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880호
민주주의와 폭력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정치 지도자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유세 현장에서 가장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되었습니다. 현지 시각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귀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미국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것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피습 사건 이후 43년 만에 처음입니다.
3개월 뒤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별개로, 전 세계가 공유한 이날의 충격은 역사의 ‘변곡점’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세계가 경험한 폭력은 최근 빠르게 확산되어온 정치 폭력의 에너지가 ‘어떤 임계점’을 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정치 폭력은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견해 차이를 비롯한 각종 정치적 동기에 의한 폭력 전체가 정치 폭력으로 규정됩니다. 문제는 갈수록 이러한 ‘폭력의 양식’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미디어는 이런 분열을 한층 고조시킵니다. 유튜브로 전파되는 트럼프 피격 장면은 CNN을 통해 마주한 9·11 테러만큼이나 초현실적 미디어 경험을 남깁니다.
트럼프 피격의 ‘파괴적 여파’를 최소화하는 가장 빠르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880호에서 김동인 기자가 트럼프 암살 시도가 드러낸 미국 정치 폭력의 현주소를 짚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