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도 생겼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헤스가 평화 협상 타진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한 일부터 홀로코스트까지, 히틀러가 직접 개시하거나 철저히 감독하지 않은 계획들이 히틀러가 원하는 것이라는 명목하에 여러 사일로에서 실행되었다._155쪽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서 한 국가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미리 판단하기는 극히 어렵다. 기원전 6세기 할리스강을 건너 페르시아인들과 싸울지 고민하고 있던 리디아 왕국의 왕 크로이소스가 자문을 구했을 때 델포이 신탁을 전하는 여사제는 이런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녀는 신중하게도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그저 그가 공격하면 거대한 제국이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만 말하고, 그게 어떤 제국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크로이소스는 이 예언을 원정을 진행하라는 의미로 잘못 읽었고, 원정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_182쪽
정부의 운용 방식을 깊이 생각해볼수록 미지의 바다에서 폭풍에 휩쓸리는 배 같은 오래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배는 하늘에 구름이 껴서 해나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 게다가 무엇을 먼저 할지, 키클롭스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먼 해안을 목표로 할지 아니면 계속 항해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으며, 대양에서 나타나는 괴물 중 무엇과 먼저 싸워야 할지 끝없이 논쟁을 벌이는 동시에, 선원들이 규율을 지키게 하고 마실 물과 음식에 오랫동안 굶주려서 배고픈 승객들이 봉기를 일으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_1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