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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김유정

이상의 소설 (문득 1)
소장종이책 정가8,500
전자책 정가30%5,950
판매가5,950

김유정작품 소개

<김유정> 처음 읽어보는
이상이 쓴 친구 김유정에 대한 소설
다들 한 번쯤은 읽어본 작가지만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이상의 소설

우리는 이상의 소설 하면 대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날개」를 떠올린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이 작품만으로 한국 문학 최고의 모더니스트 이상을 다 읽었다고 대개는 착각한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절친’을 대상으로 쓴 소설이 있다는 걸 들어본 적 있는가? 이상은 무려 김기림, 박태원, 정지용, 김유정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구상했다.

모자를 홱 벗어 던지고 두루마기도 마고자도 민첩하게 턱 벗어 던지고 두 팔 훌떡 부르걷고 주먹으로는 적의 볼따구니를 발길로는 적의 사타구니를 격파하고도 오히려 행유여력行有餘力에 엉덩방아를 찧고야 그치는 희유의 투사가 있으니 김유정이다.

소설 「김유정」의 서두 부분이다. 이상은 이 작품만을 남긴 채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가 되어버리고 말아, 안타깝게도 우리는 김기림과 박태원, 정지용이란 소설은 만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동반자살을 도모할 정도로 절친이었던 ‘희유稀有의 투사’ 김유정만은 소설 속 인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이 아니 좋은가. 모쪼록 독자들도 이 즐거움을 함께 누리길 바란다. 아울러 연인 금홍과 권순영, 아내 변동림으로 이어지는 그로테스크한 로맨스와 이를 통해 전하고 있는 이상의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만나는 즐거움까지 함께 누려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문득.

문득은 공명의 문학 브랜드 스피리투스가 야심차게 소개하는 문학 시리즈다. 시대를 초월해 문학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들을 다시 호출해 누구나 알고 있는 작가지만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글文을 얻을 수 있는得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득 시리즈는 앞으로 프란츠 카프카, 에드거 앨런 포, 허먼 멜빌, 세르반테스, 김동인, 현진건, 채만식 그리고 김유정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작가지만 한 번도 읽을 수 없었던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새로운 장이 되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그로테스크한 로맨스에 감춘 인간의 여러 모습

이상은 흔히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혼란스럽고 불안한 인간의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작가라는 평을 듣는다. 일견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구성과 문체의 측면만이라면 모를까 이런 평가는 그의 소설이 가진 다양한 스펙트럼을 너무 단순화하는 평가기도 하다. 그의 시가 그렇듯 이상의 소설들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세계, 정확히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상의 소설들은 그 내용을 기준으로 볼 때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아니 평론과 소설과 수필 사이에 있는 그래서 그 장르 규정의 문제가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김유정」을 제외한다면 이 책에 실린 이상의 소설들은 모두 하나의 이야기 틀을 기반으로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있는 일종의 변주곡들이라 할 수 있다. 즉 「김유정」을 제외한 이상의 소설들은 금홍, 또는 변동림과의 연애, 혹은 동거를 소재로 삼은 일종의 로맨스 소설인 것이다.

이 책의 첫 작품 「지주회시」는 물론 이어지는 작품 「봉별기」와 「날개」, 「동해」와 「종생기」, 「공포의 기록」과 「단발」이 모두 그렇다. 「실화」와 「환시기」 또한 마찬가지인데 다만 전자는 연애의 대상이 다른 작품보다 모호하고 후자는 연애의 대상이 권순영이며 금홍과의 연애가 배경이 되고 있는 로맨스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물론 말이 로맨스지 그 내용은 모두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치정극(?)이다.

