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 없는 한반도’
알기 쉽게 풀어쓴 전략노트
■ 책 소개
<한 줄 소개> 북한 비핵화와 정상국가화의 길, 30년 외길 북한 전문가의 분석과 처방
<40자 소개> 한반도 핵게임의 주연은 미·북… ‘비핵화’를 둘러싼 한·미·북의 동상이몽 가운데 대한민국은 언제까지나 조연에만 머물 것인가?
<200자 소개> ‘도박사’ 트럼프의 시대가 가고 ‘원칙’과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의 시대가 열렸다. 미국과 ‘승부사’ 김정은의 북한이 벌이는 한반도 핵게임 속에서 임기말의 ‘중재자’ 문재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반도 평화는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국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일 때만 가치 있다. ‘북한, 북핵’을 넘어 세계로, 미래로 가기 위한 통일한국 전략노트.
■ 책 리뷰
“南 대북 전문가가 北 고위층 출신보다 정확”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하순, 북한 김정은이 한동안 모습을 감추자 한국과 미국에서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코마설·사망설, 김여정 후계자론 등이 파다하게 번져 나갔다. 오직 북한 전문 유튜브 ‘곽길섭 북한정론TV’만이 “김정은은 건재하며, 이런 식으로 잠행하며 국정운영 구상 후 현장지도 등으로 다시 등장하는 깜짝쇼를 연출하곤 할 것이다. 김정은의 후계자는 ‘대를 잇는 백두혈통’일 수밖에 없으며, 김여정은 후계자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곽길섭의 분석처럼 김정은은 5월 1일 현지지도를 통해 건재를 과시했고, ‘김정은 코마설’을 주장한 북한 출신 국회의원은 사과까지 해야 했다. 언론인 조갑제는 <월간조선> 기고에서 “한국의 대북 분석관 출신이 북한의 고위외교관 출신을 압도했다”고 감탄했다. 비슷하게 2021년 7월 초에도 김정은의 안위를 둘러싼 억측들이 퍼져 나갔으나, 이번에도 김정은은 김일성 사망 27주기에 금수산태양궁전을 깜짝 참배하면서 신변이상설을 일축했다.
『김정은과 바이든의 핵(核)시계』(곽길섭 저, 기파랑, 2021)는 30년 동안 국가정보기관에서 북한 분석 외길을 걷고 퇴직 후에도 대학 강의와 강연, 유튜브 등을 통해 북한 정세 분석과 ‘자유민주 평화통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일반인을 위해 알기 쉽게 풀어쓴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노트’다.
‘도박사’ 트럼프에서 ‘원칙주의자’ 바이든의 시대로
2018~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승부사 김정은’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과도 같은 북한 핵·미사일 게임을 펼쳐 나가는 동안, 헌정사상 유례 없는 친북·종북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으나 실상은 조연에 머물렀다.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국가화’가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임에도 문재인 정권은 비핵화를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 미군 철수’로 왜곡 포장하는 김정은의 책략에 휘둘리며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일”, “철면피 미국산 앵무새”, “망나니짓”, “똥개” 같은 북한의 막말에조차 시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볼썽사나운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미국의 새 지도자로 등장한 조 바이든이 ‘원칙’과 ‘동맹의 가치’를 재천명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미사일 폐기를 둘러싼 한·미·북의 밀당은 ‘신(新) 한반도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문재인 정권은 미·북이 주연인 한반도 핵게임에서 어디까지나 조연에만 머물 것인가,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회복의 주역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인가?
책은 클린턴 시대부터 트럼프 시대까지 미국의 포용적 대북 정책 기조를 ‘페리 프로세스’로, 이에 반해 압박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바이든 시대의 대북 정책 기조를 ‘페리 프로세스 2.0’으로 명명하면서, 미·북 간 물밑접촉 못지않게 미국과 한국·일본 3자 간의 조율이 중요해졌다고 내다본다. 달라진 기조하에서 임기말의 문재인 정권이 미국이 강조하는 ‘원칙’과 ‘동맹의 가치’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면 핵위협 없는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며, 대한민국은 영원히 한반도 평화통일의 주역이 되지 못하고 주변적 역할로 떠밀릴 것이라고 책은 경고한다.
북 체제 공고… 감성적 통일론은 위험
‘원코리아운동’, ‘남북한 새세대 교류사업’ 등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저자이지만, ‘우리 민족끼리’식의 감성팔이 통일론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북한이 내세우는 ‘우리 민족끼리’의 ‘민족’이란 김일성 일가와 주체사상을 절대유일의 진리로 떠받드는 사람들만 지칭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 통일은 어디까지나 자유민주주의 통일이어야 하며, ‘세계’와 ‘미래’를 향해 업그레이드되는 통일이어야 한다.
저자는 정보기관 퇴직 후 김정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30년 대북 분석관의 눈으로 바라본, 집권 10년을 넘긴 김정은의 북한은 비록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국가(chaos state)이지만, 자유와 민주를 당연시하는 보통 한국인의 상식을 초월하는 공고한 체제다. 건강과 후계구도를 둘러싼 온갖 억측에도 아랑곳없이 김정은은 젊고, 나름의 입지전적 스토리와 카리스마 구축에 성공했다. 당·정·군 간부들뿐만 아니라 400만 평양시민(북한 인구의 약 15%) 모두가 현 북한 체제의 단물을 함께 누리는 ‘철밥통 이익공동체’이기에 내부로부터의 붕괴나 암살·정변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충격적이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그런 북한을 정상국가로 유도하고 자유민주, 시장경제에 기초한 통일을 주도할 태세가 갖춰져 있는가 저자는 반문한다.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하고 제대로 된 통일이 가능하다”면서, 역대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처우가 온당했는지 묻는다.
탈북민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하다. 흥미 위주로 탈북민을 활용하거나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사선을 넘어온 이들을 두 번 울려서는 안 된다. 일단 우리 사회로 오면 행복이 시작되고, 노력하기만 하면 중산층 이상의 생활이 보장된다는 희망 스토리, 성공신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244쪽)
북한의 권력구조, 장기간의 경제 제재에도 북한이 버티는 비결, 쿠데타나 암살이 일어나기 어려운 이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 등, 북한 체제에 관해 알아 두어야 할 상식을 군데군데 ‘깨지식’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