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855호
북극의 찬바람을 가두던 제트기류가 지구온난화로 불안정해지면서 올겨울 최악의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습니다. 1월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은 각계에서 온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시민사회 활동가, 에너지 협동조합 실무자, 기후위기 대응 싱크탱크 관계자, 국회의원, 정치학자 등이 각별한 표정으로 어떤 조사 결과 발표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발표된 것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기후위기 인식 여론조사 결과였습니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1000명씩 총 1만7000명에게 기후위기 관련 인식을 물었습니다. 질문 문항이 172개에 달하는 심층 조사였습니다. 기후 이슈에 대해 1만명 이상 대규모 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사를 기획한 곳은 로컬에너지랩,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입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기후 이슈를 중요한 정치 의제로 끌어올리겠다는 ‘바람’을 안고 지난해 5월부터 여론조사를 준비했습니다. 제22대 총선뿐 아니라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선거를 겨냥해 앞으로 매년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조사 목적은 이렇습니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왜 한국에서는 기후 이슈가 핵심 정치 의제로 떠오르지 못하는가, 기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는 어떤 이들인가, 기후 유권자는 어느 지역에 많이 살고 있는가 등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 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명쾌하게 드러난 것도 있고, 논의의 실마리를 잡은 것도 있습니다.
제855호에서 이오성 기자가 ‘기후 투표’ 의향을 가진 유권자들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정치권에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