하지만 틀이 같거나 비슷하다 해서 담고 있는 세계도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즉 이상의 소설들이 단지 불안한 인간의 내면 심리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들 들어 이상이 김기림에게 ‘소설을 쓰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한 뒤 대표작 「날개」와 거의 동시에 발표한 「지주회시」는 두 남녀의 가학적이자 피학적인 동거라는 연애담을 바탕으로 하되 자본주의사회에 편입한 ‘오’의 모습과 그에 편입하지 않거나 혹은 편입하지 못한 ‘그’를 통해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은 작가 이상의 현실에 대한 비판이 시를 포함한 다른 여타의 작품들에 비해 직접적으로 표현된 아주 드문 작품인데, 천생 시인이었던 이상 본인은 그런 직접성이 탐탁지 않았는지 이를 거미(지주)와 돼지(시)라는 비유를 통해 우의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너무도 유명한 구절로 시작되는 「날개」 또한 ‘금홍’과의 동거생활,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동서(同棲, 다른 종류의 동물들이 한 곳에서 같이 살아감)생활’을 그린 소설이다. 우리는 대개 이 소설을 읽을 때 ‘박제’의 삶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 소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다음 구절, “나는 유쾌하오”다. 잘 알다시피 이 작품의 끝엔 정오 사이렌과 함께 찾아온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하는 나의 외침, 정확히는 나의 외치고 싶은 의지가 자리한다. 한마디로 말해 이 작품은 ‘동서생활’로부터 벗어나려는 ‘나’의 내적 몸부림을 담은 작품인 것이고, 그렇기에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인식할 때만큼은 나는 유쾌한 것이다.

한편 앞의 두 작품만큼 직접적이진 않지만 역시나 금홍과의 연애담을 그 배경에 깔고 있는 「공포의 기록」 같은 작품은 이상의 여타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나는 “단편적으로 나를 찾아오는 ‘생활 비슷한 것’도 오직 ‘고통’이란 요괴뿐”인, 그래서 “입때 자살을 안 하고 대기의 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신창이다. 나는 요양차 작은집에 가 있는데, 그곳에서 육체의 고통에서 비롯된 “사람을 싫어하는 버릇”이 심해져 내 육친인 작은어머니까지 미워하게 된다. 이런 정도의 전개는 이상의 다른 작품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닭들을 관찰한 뒤 인간의 ‘번거로움’에 대해 깨닫는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이어지는 우여곡절과 그에 대한 고민 혹은 성찰 끝에 급기야 “어둠컴컴한 방 안에 표본과 같이 혼자 단좌하여 창백한 얼굴로” 후회를 기다리는 자세로까지 발전한다. 한 연구자가 ‘고통과 야유라는 분열된 내면’을 표현한 소설로 해석한 이 작품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타인과 세계, 나아가 스스로와 화해하고자 하는 의지를 ‘후회’라는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는 인물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김유정」만은 앞에서 이야기한 이상의 다른 작품들과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김유정」은 ‘교만의 예술’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상의 예술론이라 할 수 있고, ‘희유의 투사’ 김유정이 주인공인 소설이라 할 수 있으며, ‘이상이 기억하는 김유정’ 정도의 수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주인공 유정을 포함한 세 명의 술꾼들의 드잡이를 그린 관찰자의 이야기, 곧 이상이 그린 ‘삼국지’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문에서도 느껴지지만 이 작품이 김유정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김형이 그저 두 달만 약주를 끊었으면 건강해지실 텐데.”
해도 막무가내하더니 지난 칠월 달부터 마음을 돌려 정릉리 어느 절간에 숨어 정양 중이라니, 추풍이 점기漸起에 건강한 유정을 맞을 생각을 하면 나도 독자도 함께 기쁘다.

「김유정」이 그 새로움만큼이나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귀한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구절에 담겨 있다. 함께 자살을 도모할 정도로 절친이었던 소설가 김유정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이상이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함께, 그 자신의 삶(생명)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구절은 그가 죽음으로 산화된 프랑스로의 꿈 대신 이곳 조선의 소설가의 삶을 선택했다면, 그래서 기림, 태원, 지용이 주인공인 소설까지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면 하는 지극한 아쉬움과 안타까움만을 우리에게 전해줄 뿐이다.

