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문화월간지 《BIBLIA》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글을 사랑하며, 독서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비블리아 Biblia’는 책을 뜻하는 라틴어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책에 대한 잡지입니다.
매달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맞닿은 도서관, 출판사, 그리고 책으로 독자에게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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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 2018년 4월호 Theme. 반려
나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혼자일 때 비로소 나답다고 자부해온 시간을 떠올리는 일은 꽤나 쉬운 일이다. 책을 읽거나 그림을 보거나 가슴 트이는 어떤 장소에서 명상하거나,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모든 행위가 이루어진 수 겹의 시간을 겪어봤을 것이다. 이렇듯 독립적인 순간을 생각할 때 비로소 낮은 숨으로 곁이 되어주는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길지 않은 한 생애를 숨 쉬듯 자연스럽게 혹은 고난과 역경을 무사히 견뎌내게 해주며 함께 걷는 무수히 많은 존재들. 그것들로 점철된 나의 삶의 가운데에서 ‘같이’를, 반려(伴侶)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있어도 다른 세계에 존재하듯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존재이나 그것이 곧 존중이고 같은 곳에서 숨 쉬는 방식임을 알려주는 고양이 ‘만세’. 신소윤 기자는 그 고양이가 건네는 말을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줬다.
또한,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함께 한다는 것’에 두는 ‘건축’을 떠올렸다. 김광현 교수의 말처럼 결국 ‘함께’에서 기쁨을 찾는 그 과정을 배우고자 했다. 그렇게 이달에 만난 모든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함께한다는 것을 나눴다. T.S.엘리엇이 ’잔인한 달’이라 명명한 그 유명한 수사에 대해 대단한 해석들이 잇따랐으나 사실 그 오랜 세월, 시대를 관통하는 이 문장은 T.S엘리엇의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마음을 주고받던 이의 죽음은 만물이 피어나는 4월을 통째로 암울한 시기로 만들었다.
이 당연한 것이 사실은 당연한 적 없다는 마음에 익숙해져야 한다. 고마운 것은 고마워하고, 미안한 것은 도리를 다해 사과하는 것에 대하여. 결국은 단 한 번도 혼자인 적 없던 개인의 삶이 서로에 의해 좀 더 풍성해지기를, 그렇게 나를 틔우고 당신을 틔우는 환한 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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