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872호
도박으로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열다섯 살 지후(가명)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는 형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온라인 도박을 시작한 지후는 지난 4년 동안 몇천 만원 단위로 돈을 따고, 또 잃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도박을 시작하기 직전의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냐고 묻자 지후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대답했습니다.
“도박하면, 망한다.”
알지만 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5월20일 전북 무주의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청소년드림마을)에서 열린 온라인 도박 치유캠프에 입소하기 직전까지 지후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도박에 베팅했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인 청소년드림마을은 원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을 위한 치유캠프를 운영하는 곳입니다. 2014년 8월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꼭 10년째입니다. 세계 최초라 각국 외신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IT 강국’답게 한국 사회는 폐해도, 대처도 빨랐습니다.
2022년 10월부터는 온라인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을 위한 치유캠프를 새로 열었습니다. 현재 청소년드림마을에서는 해마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치유캠프 22회, 온라인 도박 중독 치유캠프 2회 엽니다.
이번에 열린 4회차 온라인 도박 중독 치유캠프에 참여한 청소년은 총 18명입니다. 부모님 혹은 상담 선생님의 설득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만 13~19세 아이들입니다. 청소년드림마을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참가하는 동안 학교 출석이 인정되는 데다 참가비도 무료입니다. 경쟁률이 높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열흘 넘게 스마트폰 없이 지낼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신청을 주저합니다. 들어온 뒤에 중도 포기하고 퇴소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당신의 자녀는 안녕하십니까? 제872호에서 나경희 기자가 청소년 도박 실태와 문제, 그 대책을 심층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