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을 건너 국경선을 넘어 북국인 러시아로 향하는 배 안에는 육지 부럽지 않은 잔치가 열리는 일등 선실과 온전히 지옥 같은 초열과 암흑의 공간인 기관실이 공존하는데…….
작가 소개
이효석
소설가
호는 가산(可山), 필명은 아세아(亞細亞)
1907년 강원도 평창 출생
1942년 뇌막염으로 요절
그의 작품은 대체로 이국을 동경하는 엑조티시즘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원초적인 에로티시즘 성향 등이 드러난다.
주요 작품으로는 <분녀>, <산>, <들>, <메밀꽃 필 무렵>, <석류> 등의 단편소설과 《화분》 등의 장편소설이 있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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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30년 발표되었다. 여객선은 러시아의 어느 항구로 향하고 있다. 일등 선객들은 살롱에서 만찬을 즐기며 유쾌한 취흥에 젖어 있다. 살롱 갑판 밑의 기관실에는 열로 찌는 듯한 지옥을 맛볼 수 있는 보일러 옆에서 화부들이 땀을 쏟아내며 석탄을 집어넣고 있다. 기관실을 지나면 두층으로 된 어두운 삼등 선실이 나온다. 꽉꽉 들어찬 삼등 선실에 있는 사람들은 저 마다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 러시아를 향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일등 선객같은 웃음을 띄는 이는 없다. 그들의 얼굴은 '생기를 잃고 떡잎같이 시들었다.' 소설은 이 대조되는 광경을 롱 테이크를 찍듯이 훑어 내려가면서 암울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부각한다. 이용악의 시 '풀벌레 소리 가득차 있었다'에서는 낯선 러시아의 항구에서 죽은 아버지의 한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머리맡에 엎디어 있는 대로의 울음을 다아 울었고 아버지의 침상 없는 최후의 밤은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삼등 선실 사람들의 꿈의 결말은 이용악의 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극의 시대였다.
yer***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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