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독일사회민주당의 역사와 독일사회의 변화”의 두 번째 책으로 “독일사회민주당 강령집”이다. 제1권이 독일사회민주당의 150년 역사를 독일사회의 발전 및 변화와 함께 통사적으로 저술한 것이라면, 제2권은 독일사회민주당 역사의 강령을 모은 것으로 “부속자료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독일사회민주당의 공식강령 9개 전문을 모두 번역해 실었으며, 또한 우리가 저술의 과정에서 수집하고 번역한 많은 자료 중에서 3개의 선거강령을 함께 실었다. 브란트와 슈미트 시대의 집권과정이 중요하기도 하고 동시에 1959년 고데스베르크 강령 이후 다음의 강령 개정이 1989년 독일통일 이후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 시간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중간과정을 소개하는 의미에서 함께 실었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 사민당은 현재의 함부르크 강령에서도 선언하고 있듯이 1789년 프랑스혁명의 이념인 자유, 정의, 연대를 그 기본가치로 하고 이를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좌파 정당의 종가다. 그리고 사민당은 국제적 연대를 위하여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을 결성하여 주도하면서 이의 기본가치와 정책을 세계에 전파하고 그 실현에 노력해 왔다. 최초의 정당이라는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그 이념, 정책, 투쟁 노선, 국제주의 등 모든 면에서 종가다. 금세기 세계사의 대변혁을 가져왔던 소련 공산당 역시 1898년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으로 시작하였다. 사민당은 1863년 노동운동에 기초한 독일노동자협회 창설부터 혁명이 아닌 의회 진출에 의한 입법화를 통한 노동자계급의 권리 보장을 목표로 하였다. 이후 당내의 노선투쟁을 통해서 혁명주의 노선을 청산하면서 의회민주주의 정당임을 확인하였다. 히틀러에 의해 와해되었다가 1945년 냉전 시대 분단된 서독에서 마르크스주의 정당으로 재건하면서 의회민주주의 정당임을 재확인하였으며, 1959년 고데스베르크 강령을 채택하면서 마르크스주의를 청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권에 성공하였다. 의회민주주의 정당 사민당은 따라서 창당 이래로 자유, 정의, 연대라는 기본가치에 바탕을 둔 이념을 개발하고 이 이념에 근거한 정책을 발전시켜왔다. 정의와 연대에 기초한 오늘날 세계의 노동, 연금, 보건을 포함한 사회정책, 누진세제와 교육 정책은 사민당에 의해 현실 정책으로 개발하여 발전된 것이다. 이런 사민당의 이념 즉, 기본가치와 세계관, 이에 바탕을 둔 정책은 각 시대의 사민당의 강령으로 압축, 정리되어 있다. 노동조합운동에 조직적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런 강령과 정책은 자유, 정의, 연대라는 기본가치에 동의하는 지식인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독일 사민당은 역대 독일의 뛰어난 좌파 정치인, 노동운동가와 노동조합 그리고 기라성 같은 지식인 그리고 대중이 참여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래서 독일 사민당의 주요 당대회, 강령의 채택과 변화, 정책은 좌파 정치인은 물론이고 세계 노동운동과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이는 적어도 1990년 이전까지는 타당하다. 사민당은 걸출한 인물 빌리 브란트를 앞세워 1966년 대연정에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1969년 자민당과의 연정을 통하여 사실상 사민당 정부를 탄생시키면서 준비해온 사회 전반의 개혁을 통해 대내외 정책을 펼쳤다. 대외정책으로 신동방정책과 대내정책으로 사회적 국가를 제도화하였다. 마치 서로가 역할 분담을 약속했던 것처럼 브란트가 신동방정책을 헬무트 슈미트가 사회적 국가를 제도화시키면서, 통일 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현대 독일의 틀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후 오일 쇼크로 상징되는 전후 세계경제 그리고 통일과 공산주의 블록 해제라는 세계정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사민당은 이념과 정책에서 표류하면서 대중의 지지는 1세기 전으로 후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8년 슈뢰더가 신중도를 내세우면서 반짝 집권하였지만, 이는 사민당 역사에서 한 시절의 에피소드임이 드러나고 있다. 동유럽 공산주의 세계에서 민주화 혁명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공산주의 블록 해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던 1989년 여름에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이란 글을 발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냉전 이데올로기의 대립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아니고, 나폴레옹이 프로이센 왕국군을 굴복시켰던 1806년 예나 전투에서 헤겔이 프랑스 혁명 이상의 승리와 자유와 평등을 구현한 정부의 임박한 보편화를 보고, 역사의 종언을 이야기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후쿠야마는 1989년을 지식인들이 예견하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수렴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자유주의(liberalism)의 승리의 해로 보고, 진정한 역사의 종언이라고 선언하였던 것이다. 그는 냉전의 종식이 아니라 인류의 이데올로기 진화의 종언이며 통치의 최종형태로서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보편화의 완성이라는 것이었다. 그 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