사랑하라 그리고 창조하라, 죽음이 곁에 있으니

이 책에 실린 이상의 소설은 「김유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의 연애를 바탕에 둔 기괴한 로맨스다. 이 자기복제적인, 더 극단적으로 말해 동어반복적인 작품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나날이 축가는 몸”(「지주회시」) 때문에 “으슴푸레하게나마 내 수명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였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공포의 기록」), 그리하여 “하루치씩만 잔뜩”(「지주회시」) 사는 생(生)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만신창이의 나”(「공포의 기록」)로서의 이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상에겐 한편으론 스스로 칭했던 ‘천재’로서의 현재 혹은 미래와 다른 한편으로는 촉망받을 수 있었던 건축가 혹은 미술가를 이어갈 수 없게 했던 건강의 문제가 양립했다. 물론 그의 삶을 지배한 건 후자였다. 이에 더해 이상에게는 ‘오입쟁이’로서의 삶이 있었다. 그런데 이 둘은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열매였다. 즉 절망적인 건강이 그를 연애에 몰두하게 했고, 죽음을 예감하고 사는 자로서의 공포가 연애마저 이별에 대한 공포로 변화시킨 것이다. 박태원이 “당당한 오입쟁이 이상도 몸과 마음을 그대로 내어놓은 연정에는 스스로 소년과 같이 수줍고 애탔다”고 썼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그의 로맨스가 조감도鳥瞰圖가 아닌 ‘오감도烏瞰圖’처럼 쓰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점, 즉 이상 소설의 오감도 같은 세계는 그의 소설을 해석하는 두 번째 관점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실제의 시뮬라크르의 창조라는 모순’이다. 평론가 신형철이 말했듯 이상의 소설들은 소설을 위해 사실을 희생한다. 사실보다 허구가 더 그럴듯하다면 사실을 희생하겠다는 것이 이상의 소설관이며, 그 희생시킨 사실로서의 허구가 진짜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상의 소설인 것이다. 그런데 이는 소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감도’가 ‘오감도’로 잘못 인쇄되었을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점이나 잘못 부른 이름을 자신의 필명으로 삼은 점 등을 통해 볼 때 이상은 삶과 현실이라는 실제를 마치 허구인 소설처럼 바라본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임종할 때 유언까지도 거즛말을 해줄 결심입니다”「실화」와 그의 실제 유언인 “멜론이 먹고 싶소……”는 얼마나 닮아 있는가? 무엇이 소설이고 무엇이 현실인 것인가? 물론 이런 해석들에 대한 판단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사진첩에 쓴 “보고도 모르는 것을 폭로시켜라! 그것은 발명보다는 발견! 거기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李箱”이라고 쓴 이 이상의 글이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 프로필

이상

  • 국적 대한민국
  • 출생-사망 1910년 8월 20일 - 1937년 4월 17일
  • 학력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학
  • 경력 구인회 회원
  • 데뷔 1931년 시 `이상한 가역반응`

2017.05.2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이상 (李箱, 김해경金海卿)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친다.

