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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격 상세페이지

청와대의 격

권대봉 교수의 교육칼럼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6,000원
전자책 정가
16,000원
판매가
16,000원
출간 정보
  • 2023.08.31 전자책 출간
  • 2018.02.23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258 쪽
  • 2.2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0380414
ECN
-
청와대의 격

작품 소개

중판 2018.10.26
초판 2018.02.23

제가 미국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을 때 받았던 처음 질문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조국의 국격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 강의를 하러 갔을 때, 나이가 꽤든 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GM에 근무하다가 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18세 때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서울 영등포에 주둔했는데, 그때 권 교수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전쟁 중에 태어났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 대학원생의 뇌리 속에는 육이오 전쟁 중의 한국만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 주 수업시간에 제가 일했던 회사의 해외홍보용 비디오를 보여주었더니, 육이오 전쟁 정전 후 30여년 만에 한국이 이렇게 발전했느냐고 감탄하면서 자기의 참전을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비디오를 시청했던 대학원생들의 머릿속에 있던 대한민국의 국격이 함께 올라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한반도는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정전상태입니다. 게다가 북핵 위기 속에서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라 한국의 정치경제적 위상과 문화적 국격이 외교안보상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2017년 4월 12일에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 당시 4월 6일과 7일 이틀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내용을 전하면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카더라.”고 한 발언이 4월 19일에 공개되어 한국의 국격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그는 “(시 주석이) 한국과 중국 사이의 수천년 역사를 이야기했는데 전쟁이 많았다고 했다.”고 전한 뒤 “이때 한국은 ‘북한’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이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하여 매우 심각하게 왜곡된 그들의 역사인식이 노정됐고 일파만파를 일으켰습니다.

청나라가 망하자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독립국가의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지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제후국가의 왕이 땅에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밖에 없었습니다. 천자국의 정자는 구각정이었고 제후국의 정자는 팔각정이었습니다. 아직도 남산이나 북악산에 오르면 구각정 정자가 없고 팔각정 정자 밖에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가원수 집무공간에 청기와를 덮고 이름까지 청와대로 지은 것입니다. 독립국인 천자국은 왕궁에 황기와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북경에 있는 자금성의 황기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속국인 제후국은 황기와가 아닌 청기와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청와대 터는 국가원수의 집무공간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세간의 풍수이야기가 있지만, 청와대는 정치문화적으로 독립국가를 상징하는 황기와가 아니라 속국을 상징하는 청기와로 만든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간과한 정치문화적 성찰이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고, 나라에는 국격이 있으며, 국가 원수의 집무 공간에도 나름의 격(格)이 있습니다. 민간이 만든 한류바람이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와 중동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청와대 명칭은 아직도 정치문화적으로 속국의 상징인 청기와의 프레임에 갇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국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청와대라는 명칭을 역사박물관으로 보내고, 정치문화적으로 독립국가에 어울리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칭하여 국가원수 집무공간의 격을 올려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 사회칼럼집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저는 2017년 12월 18일 고려대학교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열렸던 정년기념 강연에서 “오늘이 있기까지 10%는 제가 노력한 덕분이지만, 90%는 남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동안 기고했던 사회칼럼을 모아 이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연구실 제자들과 출판사 관계자들, 칼럼을 쓸 때 마다 원고청탁을 해준 신문사와 담당기자들, 조언을 해준 친지들, 그리고 매서운 비판을 아끼지 않은 아내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새삼 제가 한 것은 10%이고, 남들이 도와준 것은 90%임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2018년 2월
운초우선교육관 703호 연구실에서
정암(淨巖) 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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