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미국은 시험에 들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짜인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나름 이상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국가들에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격이 부여되었습니다. 이 질서에서 국가들은, 크든 작든, 국제연합(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1국 1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작은 나라들의 주권도 형식적으로나마 존중되었습니다. 강대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평화의 보증자 노릇을 했습니다. 적어도 19세기처럼 강대국들이 멋대로 주변 소국을 자신의 ‘세력권’으로 규정하고 그 나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침략하는 일은 드물게 되었습니다.
이 질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무력 통합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중동에선 미국의 평화 구상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은 세계질서에 대한 책임성 자체를 부정하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그리 평등하거나 정의롭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인류사에서는 대안 없는 질서의 파괴가 재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를 그 대안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2024년 세계정세를 좌우할 다섯 가지 이슈를 선정해 정리했습니다.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 경제 전문 이종태 기자가 제848호에 여러분이 알아야 할 글로벌 이슈를 알기 쉽게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