1934년에는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를 연재했는데, 난해하고 파괴적인 형식에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오감도 작가의 말」은 연재 중단 후 쓰여 해당 잡지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1936년「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날개」는 이상의 대표 소설이다. 이듬해는 1937년 2월 사상불온 혐의로 일본 경찰에 유치되었고, 같은 해 4월 17일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현대시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며, 1930년대에 있었던 20년대의 사실주의, 자연주의에 반발한 모더니즘 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건축가로 일하다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겉으로는 서울 중인 계층 출신으로 총독부 기사였던 평범한 사람이지만, 20세부터 죽을 때까지 폐병으로 인한 각혈과 지속적인 자살충동 등 평생을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애 했던 기이한 작가였다. 한국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시와 소설을 창작한 바탕에는 이런 공포가 늘 그의 삶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손가락이 잘리고 빈궁하게 살았던 친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와 자신을 입양한 백부에 대한 증오심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영민하여 학업 성적은 우수하였고,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질이 있어 학창시절, 직장시절 내내 그림에 꿈을 품고 열중하였다. 또한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있었고, 예술적 이상향으로 동경(도쿄)을 꼽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선각자이며, 천재, 모더니즘의 기수이자 전위예술의 선구자라고 자처했는데, 식민지 시대임에도 민족적인 자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범세계적이고 현대적인 문명에 심취하였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국 고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유럽이나 일본 문학계에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생활은 나태하고 난잡, 무기력했다고 전해지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잡지 [조선(朝鮮)]의 1930년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기도 한 『12월12일(十二月十二日)』을 」이상」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하였고,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BOITEUX·BOITEUSE』 『오감도』 등을 [조선과 건축]에 발표했고,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조선]에 발표하면서 비구(比久)라는 익명을 사용했으며,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였다. 이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다. 미친수작, 정신병자의 잡문이라는 혹평을 받아 결국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수정하여 연재가 중단되었지만 열화와 같은 찬반양론을 일으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소설 『지팡이 역사』 수필 『혈서삼태』와 『산책의 가을』 등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재되는 동안 삽화를 맡아 그리기도 하는 등 창작 활동은 계속하였다. 친구인 구본웅(具本雄)과는 신명(新明)학교 동기동창일때부터 각별히 친했으며, 대학입학시 그가 선물한 스케치박스(사구상)에서 필명인 이상이 나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화가 구본웅이 인쇄소 창문사에 이상의 일자리를 주선하여 근무하면서 1936년, 구인회의 동인지인 [시와 소설]을 창간하고 편집해 발간하지만 1집만을 발간하고 그만둔다. 이후 [중앙]에 『지주회시』 [조광]에 『날개』 『동해』를 발표하였다.

백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고 가족들과 함께 살았으나, 가족들의 무지와 가난에 곧 질려서 보름만에 나와버렸다. 1933년, 무질서한 생활로 폐병이 심해져 각혈까지 한 그는 총독부 기사직을 그만두고 구본웅과 함께 황해도 백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그 곳에서 그의 연인인 금홍을 만났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금홍을 못잊고 방황 하다가 제비 다방을 마련해 그녀를 마담자리에 앉혔다. 그는 금홍과의 만남 이후에도 여러 여급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들을 무척 사랑하긴 했지만 그 행복이 오래간 적은 없었다. 다만 이들과의 관계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집필하였다. 1933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금홍과 권순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가면 『봉별기』, 『날개』, 『지주회시』 그리고 『종생기』등과 전문시 음화시, 문명 비평류의 수필 등을 산더미처럼 쏟아내었다. 이 수많은 작품들이 술에 절어있던 한밤 중에 쓰여졌다는 사실은 ‘천재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러던 그는 이화여전 출신인 여류문인이자 친구 구본웅의 이복동생인 변동림(이상이 죽은 뒤 순화 김환기의 부인이 된 김향안 씨)과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금홍과 달리 빈민굴에서 고생하는 그의 가족과 깊은 친분을 맺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녀는 카페의 여급으로 일하며 입에 풀칠을 하게 되었다. 건강악화와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 국내에서의 비참한 현실과 마주친 이상은 도피하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탓인지, 가족과 아내를 남겨둔 채 1936년에 동경행을 선택했다. 동경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가난을 절절히 겪던 그는 『종생기』, 『환상기』, 『실락원』, 『실화』, 『동경』 등의 수많은 작품을 엮어냈고, 『봉별기』를 [여성]에 발표하였다.

그의 마지막 여자인 변동림은 『동해』 『단발』 구필 『행복』 『종생기』의 『선』 『실화』의 『연』 등에서 지금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이듬해 2월, 극도로 악화된 건강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이상은 1937년 불량선인(사상불온) 혐의로 운 나쁘게도 일본 경찰에게 검거되어 옥살이를 치렀다. 건강이 악화되어 거의 시체나 다름없게 된 그는 보석을 허가받아 평소 동경제대의 부속병원에 입원했다. 항상 여자와 문학에 빠져 살던 이상은 결국 날지 못한 채 변동림이 구해온 레몬의 향기를 맡으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해는 화장하여, 경성으로 돌아왔으며,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후에 유실되었다. 20세기 한국문학사에 내장된 최고의 형이상학적 스캔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집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목차

지주회시會豕
날개
봉별기逢別記
동해童骸
공포의 기록
종생기終生記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단발斷髮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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