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주한 충청북도 출신 언어집단의 화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집단인 중국 길림성 도문시 양수진 정암촌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정암촌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충청북도 방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책은 충북 출신 이주민들이 중국 정암촌으로 이주한 이후 조사 당시까지 어떤 언어적인 변화를 겪었는지 구술발화를 통해 확인해보고 이 집단의 언어를 사실적이고 종합적으로 보존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자료의 조사는 2011년 7월 중순에 이루어졌다. 이때 조사한 자료의 일부는 ≪중국 이주 한민족의 언어와 생활(1)≫(2022)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그 후속 작업인 셈이지만 내용으로 보면 이 책이 먼저 출판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두 책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조사 지역의 환경과 배경 그리고 제보자를 먼저 소개하고 기타 여러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이야기의 흐름으로 볼 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제보자들의 삶과 인생이 배어 있는 우리말을 구술 자료로 남긴다는 것은 살아 있는 언어 자료로서뿐만 아니라 이분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 문화적인 가치도 함께 가지고 있다. 지루하게 느껴졌을 방언 조사에 응해 주시면서도 늘 살갑게 대해주시던 어르신들의 끈기와 배려가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구술해 주신 제보자 이용안 할아버지와 신명옥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구술 내용은 조사 마을의 생활환경과 배경, 제보자가 중국으로 이주한 동기와 정착 과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하여 제보자의 출생과 성장, 결혼과 결혼생활, 가족들이 살아온 이야기 등 일생 의례에 대한 이야기, 생업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와 집짓기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전설과 설화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내용을 구술해 주신 분은 충청북도 청원군 오송면 동평리에서 1938년 2월에 중국 길림성 도문시 양수진 정암촌으로 이주한 이주 1.5세대인 이용안 할아버지(1928년생, 이주 당시 열 살, 조사 당시 여든네 살)와 충청북도 옥천군에서 1945년에 중국 길림성 도문시 양수진 정암촌으로 이주한 이주 1.5세대인 신명옥 할머니(1936년생, 이주 당시 아홉 살, 조사 당시 일흔다섯 살)다. 신명옥 할머니는 이용안 할아버지의 배우자다. 구술 내용에는 이주민의 삶과 관련된 수많은 언어 자료들이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 점이 중국의 다른 동포 집단들의 언어 자료와 차이가 있다. 정암촌은 충청북도 출신 이주민들로 이루어진 마을로 주변 지역이 함경도 방언에 기반한 언어집단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언어 섬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1961년에 처음으로 함경북도 길주 출신 가족이 이 마을에 이주한 이래 두 가구의 외지 출신이 이 마을로 더 이주했지만 여전히 충청북도 방언에 기반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이 책은 4시간 17분 분량의 구술발화 자료를 음성 전사한 다음 표준어로 대역하고 주석을 달고 색인을 더하여 ≪중국 이주 한민족의 언어와 생활(1)≫(2021)에 이은 두 번째 단행본으로 펴내게 된 것이다. 주석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지역어가 가지는 특유의 용법과 의미, 어휘나 형태소 등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구술 내용 가운데 공통되는 주제로 묶일 수 있는 것들은 하나의 제목 아래 모이도록 편집하였다. 그러나 하나의 목차로 삼기 어려울 만큼 내용이 적은 경우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그대로 두기도 하였다. 구술발화 자료는 제보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구술한 발음과 내용을 그대로 전사하려고 노력하였다. 전사된 구술 자료를 통하여 조사 지역의 어휘는 물론이고 음운과 문법, 담화 등 언어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제보자의 생애와 생활 경험을 통하여 우리나라와 중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값진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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