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862호
“한국은 끝났다.” 지난해 말, 일본의 한 매체(〈머니1〉)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한국 경제가 이미 전성기를 지났으며 퇴락만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한국인들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끝났다’라고 한다지만, 당신들이 중국 걱정할 처지냐”라고 비웃고 있습니다.
혐한(嫌韓) 성향 매체라니까 ‘하던 짓’을 또 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완전한 헛소리일까요? 한국 경제가 실제로 ‘장기 하향 추세’를 타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은 196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 사이에 매년 10%를 넘나들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대엔 4~5%, 2010년대엔 2~3% 사이를 횡보했습니다. 지난해는 1.4%입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거대한 외부 충격이 가해진 예외적 시기(1998년, 2009년, 2020년)를 빼면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2~13배에 달하는 미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2.5%입니다.
일본 〈머니1〉이 “한국은 끝났다”라고 선언한 직후, 민주당은 이 기사를 인용하며 정부·여당을 비판했습니다. 오로지 ‘윤석열 정부 때문’이라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거나 오는 총선에서 야권의 압도적 승리로 남은 임기 동안 강하게 견제하면 됩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 추이를 보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여당은 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을까요?
제862호에서는 이종태 경제전문 기자가 한국 경제 위기와 윤석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심층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